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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장애인체육 ]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박탈 : 홍석만 선수(장애인육상선수)의 등급분류는 ?

                                                                                                     글 / 한희창 (한신대 외래교수)

2004 아테네 패러림픽 2관왕, 2008 베이징 패러림픽에서는 400m 세계신기록을 달성하고 금메달을 따낸 홍석만(35•제주장애인체육회)은 한국장애인육상의 우사인볼트라 불리운 육상의 간판스타이다. 하지만 ‘2010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그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광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는 홍석만이 800m에서 1분 42초16를 기록하며 2위 히로미치 준(일본)과 5초 이상 격차를 보이자 T53등급에서는 “복근이 아예 없어야 한다”는 이유로 장애등급을 T54라고 확정하며 한국국가대표 선수에게 불리한 등급으로 조정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장애인스포츠에서 등급분류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로 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을 하기 위하여 장애영역별에서 나타나는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하게 된다.
즉 등급분류는 장애인이 경기에 참여할 자격의 결정과 공평한 경쟁을 위한 유사한 수준의 장애그룹군으로 분류하게 되는 것이다.


홍석만 선수에게 맞는 등급분류는 무엇일까?

 
우리는 이러한 등급분류와 같은 소청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어떠한 대처를 하고 있는가?
지난 과거의 대회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홍석만 선수(T53)가 800m에서 1분 42초대를 기록한 것은 이미 4년전 말레이시아 FESPIC 대회에서의 기록과 같다. 또한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의 기록 보다 더 좋은 기록은 아니기 때문이다.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800m결승결과


즉 단순히 기록만으로 홍석만 선수의 등급을 조절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며 두번의 장애인올림픽과 많은 세계선수권대회 참여 등 모두 T53등급으로 대회를 참여해 왔다. 하지만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확실한 답변 없이 등급분류변경을 한 것은 대회운영진의 오점을 만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홍석만 선수에게 있어 2010년은 최고의 컨디션으로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200m (25.57), 400m(47.36), 800m(1:34.91)로 3관왕을 차지하며 3종목 모두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휠체어추진(Wheelchair propulsion) 기술(skill)의 향상과 훈련원에서의 훈련효과에 따른 결과이다. 특히 대한장애인육상연맹에서는 2010년을 한국장애인육상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목표아래 인력의 전문성확보와 재정확보, 그리고 이천장애인체육종합 훈련원의 사용 등 기존의 대회보다 많은 노력과 철저한 훈련이 이루어 졌는데 광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와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되어 더욱 아쉽게 느껴질 뿐이다.

기대를 많이 하였던 만큼 실망도 크지만 대회조직위의 결정을 보면서 이번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대처가 필요할 뿐이다.. 특히 장애인체육회 및 대한장애인육상 연맹에서는 장애등급 분류의 의의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애인스포츠의 기본이 되는 등급분류에 대한 국제적인 변화에 맞춰 장애인육상 등급분류사 들의 장애인육상 등록선수의 등급에 대한 재분석과 연맹에서는 장애인육상의 국제적인 향후를 살펴보고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을 위한 재정비의 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의 스포츠는 이벤트로 자리매김하면서 현대사회의 스포츠 대회가 추구하는 가치인 스포츠맨 십, 페어플레이, 평화, 우애등 공동체이념을 내포하고 있다.
 

                                                  장애인육상 등급분류

        ※홍석만 선수(35)의 육상등급(IPC Athletics Classification)은 T53.

 

                                                                                    사진출처:대한장애인체육회


그러나 실질적으로 국제스포츠 대회가 구현하고 있는 상징들은 국기, 국가, 성화, 시상식 등과 같은 국가적 요소들을 포함하여 나타내고 있으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자국의 경제적 이익 및 국력의 신장으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엘리트 체육부문의 상대적 특성을 고려한 국제스포츠 무대에서의 위상 유지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등급분류와 같은 제도적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본다.
특히 한국에서의 장애인육상 등급분류제도에 대한 현안으로 1)의학적 등급분류 vs기능적 등급분류, 2) 분류기준의 차이, 3) 경계수준의 선수, 4) 등급분류사간의 편차 등이 제기 되었던 점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안적 문제들로 인하가 국제대회에서 선수 및 국가적 차원에서 피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메달경쟁이라는 국제 경쟁력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 엘리트분야의 제도적 검토는 불가피 하며 2012년 런던장애인 올림픽에 타국 견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및 준비도 다시 시작하는 시점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광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일을 계기로 한국장애인육상이 한층 더 발전적인 모습으 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첫째,  국내등급분류의 현안적 문제 해결
둘째, 국제대회에 걸맞는 국내대회의 개선을 통한 자국력 확대.
셋째,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등급분류의 체계적 재정비.
넷째, 등급분류사의 인프라구축 및 국제경기 파견을 통한 적극적인 외교력 강화등

이러한 등급분류와 관련한 행정적, 재정적인 경쟁력이 갖춰져야만이 국제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을 것이며 국제등급분류사들의 확대 및 등급분류체계 구축만이 한국장애인육상의 발전에 국제경쟁력강화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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