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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철학

스포츠도덕의 의미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스포츠도덕이란 어떤 것일까? 전통적 의미에서 스포츠도덕은 스포츠규칙의 자발적 준수를 의미하였다. 철학자 게르하르트는 스포츠는 규칙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규칙을 충실하게 지키는 한에서만 스포츠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스포츠선수는 자신이 참가하는 스포츠경기에서 그것의 구성적 조건인 규칙을 충실하게 준수해야만 스포츠선수라는 것이다. 만일 그가 자신이 참가한 스포츠경기의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는 더 이상 스포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나아가 더 이상 스포츠선수도 아닌 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스포츠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모든 선수는 스포츠선수가 아닌 자가 되며 비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자가 되는 것인가? 만일 스포츠에서 도덕적 선수와 .. 더보기
체육활동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이유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박근혜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약속한 이후 사회 곳곳에서 행복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사실 행복은 오래전부터 여러 학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다. 행복에 대한 초기의 관심은 주로 철학이나 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행복은 점점 더 경제학의 관심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행복에 대한 경제적 접근법의 대표적 척도는 국내총생산이다. 국내총생산은 최근까지 행복의 또 다른 표현인 삶의 질 또는 생활수준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경제성장이 항상 국민의 행복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경제학자 이스털린에 따르면 수십 년간 미국내총생산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미국민의 평균적 행복감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지난.. 더보기
윤리와 법만으로 도핑 방지는 어렵다!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경쟁스포츠는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꾸준하게 발전해왔으며, 현대인의 여가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스포츠는 이 과정에서 아마추어리즘,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같은 가치들을 표방함으로써 사회의 제 영역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며, 이에 힘입어 언론과 방송 같은 대중매체, 정치, 경제, 학문, 교육 등의 사회영역들과도 튼튼한 연결망을 형성하였고, 이 영역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경쟁스포츠는 그 동안 지녀왔던 긍정적 이미지를 점차 상실하고 있으며, 비판적 학자들과 진보적 언론으로부터 온갖 비리와 기만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고, 다른 사회영역들과 맺었던 협력적 관계도 점차 느슨해지고 있다... 더보기
법의 스포츠관찰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2011년 7월 한 법학도는 스포츠둥지에 투고한 글 「도핑과 lex sportiva(스포츠법률) 흑과 백」에서 “자정능력이 없는 스포츠의 불공정함은 외부의 메스가 필요하다”고 썼다. 이 법학도에 따르면 사람들은 스포츠가 필연의 영역(공적 영역)이 아니라 자유의 영역(사적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스포츠세계에서는 사적 자치를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적 자치란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은 경기장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의미이며, 문제 해결의 기준이 되는 것이 소위 스포츠법률(lex sportiva)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학도가 보기에 경기장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스포츠법률만으로는 경기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해결할 수 없다. 도핑 같은 불공정한 행위들이 스포츠의 일상이 된.. 더보기
야구의 아버지와 KKK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1876년의 박스 스코어(wikipedia. H. Chadwick) 1904년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80번째 생일을 맞은 한 언론인에게 50년 동안 야구계에 남긴 업적과 공헌을 되새기며 축하의 인사를 보냈다. 그 주인공은 19세기 미국 “야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포츠 라이터 채딕(H. Chadwick)이었다. 스포츠의 중심에는 선수가 있었지만 스포츠 역사의 중심에는 저널리스트들이 있었다. 채딕의 업적은 야구 가이드 편찬, 야구 기록의 통계적 정리, 야구의 역사 정립 등이었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야구 통계분야의 업적이었다. 야구장에서 “KKK”라는 피켓이나 현수막을 보게 되면 채딕을 떠올리게 된다. 그가 처음으로 스트럭 아웃을 K로 표시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채딕은 18.. 더보기
비키니 농구 리그와 귤릭의 냉소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2009년 영국의 ‘더 인디펜던트’지에 세계 최고의 남자 바람둥이 스포츠 스타 15명을 선정한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탁월한 기량과 출중한 남성적 외모였다. 최고의 바람둥이는 축구시합 중 하프타임을 이용한 섹스스캔들을 일으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조지 베스트였다. 마돈나와 염문을 뿌렸던 농구스타 테니스 로드맨도 명단에 빠지지 않았다. 테니스 스타 비타스 게룰라이티스도…. 남자 스포츠 종목에서 스타들의 강한 남성성(manliness)은 여성들의 눈길을 끄는 강한 흡인력을 지니며, 그 흡인력은 해당 종목의 상품적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반대로 여자 스포츠 시장에서는 스타들의 여성성이 남성성과 같은 상업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최근 여자판 미식축구, 란제리 풋볼리그나 여.. 더보기
마음껏 경쟁하라! 그러나 공정하게 경쟁하라!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흔히들 스포츠는 사회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스포츠에 그 스포츠가 수행되고 있는 사회의 가치들이 반영되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스포츠가 교육활동과 접목되어 활용될 수 있게 된 데에는 이와 같은 가정이 큰 몫을 하였다. 한 사회에서 다양한 가치들이 생겨나고, 이 가치들은 그 사회에서 수행되고 있는 스포츠에 반영된다. 그리고 스포츠에 참여하는 사회구성원들은 스포츠 사회화과정을 통해 이러한 가치들을 습득함으로써, 이 가치들은 다시 그것이 발원한 사회로 돌아간다. 이렇게 사회의 가치와 스포츠의 가치는 서로 순환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스포츠는 사회의 거울이다’라는 테제에 함축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회로부터 스포츠로 유입되고, 스포츠로부터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가치는 어떤 것.. 더보기
배구의 진화와 밤베리노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대한체육회 모든 생명은 진화한다. 진화의 멈춤은 사라짐이다. 문화도 진화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문화는 쇠퇴하거나 사라지게 마련이다. 현존하는 스포츠도 문화적 진화를 거쳐 생명력을 유지한 것들이다. 중세 서민사회의 폭력이 난무했던 몹 풋볼(mob football)은 문화적 진화를 거쳐 럭비풋볼과 사커(soccer)로 남았다. 영국의 라운더스(rounders)는 크리켓과 야구로 남았다. 배구도 끊임없는 문화적 진화의 과정을 거쳤다. 최근 배구경기의 진화 속도를 보면 놀라울 정도로 공격성이 강화되고 있으며, 약 177년 동안 변해온 배구의 진화 과정을 상징하는 용어는 밤베리노(Bomberino)이다. 창안 당시 배구경기의 모습은 단순한 공놀이에 불과했다. .. 더보기
모건의 배구 창안 아이디어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윌리엄 G. 모건 야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최고 인기 스포츠가 되었다. 높은 인기 탓에 시즌이 끝난 겨울철에도 스포츠 신문의 머리기사는 인기 야구선수들의 운동화 끈 매는 이야기나 스프링캠프 이야기로 장식되고 있다. 언론이 스포츠의 균형적인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보여주기는커녕 판매부수 경쟁에만 열을 올리다보니 배구나 농구 기사를 보려면 시즌 중에도 신문의 뒤쪽 페이지를 뒤적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직접 스포츠 참여 인구는 야구보다 배구가 많지 않을까? 배구는 축구와 함께 우리 역사에서 서민과 중산층에게 소중했던 외래 스포츠문화였다. 특히 가난했던 시절의 배구는 네트와 공하나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체육 종목이었다. 배구 창안자 모건에게 감사해야 할.. 더보기
21세기 체육진흥운동의 방향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식견이 부족한 무인들이 권력을 장악하여 나라를 망칠 수 있듯이 문약(文弱)한 지도자가 권력을 장악하여 국가를 망칠 수도 있다. 국운(國運)이 있는 민족은 하늘로부터 문무겸전(文武兼全)의 큰 지도자들을 하사받게 된다. 그들은 숭문사상(崇文思想)을 갖추었으되 천무사상(賤武思想)을 갖지는 않은 자들이며, 정신문화를 중시하였으나 신체문화를 천시하지는 않는 자들이었다. 서구 제국(諸國)이 세계사의 주도권을 장악한 것도, 신체 문화가 앞서 발달된 것도 이러한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 선진 제국(諸國)들은 일찍이 체육진흥운동을 펼쳐 국가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했다.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대한민국의 체육진흥운동도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국민의 역동성을 이끌어냈고, 건강을 증진시켰으며,.. 더보기
농구의 진화와 케이저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철망으로 된 농구 경기장 겨울이 되면 한국의 스포츠 애호가들은 프로 농구를 접하게 된다. YMCA를 통해 도입된 한국 농구는 1997년 프로리그 시대를 맞았다. 지난 15년 동안 한국의 빅포어(Big Four) 스포츠 중 하나로 정착된 농구의 발전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약 120년에 이르는 농구의 진화 과정이 뇌리를 스치면서 ‘케이저(cager)’란 명사가 떠오르게 된다. 케이저란 농구 선수를 뜻하는 속어로 진화가 덜 된 초창기 미국 농구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농구는 미국 YMCA의 우연한 실험 결과물이었다. 1891년 스프링필드 YMCA이었다. 영적인 삶은 신체와 정신의 균형적인 발달에 의존한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YMCA 체육진흥운동을 펼쳤던 귤.. 더보기
농구·배구의 혈통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한국의 겨울은 농구와 배구 시즌이다. 농구와 배구는 대한민국의 4대 관중 스포츠, 이를테면 빅포어(Gig Four) 스포츠이다. 미국의 빅포어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이다. 미국에서 축구나 배구는 찬밥이다. 유럽의 상황은 미국과 또 다르다. 영국이나 영연방국가에서는 전통적으로 크리켓, 럭비, 축구 등이 프로 스포츠 시장의 우량 상품들이었다. 거기서 프로 야구나 농구, 아이스하키는 스포츠팬들의 화제 속에 끼지도 못한다. 축구의 인기야 세계적으로 비슷한 추세지만 미국, 일본, 한국에서는 축구가 야구의 인기에 밀린다. 프로 야구, 농구, 배구 등이 빅포어 스포츠 지위를 확보한 나라 또한 드물다. 아시아에서 한국, 일본, 대만 등만 유사 현상을 보인다. 야구, 농구,.. 더보기
체험사회와 체험스포츠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근대 이후 대두되기 시작한 서구의 합리주의가 인간의 삶을 전면적으로 지배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욕구의 직접적 충족을 추구하는 감성의 기능은 끊임없이 축소되어 왔다. 특히 18세기 이후 서구 사회에 만연된 고전적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청교도적 금욕주의를 강조함으로써 인간의 삶에서 감성적이고, 쾌락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격하게 된다. 산업이 고도화된 사회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본능적 욕구를 자유롭게 발산하려는 시도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형식으로부터의 탈피, 구속으로부터의 해방, 억압으로부터 자유를 추구하는 본능적 욕구의 노력은 현대 산업사회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열된 소비경향에서, 바뀌고 있는 결혼풍속도에서, 성의.. 더보기
신성의 스포츠, 타락의 스포츠 그 사이에서.. 글/박현애(이화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 강사) “그동안의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더 이상 스포츠는 신성하지 않습니다.” 런던 올림픽 펜싱 신아람 선수의 멈춰버린 1초에 대하여 이 경기를 중계하던 최승돈 아나운서의 한마디였다. 신아람 선수, 그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노를 함축할 수 있는 의미있는 멘트일 것이다. 프로 스포츠의 승부조작 파문, 유명 운동선수 출신 교수의 학위논문 표절 판명과 뒤이은 대필 의혹, 런던 올림픽에서의 오판과 오심, 2012년 한해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이다. 순수한 정신, 고귀함과 정의가 살아있는 스포츠 정신이 이제는 그 존재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진다. 또한 이를 지켜본 이들에게 이러한 일들은 세상에 대한 또 하나의 불신과 부당함으로 비춰졌고 나아가 ‘.. 더보기
대통령 후보의 體育觀(체육관)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국민 여러분! 나는 대통령으로서 체육과 스포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깊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체육과 스포츠는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은 명료한 진리입니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는 국민성에 달려 있고, 역동적인 국민성 함양에 체육과 스포츠 문화가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부는 21세기 버전의 새로운 체육진흥운동을 전개하고 체육교육과 국민생활체육의 강화를 위해 역동적인 국민성 함양 운동을 펼쳐 갈 것입니다. 어느 대통령의 연설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꾸며진 글이다. 그러나 꾸며진 이 연설문 속에 역사적 진실이 담겨 있다. 1831년 영국 민속학자 스트럿트는 “특정 국가의 국민성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그 국민의 생활 속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스.. 더보기
대통령후보와 체육정책 글/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5년만의 대통령 선거철이다. 후보 반열에 오른 인물들은 제각기 국정 운영능력과 도덕적 신뢰감을 돋보이게 할 묘안 찾기에 바쁘다. 후보 주변의 전문가 그룹은 보통 사람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낸다. 보통사람의 표가 더 많기 때문이다. 국민 또한 자신의 삶과 직결된 공약에 깊은 관심을 갖게 마련이며, 체육인이 체육정책 공약에 관심을 갖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부각된 체육정책이나 스포츠 복지정책 공약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후보군에 스포츠 애호가가 없는 탓일까? 참모진에 체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자의 부재 탓일까? 선진국의 지도자들은 스포츠 애호가가 많았고, 일찍이 체육 진흥 정책과 스포츠 문화 창달 정책을 펼쳤다. 영국 국왕 헨리 8세와 제임스 1.. 더보기
축구와 카타르시스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많은 학자들은 축구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에게 그들의 본능 속에 내재한 공격본능과 사회생활을 통해 누적된 울분을 일소시켜주고, 그 결과 가슴속에 품었던 악의를 없애 주며, 결국에는 사람들이 매우 평온한 감정을 지닌 선한 존재로 돌아가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평온한 감정을 카타르시스라고 말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들이 비극을 관람한 후에 갖게 되는 심리상태 또는 정서적 안정 상태를 카타르시스라고 불렀다. 과연 우리는 경기가 벌어지는 축구장이나 TV앞에 앉아서 고대 그리스인들이 비극을 관람한 후에 도달한 안정적 심리상태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을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다른 사회 영역에서 .. 더보기
우리가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코 축구가 첫째일 것이다. 축구의 인기는 FIFA월드컵경기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월드컵경기는 오직 축구 한 종목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그 인기는 모든 스포츠를 총 망라하고 있는 올림픽경기를 능가한다. 월드컵경기와 같은 국가 대항전이 아니더라도 유럽,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활성화되어 있는 프로축구리그 역시 그 인기 면에서 다른 프로스포츠종목들을 능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축구가 그토록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는 아주 단순하고 원시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가 지닌 원초적인 욕망을 가장 잘 채워주기 때문이다.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바이러스에서부터 거대한 코.. 더보기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가? 글/송형석(계명대학교 교수)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얻어가고 있는 이유를 묻는다면 건강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건강은 체력, 젊음, 힘, 아름다움 등과 함께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되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사람들은 스포츠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사회구성원들은 스포츠를 체력, 젊음,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건강까지도 보장해주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이유에서 스포츠를 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게 된 것일까? 이러한 믿음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건강관이다. 이 문장은 근대 유럽인들이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나리스(Juvernal, ca. 58-140 n. Chr.. 더보기
토끼와 거북이, 과연 누가 진정한 승리자일까. 글/박현애(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유명한 이솝우화 중 하나로 토끼와 거북이가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토끼와 거북이 우화는 빠른 동물의 대명사인 토끼와 느림의 대명사인 거북이가 달리기 경기를 하게 되고 자신의 실력만을 믿고 있던 토끼가 경기 도중 잠이 들고 꾸준히 경기에 임한 거북이가 승리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토끼와 거북이 이솝우화는 자신을 과신한 사람과 꾸준히 일에 응한 사람의 결말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교훈으로 주지만, 우리에게 그들의 달리기 경주를 통해서 알게 해주는 또 다른 다양한 이야기를 낳게 한다. 스포츠 상황에서 본다면, 토끼와 거북이가 함께 경기할 일은 사실상 존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스포츠에서의 경쟁은 우선, 공식적인 경기의 경우, 기량이 비슷하거나 혹은 비공식 경기에서는 신체.. 더보기
왜 프로야구는 재미있을까? 글/김정효(서울대학교 강사) 야구만큼 재미있는 스포츠가 따로 있을까? 이렇게 말하면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발끈할지 모른다. 그래도 한국의 프로야구는 재미있다. 오죽 했으면 야구 경기를 한 편의 드라마나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겠는가. 야구 경기에는 확실히 승리와 패배의 의미를 곱씹게 만드는 ‘복기의 묘미’가 있다. 무사만루의 찬스에서 득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9회말 투아웃에서 승부를 뒤집을 수도 있다. 이것이 야구의 재미를 증폭시키는 주요한 특징일 것이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승부의 향방과 감동은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는 재미와 감동의 DNA를 갖는다. 그런데 왜 유독 프로야구에만 구름관중이 몰리는 것일까. 2011년 프로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600백만을 넘어.. 더보기
아름다운 폼에서 훌륭한 기술이 나온다. 글 / 이승건(서울대학교 강사) 우리 옛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있다!’라는 말이 있다. 즉, ‘외모가 빼어나고 아름다운데 속마음 또한 슬기롭고 똑똑하다!’라는 한자성어 ‘수외혜중(秀外惠中)’의 의역에서 나온 속담이다. ‘보기 좋은 떡’이 왜 ‘맛도 있는 것’일까? 음식의 경우, 맛과 영양은 음식의 제1조건이다. 그러나 여기에 음식의 부차적인 조건인 시각적 효과까지 좋다면 그 음식은 군침이 생기고 식욕을 자극하여 더 맛있게 느껴져서 그럴 것이다! 이렇듯 음식에서 외적 형식은 음식의 본질인 맛과 영양에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다시 말해 보기 좋은 외적 형식으로서의 시각적 효과가 대상의 본질적 내용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말이다. 예술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일반적으로 예술작품.. 더보기
인체미 오디세이 글 / 이승건 (서울대학교 강사) 인간의 육체, 즉 인체(human body)에 관한 인류의 관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루어진 일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인간은 만물의 척도(πάντων χρημάτων μέτρον ἐστὶν ἄνθρωπος)’라는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를 그들 삶 속 여기저기 즉 학문, 종교, 예술 등 문화전반에 스며들게 했다. 이와 같은 인간 척도론은 조형예술분야와 신체문화에 있어서도 예외 없이 추구되어, 전자의 경우 이상적 인체의 표현으로 그리고 후자의 경우 올림픽이라는 인체의 제전으로 나타냈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인체에 대한 관심은 유별났다고 전해진다. 그들은 미네르바 여신의 은총으로 사계절의 온화한 기후를 얻어 일상생활에서도 인체를 드러내는 일이 잦았고, 그럼으로써 ‘실오라기 하.. 더보기
신체의 아레테와 테크네의 적용은? 글 /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건강복지학부 교수) 아레테(aretē)와 테크네(technē)는 아리스토텔레스 이전부터 논의되어온 철학의 주요 관심사였다. 일반 적으로 아레테(aretē)는 덕, 탁월성으로 번역을 하고, 테크네(technē)는 기술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어 아레테와 테크네는 일반적으로 번역되는 의미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아레테와 테크네의 개념은 호메로스, 소피스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통점은 탁월성, 덕, 기술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아레테와 테크네는 각각 떨어져 있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협력적인 관계에 있는 개념이다. 콘텐츠출처 : 오픈애즈(http://www.openas.com.. 더보기
요가를 통해 노인 문제를 극복 하자 글 / 김량희 (전남대학교 강사) Ⅰ. 노인문제 의료 기술의 발달과 산업화에 의한 핵가족화로 사회구조가 바뀌면서 오늘날 전통 사회에서 볼 수 없는 노인문제들이 드러났는데 그것은 노인들의 ①경제(經濟), ②건강(健康), ③무위(無爲)· 무료(無聊), ④사회적(社會的) 소외(疎外)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국가나 사회단체에서 노인 문제를 풀어가려 노력하지만 그 해결은 근본적으로 아직 미흡한 상태다. 노인에 대한 규정은 생물학적, 기능적 그리고 사회학적 관점에 따라 규정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노년기연령 (老年期年齡)에 관한 제도적 규정은 한 나라의 정년연령 및 연금개시연령과 관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모든 삶이 그렇듯 노인의 삶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성공적 노화(老化).. 더보기
몸짱이냐 스포츠맨십이냐? (껍데기를 중시하는 사회에서 스포츠의 역할) 글 / 송형석 (계명대학교 체육대학 교수) 알맹이가 중요할까 껍데기가 중요할까? 당연히 알맹이가 중요하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느냐고 핀잔듣기 십상인 물음이다. 껍데기는 단순히 알맹이에 부수하여 그것을 돋보이고 꾸며주는 보조적인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알맹이가 껍데기보다 중요함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 알맹이보다 껍데기가 중시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현금의 소비 경향을 일컬어 “상징적 소비”라고 표현한다. 사용가치나 교환가치 때문이 아니라 상징가치나 기호가치 때문에 상품을 구매한다는 의미이다. 예컨대 성능 때문이 아니라 외관과 디자인 때문에 자동차, 냉장고, 청소기 같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옷의 경우에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의복의 본질적 기능,.. 더보기
YMCA가 스포츠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 글 / 하남길(경상대학교 교수) 우리나라 체육교과서를 보면 각종 스포츠는 YMCA를 통해서 도입되었다는 기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왜 스포츠의 역사에 기독교단체인 YMCA가 그토록 자주 등장하는 것일까?" 야구, 배구, 농구, 보디빌딩도, 라켓볼, 소프트볼 역사에도…. 이러한 역사는 미국 YMCA와 스포츠의 특별한 결속 관계를 암시한다. YMCA가 스포츠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까닭은 한 마디로 미국 YMCA 운동과 스포츠의 관계 때문이다. 미국 YMCA는 많은 스포츠를 창안했으며, 그러한 스포츠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도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설명만으로는 “무엇 때문에 기독교단체인 YMCA가 그토록 스포츠와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일까?”하는 의문은 남게 된다. 이 의문을 해소하기 위한 .. 더보기
신체의 재해석: 총체적 신체(Whole-linked-body)- 우파니샤드를 중심으로 글 / 김량희 (전남대학교 강사) 신체 개념은 哲學史(철학사)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형이상학적 관점에서 플라톤의 신체 개념은 정신과 물질로 나누어, 정신이 우월하므로 인간의 신체는 정신보다 열등하다고 파악 하였으며 서양의 형이상학적 철학의 발달과 함께 기독교 정신이 지배하던 중세에 이르기까지 몸을 천시하고 학대하는 풍조가 심해졌다. 그러한 형이상학적 관점이 중세를 거쳐 데카르트를 넘어오면서 정신과 신체는 더욱 이원화되고 몸에 대한 경시 풍조가 심해지는 가운데 근대 식민 정치와 산업 혁명이 만나 유래 없는 거대한 물질의 홍수를 경험하고 물질에 대한 집착이 커졌지만 상대적으로 물질의 가치 인식은 떨어져 갔다. 근대 서구에서는 풍부한 물질적 삶을 영위하면서 경험론이 등장하고 훗설의 현상학과 실존 주의가 결.. 더보기
엘리트스포츠는 생활체육의 적인가? 글 / 김정효 (신도봉중학교 교사) 김연아의 환상적인 ‘점프’에서 우리는 인간의 신체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전율한다. 마지막 동작이 멈춘 후 클로즈업되는 그녀의 도발적인 표정은 마치 예술과 스포츠의 경계를 되묻는 듯 하지 않는가. 혹자는 시상식의 태극기를 바라보며 더불어 게양되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가슴 뿌듯해 하기도 한다. 어느새 김연아는 꿈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온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전령사는 그녀뿐이 아니다. 박지성과 장미란, 태극기를 가슴에 달았던 베이징올림픽의 야구선수들도 모두 그녀에 버금가는 희망의 전령사들이었다. 이들을 흔히 우리는 ‘엘리트스포츠 선수’라 부른다. 그리고 미디어는 시청자들을 흥분시킨 그들의 공적을 ‘국민적 영웅’으로 칭송한다. 그들이 국민에게 안겨준 꿈과 희망의 .. 더보기
심판의 권력으로 인한, 경기지도자의 5가지 갈등 글/윤여탁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교수) 스포츠 경기문화에서 비윤리적 행위의 주체는 사람이다. 스포츠 경기문화라는 생활세계 내에서 심판, 선수, 지도자, 학부모, 관중 등에 의해서 비윤리적 상황들이 연출된다. 특히, 경기지도자는 비윤리적 행위의 중심에서 윤리적 딜레마를 겪게 되는 중심주체가 된다. 이성을 가진 인간은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인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생활세계 내에서 무수히 많은 윤리적 판단의 기로 즉 윤리적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스포츠 경기지도자들은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심판의 권력으로 인해. 윤리적 갈등 상황에 자주 직면하게 된다.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주제로 한 최근의 조사들을 살펴본 바에 따르면, 경기지도자들이 인식하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의 문제는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