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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요가를 통해 노인 문제를 극복 하자


                                                                                                       글 / 김량희 (전남대학교 강사)

 

Ⅰ. 노인문제
의료 기술의 발달과 산업화에 의한 핵가족화로 사회구조가 바뀌면서 오늘날 전통 사회에서 볼 수
없는 노인문제들이 드러났는데 그것은 노인들의 ①경제(經濟), ②건강(健康), ③무위(無爲)·
무료(無聊), ④사회적(社會的) 소외(疎外)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국가나 사회단체에서
노인 문제를 풀어가려 노력하지만 그 해결은 근본적으로 아직 미흡한 상태다. 노인에 대한 규정은
생물학적, 기능적 그리고 사회학적 관점에 따라 규정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노년기연령
(老年期年齡)에 관한 제도적 규정은 한 나라의 정년연령 및 연금개시연령과 관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모든 삶이 그렇듯 노인의 삶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다. 성공적 노화(老化)는
나이가 들더라도 신체적 정신적 장애와 위험이 적으며 자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정서적,
영적, 상태에 대해 만족하는 상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Ⅱ. 요가(YOGA) 수행의 현대적 의미
인도의 대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에서 발췌된 ‘지고자의 노래’라는 뜻을 지닌 바가바드기타 2장
48절에는 ‘언제나 요가(하나됨) 안에서 살고 그리하여 모든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성공과 실패를
하나로 보는 평등한 마음으로써 행동하라’고 기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하나로 보는 마음을 일러
 요가라 하며 흩어진 정신을 통일한 자로서의 슬기로운 요가 수행자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지혜에 의해 안정되고 신 또는 아트만과 하나 될 때 요가를 성취하였다’고 설명한다.
즉 요가는 기쁨과 슬픔, 이익과 손해, 승리와 패배, 성공과 실패 등에 대해 초연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훈련시키는 과정이다. 인생은 이중성의 속성으로 된 세상에서 영향 받아 고통을
느끼지만 요가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요가의 구성
요가는 정신, 신체 정화법들과 금계(禁戒)와 권계(勸戒) 자세(아사나) 그리고 호흡조절
(프라나야마), 제감(프라티아하라), 집중(다라나), 명상(디아나), 삼매(사마디)의 요소로 되어있다.

1) 윤리적 규정
금계와 권계는 자신과 자신 이외의 관계를 규정한 사회적, 도덕적 그리고 인간적 규정이다.

2) 신체적 규정
아사나(자세)와 호흡조절은 육체에 관한 규정이다. 신체의 개선에 있어 호흡조절은 필수 요소다.
아사나를 수행함으로써 평형감각을 기르고 강하면서도 유연한 육체를 만든다. 또한 내분비선의
기능을 조정하고 근육과 신경계통이 조화를 이루게 하여 혈액 순환과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결과적으로는 건강한 육체를 통해 마음이 평온해지는 목적을 지닌 신체에 대한 규정이다. 아사나는
움직임이 없는 명상 상태에서도 신체 기능을 유지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그 효과는 매우 강하다.

3) 심리적․영적 규정
프라나야마(호흡조절)와 프라티아하라(제감)를 통해 육체에서 마음으로 옮겨가는 통로를 조절하여
정신으로 그 영역을 확대해 간다.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감각기관의 제어인 제감의 단계를 통해
집중에 이를 수 있으며 집중을 지속시킴으로써 선정의 상태로 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삼매 즉
초월적 경지에 이르는 것이 요가의 마지막 목표로써 심리적 영적 규정을 내포한다.

4) 사회 문화적 규정
인도인들은 마누법전 이래 고대로부터 그들의 삶의 가치를 아르타(artha), 까마(kama), 달마(dharma),
목샤(moksa)에서 구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그들의 삶을 네 단계로 나누고 있다. 먼저, 아르타(artha)란
물건이나 대상 또는 질료를 뜻한다. 이것은 세속적인 부와 번영, 이익, 소유의 성취라는 뜻이며
이 가치로서 세속적인 삶에 필요한 부(富)와 명예 또는 권력을 성취하고 인간과의 관계를 맺어
제반(諸般)의 현상들과 부딪히며 살아간다. 둘째, 까마(kama)란 좁은 의미로는 성적 욕망, 쾌락을
뜻하지만, 넓게는 음악, 연극, 미술 등 예술적 삶을 통해 드러나는 즐거움을 의미하여 정신적,
육체적인 즐거움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며 삶을 보람 있게 살도록 한다. 셋째, 달마(dharma)는
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개인의 종교적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하는 일종의 법과 같은 것이다. 마지막, 목샤(moksa)는 해탈이며 더 이상 세간의
 제약에 구속되지 않는 절대 자유의 경지다. 그것은 쾌락 중의 쾌락이고, 행복 중의 행복이며,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 중의 최고의 가치다. 처음 세 가지가 세속적인 의무를 완성하는 가치라면
목샤는 세속적인 가치를 초월한 영적이고 절대적인 경지에 오르는 것이다. 이 가치들을 구현하기
위해 마누법전에는 삶을 네 단계로 구분하였는데, 그 4개의 단계가 학생기(學生期), 가주기(家住期),
임서기(林捿期), 그리고 유행기(遊行期)다.

첫째, 학생기(學生期)는 태어나 대략 스물다섯 살까지로서 달마를 배우고 익히는 시기다. 이때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하기 위해 육체적 감정적 에너지를 보존, 전환해야하며 그에 따라 생명력이
강해져 지적 능력이나 감정적 조절력이 건강해지고 안정된다.

둘째, 가주기(家住期)는 대략 25세부터 50세까지이며 아르타와 까마를 동시에 추구하는 시기다.
결혼과 활동적인 삶을 통해 명예나 부를 이루며 가족과 인간관계에서 즐거움들을 맛본다. 그리고
자녀 양육, 가족 보호, 직업에 대한 충실성, 스승들, 신과 조상, 자연과 사람들에 대한 온갖 의무를
충실하게 해야 하는 시기다.
 

셋째, 임서기(林捿期)는 50세 이후 대략 75세까지라 할 수 있으며 숲으로 들어가거나 집에 머물더라도
혼자 지내며 세속적인 걱정, 욕망을 버리는 연습을 한다. 또한 경전을 공부하고 수련하여 마지막
단계를 위한 준비를 한다.

마지막, 유행기(遊行期)는 온전히 수행하는 단계다. 75세 이후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오로지 영적
수련에 집중하며 달마를 실현하여 해탈에 이르는 시기다. 부부가 같이 지낼 수 있지만 가능한 한
가족과 떨어져 오직 신과의 만남과 영적인 성장을 위해 바친다. 이렇게 가족을 떠나 영적 수련에
집중하는 생활을 산야스라 하며, 이런 사람을 산야신(Sanyasin)이라고 한다. 오랜 인생을 겪은
그들은 지혜로 가득 차있으며 젊은이들은 그들로부터 지혜를 구하기도 하여 산야신들은 교육자로서
활동하기도 한다. 즉 가장 훌륭한 교육자로서 존경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교육자로서의 산야신은
학교나 단체에 있는 교육자와는 다르며 영적 스승과 같은 개념이다. 이같이 심신을 수련하여 지혜에
이르는 삶은 고스란히 요가 수행과 연결되어 있다.


Ⅲ. 요가수행을 통한 노인문제의 극복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경제적 여유, 신체 건강과 마음의 평화, 외로움과 두려움의 극복과
더 나아가 생사를 초월하는 지혜와 함께 존재의 행복일 것이다. 이는 요가를 실천하여 얻을 수 있는
신체적, 심리적 건강과 요가 명상을 통해 얻는 요소들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요가의 효과는 첫째, 신체의 기능을 강화할 뿐 아니라 마음을 조절해 준다. 요가는 상대적 관계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게 하며 그로부터 절대적인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실천철학이다. 따라서 요가 수행은 자기 육체의 문제를 인식 할 뿐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를 파악하게
한다. 주의사항으로는 요가 아사나를 수행하기 전에 노인의 신체적인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타인과의 경쟁을 하거나 처음부터 자세의 완성에 집착하면 노인의 신체 특성상 오히려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를 응용하는 순서는 심장에서 먼 곳부터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아사나를 행한다.
정화법으로 알려진 요가 기법들을 행해 몸을 구석구석 정화하고 아사나를 통해 척추를 강화하며
뇌에 혈액 순환을 촉진시킨다. 이 모든 행법은 반드시 규칙적인 명상과 함께 행함으로써 내부에
잠재하는 타고난 생명력을 발현하게 하고 지혜를 쌓아간다. 하타요가프라디피카 1장64절에는
젊은이, 성인, 노인이나 병들고 허약한 이들 누구나 요가 수행을 성실하게 수행하면 완전한
성취에 이른다고 기술하고 있다.

둘째, 요가 명상으로 뇌의 노화를 멈추고 집중력을 얻어 지혜의 길을 찾는다. 뇌는 인간의 몸에서
육체적인 삶을 넘어 정신적이고 영적인 활동을 하는데 직접 관여하는 기관이다. 나이가 들수록 뇌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지만, 복잡함과 갈등 요소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 뇌의 노화는
더욱 가속화한다. 하지만 고요한 명상 상태에 든 사람들의 뇌파를 측정하면 대뇌피질의 흥분이
진정되고 고피질이나 간뇌의 기능이 활발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명상이 대뇌에 걸려 있는
과도한 부하를 없애고, 평온하고 유연한 의식 상태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셋째, 삶을 전체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내관의 힘을 길러준다. 육체적인 시각을 넘어 정신적이고
영적인 차원으로 삶의 초점을 맞춤으로서 현실에서 부족한 것들에 대한 너그러운 이해가 생긴다.
따라서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는 행복지수가 높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장생불사(長生不死)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망이다. 그러나 자연 법칙에 따라 그 누구도 늙음과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요가는 이런 마음의 모순을 영성의 개념으로 해결하고 있다. 순수하고 참된 나의
본질은 영원하고 절대적인 어떤 것이다. 죽음은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생명 활동의
일시적인 멈춤으로, 순수 상태의 정신은 육체가 노화하는 동안 열매를 맺고 더 높은 차원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요가는 이러한 심오한 우주 의지에 부합하고자 고안된 자기 훈련법이다.
이와 같이 요가 수행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정서적, 영적, 상태의 질을 개선하여 성공적
노화(老化)에 이를 수 있게 함을 알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은 진정한 행복은 소유가 아닌 자신의 '존재'에서 온다고 말한다. 예수, 석가모니 와
같은 '인류의 스승'들도 '존재의 삶의 방식'을 강조했었다. 그러한 삶은 나 이외의 대상이 아닌
자신에게 집중하는 요가 수행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오랜 세월을 지내며 수행력을 지닌 노인에게서
젊은이들은 지혜를 구할 수 있으며 따라서 노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가치 있는 존재로
설 수 있는 가치관과 행법이 현실의 사회에 필요하며 그러한 환경 안에서 노인의 문제는 조용하고
자연스럽게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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