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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줄다리기가 올림픽종목이었다고?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학교 운동회를 할 때 어김없이 등장한 줄다리기.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피날레를
장식한 단체경기다. 직장에서 체육대회를 할 때도 줄다리기는 약방의 감초처럼
나타난다. 설날이나 단오와 같은 명절 때는 윗마을과 아랫마을로 나눠 자웅을 겨루던
세시풍속으로 친숙하다. 그 줄다리기가 한 때 올림픽종목이었다면 얼마나 믿을까?







우리의 민속 줄다리기와 그 기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줄다리기는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 중 하나로 많은 인원이 두 편으로
나뉘어 양쪽에서 줄로 잡아당겨 승패를 겨루는 경기다. 학교운동회나 직장체육대회 등에서
흔하게 치러지는 경기로 협동심을 길러주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있다.

민속놀이로서의 줄다리기는 고을간의 대항전으로 많이 치러졌으며, 전 주민이 모두 참가하여
3일간 치러지기도 했다. 집집마다 모아온 볏짚으로 며칠씩 새끼를 꼰 다음, 그것을 다시 수십
가닥씩 엮어서 하나의 큰 줄로 만들고 그 줄의 한쪽 끝에 ‘도래’라고 불리는 고리를 만들어,
나중에 다른 마을에서 만든 줄에다 연결했다.

줄다리기에 관한 정확한 연대나 장소에 관한 기록은 없다. 밧줄을 잡아당기는 시합은 고대
제사의식에서 유래되었고, 이런 의식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이집트, 미얀마, 인도, 보르네오,
일본, 하와이, 남미 등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고대의 줄다리기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행해졌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줄 대신 나무막대기를
사용했고, 우리나라의 경우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어린이들이 각자의 허리를 껴안아서 줄다리기
놀이를 한 경우도 있다. 에스키모인들은 1대1 방식의 줄다리기를 지금도 하고 있다.


스포츠로서의 줄다리기

우리의 민속줄다리기가 여가 혹은 놀이문화에 더 가까운 반면, 스포츠로서의 줄다리기는 고대
그리스에서 출발한다.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00년경 운동선수들이 체력시합 혹은
체력훈련의 일환으로 줄다리기를 했다.

그 후 서기 1000년경 독일의 ‘파워게임’이라는 경기에 참가했던 영웅적 투사의 이야기에서도
줄다리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몽고나 터키, 중국 황궁에서도 줄다리기 시합을 했다고 한다. 특히 15세기 프랑스 샤토(수도원)에서는
줄다리기 선수권 쟁탈전이 펼쳐졌고, 영국에서도 매우 인기 있는 시합이었다.

이렇듯 줄다리기는 특별한 국제교류 없이도 각 민족별로 자체적으로 발전해 왔다. 근대 이후
유럽 국가들에 의해 8인제, 체급경기로 규격화되었다. 이런 경쟁력이 결국 올림픽종목 입성을
가능케 했다.


줄다리기 놀이와 스포츠 줄다리기의 차이

스포츠 줄다리기 역시 전통놀이 줄다리기와 맥을 같이 한다. 다만 놀이를 스포츠화 했을 뿐이다.
경기 룰과 체급을 구분하는 등 스포츠 요소가 명확하고 과학적이다. 그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스포츠 줄다리기(Tug of War)와 올림픽

스포츠 줄다리기는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부터 육상의 한 종목으로 정식 채택된 이후 1920년
벨기에 앤트워프올림픽까지 가장 주목받는 종목이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올림픽 참가자
축소방안에 의해 줄다리기를 포함한 다수의 단체경기가 제외되었다.





스포츠 줄다리기는 올림픽에서 물러난 뒤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계속 행해져 왔고 아시아권에서도
일본과 대만을 중심으로 생활체육화 되었다.

그러던 중 1999년 7월 세계줄다리기연맹(TWIF)이 IOC의 승인을 받았고, 2002년 2월(제113차 IOC
총회,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는 올림픽 헌장 29조에 따라 IOC의 정식종목으로 승인을 받았다.
더 나아가 국제줄다리기연맹(TWIF)은 줄다리기의 올림픽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시범종목화’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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