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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생활체육에서 배우는 재미있는 세계사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인류사를 되돌아보면, 신체활동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강조되어 왔던 부분이다.
고대 원시시대의 신체활동은 자연환경과 투쟁하기 위한 생존의 수단이었기 때문에 차치하더라도,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민족·국가들은 그 목적은 달랐지만 한결 같이 체육을 중요시했다.


고대 중국, 이집트, 페르시아 다양한 운동 성행

기원전 10C 중국의 주(周)나라에서는 아이들이 15세가 되면 계절에 따라 궁술․무용을 가르쳤고,
수명을 높이기 위해 신운동(伸運動)과 호흡운동을 결합한 의료체조를 만들어 보급했다.

일찍이 고대 이집트는 스포츠가 생활의 일부분이었다. 특히 수영은 최고의 스포츠 중 하나.
오버 핸드 스트록(over hand stroke)이 하나의 영법으로 이 시대에 나왔으며, 인공 호흡하는 모습이
그림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귀족의 집에는 수영장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비록 군사적 목적이 강했지만, 페르시아는 강력한 군대를 만드는 수단으로 체력의 가치를 매우
중시했으며, 스파르타 역시 질주, 검술, 도약, 수영, 수렵, 레슬링, 권투, 구기, 승마, 투원반, 투창,
장거리 도보 행군 등 다양한 운동 종목이 성행했다. 스파르타 여성들은 건강한 어린이를 낳기 위한
방안으로 강한 운동과 구기, 무용이 권장되었는데, 그 신체의 아름다움은 아테네 여성들도 부러워할
정도였다고 한다.


 
고대 아테네, 체육을 통해 이상적인 인간상 구현

고대올림픽 발상지 아테네의 체육은 단순한 신체활동을 뛰어넘어 종합적 기능으로 발전했다.
즉 군사력 강화, 전인교육, 스포츠 심미성 등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이 시대에는
이미 체육을 통해 미(美)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상을 구현하고자 했다는 점이 새삼 놀랍다.

아테네인들은 체육활동이 즐거움, 건강, 자태의 아름다움을 주고, 사교성을 강화하는 등 완전한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필수요소라고 인식했다. 그리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명예를 얻고
인품 면에서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체육인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중세시대는 학문·예술적으로도 암흑기였지만 체육 역시 교회를 위해 싸운다는 목적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일종의 암흑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騎士)들이 배우는 교육과정에는
체육활동이 빠질 수 없었다. 청년들은 체육활동을 통하여 전투능력을 배양했으며, 용기와 예의,
명예를 얻고, 사교술을 키우기 위해 스포츠 기술을 습득했다.

근세에 오면서 체육활동은 더욱 강화된다. 1811년 6월에 독일이 베를린 근교 하젠 하이데(Hasen heide)에
체조장을 건설한 것도, 그 이듬해에 체육공원을 만들어 트랙, 높이뛰기, 평행봉, 뜀틀을 만든 것도
체육의 순기능 때문이다.

스웨덴 체조의 창시자 링(Ling. P. H)도 체육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강한 체력과 용기를
심어주려 했다. 덴마크는 나흐테갈(F. Nachtegall)의 노력에 힘입어 유럽 최초로 체육을
학교 독립교과로 채택한 국가가 됐다. 이들의 노력을 단순히 국가주의적 발상으로 평가절하하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 크다.

철학자·상가들도 체육활동의 중요성 언급

각 시대를 달리했지만 사상가들도 저마다 체육활동에 대해서는 일가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Socrates)는 “시민은 누구나 체육활동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고,
“육체의 미(美)와 힘(근력)은 단련 하면 얻어지는 것인데, 그것을 이루지 못하고 늙어간다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라고 했다.

플라톤(Platon)은 국가론 제3권에서, “운동과 음악은 다 같이 유아기 때부터 깊은 관심을 갖고
지도해야 하며, 그것이 전 생애를 통하여 연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역시, ‘행복론’에서 육체와 정신이 조화되어야만 ‘참인간’이라고 주장했는데, 4주덕
(지혜, 용기, 절제, 정의)의 하나인 ‘용기’의 덕(德)은 체육교육이었다.

의술활동을 전개한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신체활동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환자들이
병이나 허약으로부터 회복하는 수단으로 운동을 권했다.

중세와 근세에도 사상가들의 체육활동에 대한 인식은 맥을 같이한다.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는, “인간의 신체적·지적·정신적 생활은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상호 의존하고
있으므로 어느 측면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그들을 종합 결합해야 전인(全人)으로
성장한다고 했다.

베이컨(Francis Bacon)은 신체를 마음의 집으로 보고, “적당한 운동에 의하여 예방되지 않는
병은 없다”고 했으며, 로크(John Locke)는, “신체활동은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며 “스파르타식 훈련이 아니라 레크리에이션을 가미시켜 신체 발달을
도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사고력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인체의 사지(四肢), 감각,
기관을 단련해야 한다고 보고, 교육자들에게 설파했다. “당신이 담당한 학생의 지식을 강화하려고
한다면 신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운동을 강화하라”.

시대와 역사적 배경·환경은 다르지만, 생활체육은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임에 분명하다. 건강,
활력, 즐거움, 아름다운 신체 가꾸기, 사교, 오락, 교육차원, 군사훈련 등 스포츠 활동을
적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체육활동의 기본행위는 하나다.

‘신체를 움직여야 한다’는 것.
생각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실천이 중요하다. 우리도 열심히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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