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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노인들은 왜 젊은 사람들 보다 쉽게 넘어질까?


                                                                              글 / 윤석훈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과 교수)


선진사회로 갈수록 의료시설의 발달이나 식생활 개선 등의 원인으로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어지고
있고 이것으로 인하여 증가된 노인들의 문제는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도 벌써 심각한
수준에 이른지 오래이다. 노인들의 20%이상이 사고 상해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중
가장 자주 일어나는 노인 상해가 낙상이다. 노인의 낙상은 젊은이들의 그것과 다르게 일상생활에서
일어나고 또 죽음으로까지 쉽게 연결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그러면 왜 노인들이 젊은이들에 비하여 쉽게 넘어질까? 보다 나아가서는 인간은 왜 넘어 질까? 언 듯
보기에는 아주 쉬운 질문 같지만 대답은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인간이 넘어지는
이유는 중력 때문이다. 중력은 지구 중심에서 지구위의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인데 지표면을
기준으로 약 9.81m/s2 의 크기로 끌어당기고 있다. 사실, 인간은 일상생활 중에 느끼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중력을 이기면서 생활하고 있다. 쉬운 예로 서있는 것보다는 않아있는 것이 편한 이유는
서있는 자체도 지구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임을 행하려는 행동이기 때문에 이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지의 근력 등 신체를 이용하여 힘을 발휘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우 힘든
운동이나 일을 한 후 서있기 보다는 앉거나 누우려는 이유는 이러한 중력을 이기려는 것보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또한, 낙상의 측면에서 보면 지면과의 접촉형태가 낙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즉, 중력을 한발로
지지하느냐? 아니면 두발로 지지하느냐? 에 따라 몸으로 느끼는 중력은 다를 수 있고 이것을 다른
용어로 신체의 밸런스라고 표현한다. 신체의 밸런스는 기본적으로 신체중심의 높이가 낮거나,
지지하는 발이 형성하는 면의 면적(기저면)이 클 때 안정적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굳이 극도의 힘을 필요로 하는 엘리트 스포츠 현장을 살펴보지 않더라도 일반인들은 생활
속에서 중력을 이기기 위해 소위 힘을 쓰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근력이 약하면 어떻게 될까? 노인들은 자연발생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근력의 퇴화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의지와는 다르게 일상생활에서 쉽게 넘어지게 되는 것이고, 통계청에
의하면 노인 중 1/3은 일년에 한번은 넘어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림. 폴 형태의 보행보조기구

그러면 노인들의 낙상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퇴화된 하지근력을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강화시키는 것이다. 요사이 가장 각광받는 것이 걷기운동인데 이것 또한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상이 노인이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서 걷기 운동을 하다 넘어지면
그보다 낭패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역학자들은 노인들이 보다 안전하게 걷기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하여 그들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근력을 강화시켜 낙상을 예방하려는 데 도움을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인 폴 형태의 보조기구들인데 <그림1> 이것들은 운동역학적
으로도 무척 효과가 있다고 검증되고 있다.

일반적인 보행의 패턴을 지면과의 접촉을 중심으로 표현해 보면 <그림 2>와 같은 패턴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기저면은 한발 지지기때는 발의 넓이, 두발지지기는 두발의 끝을
연결한 다각형의 면적임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처럼 하지 근력이 강한 경우에는 한발 지지기에도 잘
버틸 수 있지만 노인의 경우에는 기저면이 가장 좁은 한발 지지기가 낙상이 일어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에 반해서 <그림 3>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폴을 사용한 보행에서는 한 쌍의 폴이 보행시
번갈아 가면서 지면을 접촉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한발로 중력을 지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많은 연구에서 폴을 이용한 보행시 폴이 발의 충격을 최대 25%까지 감소 시켜준다고 보고하고 있고
폴을 사용하기위해서는 상체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이에 관련된 근력도 최대 37%까지 증가
시켜준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림 . 일반적인 보행 패턴과 기저면


                                                 그림 . 폴 보행시 발생되는 기저면의 형태


노인낙상의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문제이다. 이들의 문제는 그들 자신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다른 사회적 문제에 비교하여 무척 크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이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니고 우리들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역학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및 기구의 개발을 통해 노인의 낙상을 줄여줄 수 있다면 이것은 운동역학 학문의 발전과 동시에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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