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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히딩크와 같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글 / 김혁출(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많은 사람들은 일류기업에는 특별한 관리 시스템이나 경영기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탁월한 선진적 경영기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제도나 시스템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일류기업의 실질적 힘은 구성원의 뛰어난 역량에 있다. 그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토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스포츠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유능한 리더는 구성원 스스로 목적을 달성토록 유도

리더십을 설명하면서 ‘바다를 항해중인 선장(Leader)이 풍랑을 만나 어려움에 처한 여객선(Ship)의
승객을 온전하게 이끌고 가는 리더의 모습〔Leader + Ship〕’에 비유하곤 한다. 개념 그대로다.
리더는 조직의 승패를 결정한다는 점에 있어 그 능력과 자질이 매우 중요하다.

리더십이란 ‘지배’의 개념과는 엄연히 다르다. 리더십은 그 기능의 수행을 조직구성원의
자발성에 기대하며 조직 운영에 있어서도 매우 탄력적이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그 말에게 강제로 물을 먹일 수는 없다’란 서양 속담은 리더십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준다.

리더가 일을 억지로 강요하여 순간의 이익을 얻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리더십에 커다란
불이익을 초래할 것이다.

물론, 절대적인 리더십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규모와 특성에 맞는 적절한 융통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리더의 자질에는 융통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진실로 유능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내면의 변화를 유도하여 스스로 목적을 달성토록 하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리더십은 조화... 강압적이어서는 안 된다

야구나 축구 등 구기스포츠 경기를 보면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지 않음을 본다. 단체경기는 팀웍이 중요하다. 원활한 팀웍을 만들어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리더십의 기본이다. 그러므로 리더십이란 강압적이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지적하듯이 강압적인 리더는 매우 위험하며 그릇된
리더이다. 그릇된 리더는 선수(혹은 부하)들마저 경계하게 되고 이 때문에 조직은 항상
불안정하다.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조화의 극치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에서 볼 수 있다. 많은 연주자들이 각기 다른 악기로
음을 내지만 이들은 눈을 감고 연주하더라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낸다. 정작 지휘자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연주자들이 화음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 줄뿐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부하들의 가슴속에 내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일깨워 물 흐르듯 부드러운 음악을
내도록 하는데 있다.



훌륭한 리더십은 따뜻한 인간의 얼굴을 한 ‘커뮤니케이션’

리더십의 성패는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정서의 공유, 경험의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더가 팀원들과 정서와 경험을 공유하려면
팀원들의 몸짓 언어를 잘 살펴봐야 한다. 대화를 통해서 얻는 산물이나 정서보다는 오히려
‘말과 말 사이의 침묵’을 주목해야 한다.

공식적인 언어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커뮤니케이션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것은
바로 말과 말 사이의 틈새를 잘 헤아리기 때문이다. ‘따뜻한 인간의 얼굴을 한 커뮤니케이션’이
진정 존경받는 리더, 화합하는 조직체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스포츠 리더는, 선수의 기량에 따라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역할을 분담해 주어야 한다. 선수가
매우 전문적인 수준이라면 리더는 가이드를 해야지 직접적으로 지시해서는 안 된다. 초보선수와
탁월한 선수에 대한 코칭역할이 같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리더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통찰하고, 그 수준에 맞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는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야

사람들은 야구경기를 관전하면서 투수의 위기관리 방법을 주목하게 된다. 투수는 수비를 하는
팀의 리더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고 할지라도 안타를 허용한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이 탁월한 투수는 연속안타를 맞지 않는다. 루상에 주자가 출루하면 그때부터 투수는
피칭모션부터 달라진다. 그리고 야수들의 수비 위치를 지적해 준다.

모름지기 리더는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는 경쟁자에게
곧 추월당하고 만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사회 환경과 시장질서, 민심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스포츠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선수구성을
면면히 살펴보고 백업 요원은 충분한지, 포지션별로 중복되지는 않는지, 1년 뒤 혹은 2~3년 뒤
주전과 후보선수 간의 공백은 발생하지 않을지 등 앞을 내다보고 있어야 한다.

기업이나 스포츠 팀을 이끌어 가는 리더의 지도역량과 유형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 조직의
특성에 따라 리더십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선수들과 협력하는 리더가 됐다가, 때로는
선수들 스스로가 답을 찾아내도록 유도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지시를
내리는 권위적인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선수들의 의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선수들의 자율과
권한을 존중하는 기본적인 마인드를 지니지 않으면 어떤 리더십도 통용될 수 없음이다. 이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즐기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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