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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추석, ‘민속놀이’로 우리의 명절을 향(享)하자

                                                                                                    글/유수진(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추석(秋夕),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말은, 그 뜻만큼이나 ‘추석’을 생각하는 이의 마음에 큰 ‘보름달’을 품게 한다. 흔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사람들의 마음과 입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처럼, 예로부터 추석은 우리에게, 우리민족에게 크고 설레게 다가왔다. 그러나 오늘날, 이와 같은 ‘풍성한 추석’의 분위기는 예전만큼이나 그 ‘흥’(興)과 ‘재미’를 담지는 못하는 듯하다. 이는 비록 ‘민족의 최대 명절’이라 불리는 ‘한가위’이지만, 추석에 온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기도 힘들뿐더러, 모이더라도 온 가족이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추석문화가 온전히 형성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부터 추석에는 온 친척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 ‘즐거운 놀이’(민속놀이)로 밤낮을 보내며 추석의 재미를 찾았었는데, 오늘날은 어떠한가? 곰곰이 지난 추석들을 되뇌어 보자. 혹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모여 ‘담소’를 나누며 추석을 지내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추석특집 프로그램’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다른 연휴처럼 추석을 보내진 않았던가? 만약 이 질문에 ‘머쓱’해진 독자가 있다면, 이번 추석에는 전통스포츠인 ‘민속놀이’로 온 가족이 ‘한가위의 흥(興)’을 더해보는 것은 어떨까?

‘추석’을 맞이해,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추석에 즐겼던 ‘민속놀이’를 되짚어보고, 더불어 이번 명절에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추석맞이 전통문화행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통 스포츠인, 민속놀이


1. 가마싸움

가마싸움은 경상북도 의성지방에서 전래되는 놀이로 일명 자메쌈 또는 가마놀이라고 불린다. 추석이 다가오면, 아이들이 두 패로 나누어 힘과 지혜를 겨루어 싸웠던 일종의 편싸움이다. 편을 나누어 각기 가마와 기를 만들고 연습을 하며 가마싸움을 준비하는데, 추석날이 되면 ‘기’(旗)를 내세우며 각기 자기 마을을 돌면서 응원을 한다. 그러면 온 마을사람들이 나와 아이들을 격려한다. 그렇게 마을을 돈 후, 넓은 마당에 모이면 진정한 의미의 ‘가마싸움’이 시작된다. 양 편이 각기 상대편의 가마에 접근하여 먼저 가마를 빼앗거나 부수면 이기는 놀이인데, 이긴 측은 빼앗은 깃발을 들고 마을을 다시 누비며 승리를 만끽한다. ‘가마싸움’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과 전시물은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체험할 수 있다.
 




2. 소놀이

소놀이는 지방에 따라서 '소먹이 놀음', '소놀이굿', '나무쇠 놀음'이라고도 한다. 이 놀이는 주로 경기와 황해도 지방에서 성행하던 것인데, 놀이하는 방법에는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소를 만드는 재료는 한지(韓紙)에 흙빛 물감을 칠하고, 들기름을 먹인 것인데 어른 두 사람이 들어갈 만하게 큰 소를 만든다. 그 속에 앞이 되는 한 사람과 뒤가 되는 한 사람이 들어가 허리를 구부린다. 그러면 뒷사람이 두 손으로 앞사람의 허리를 껴안고 소걸음같이 걸으며 한 사람의 소몰이꾼에게 끌려 같이 가는데, 뒤에는 일행으로서 농악대가 뒤따르며 마을의 여러 집을 돌아다닌다. 비교적 부유한 집을 찾아가서는 소울음 소리를 내고, 앞에서 소를 끄는 소몰이가 대문을 두드려, "이웃집 소가 배가 고파서 왔습니다. 짚여물과 쌀뜨물을 어서 좀 주십시오" 하며 소울음 소리를 내면, 그 집 주인이 나와서 그 사람소와 일행을 대문 안으로 맞아들인다. 그러면 일행은 그 집 마당에서 한바탕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놀이를 벌인다. 이윽고 술과 여러 가지 음식이 나오고 이들 일행은 밤이 이슥할 때까지 마을의 여러 집을 돌아다니면서 논다. 오늘날에는, ‘양주 소놀이굿’이 중요 무형문화재 7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매년 정기공연과 상설공연을 통해 ‘소놀이’를 즐길 수 있다.




3. 강강술래

강강술래는 전라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온 민속놀이로, 일반 대중들에게 친숙한 놀이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되어있는 이 놀이는 주로 팔월 한가위에 여성들이 노는 놀이인데 여성놀이 중 가장 정서적이며 율동적인 놀이이다. 고대 부족사회의 공동축제 등과 같은 모임에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뛰어 놀던 단순한 형태의 춤이 강강술래의 기원으로 추측된다. 목청이 빼어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뒷소리를 받으면서 춤을 춘다. 이렇게 노랫가락에 맞추어 여러 형태로 원을 변형시키며 문열기, 기와밟기, 가마둥둥, 닭살이, 남생이 놀이 등 재미있는 춤 놀이를 벌이는 것이다. 강강술래는 현재까지도 많은 곳에서 ‘놀이’로 행해지고 있는데, 특히 오는 9월 17일에는 호매실동 상촌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서수원 한가위 강강술래 한마당’이 개최된다. 전통놀이인 강강술래를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시작하게 돼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이 행사는, 오는 17일 저녁 7시 LG빌리지아파트에서 길놀이를 시작해, 7시30분부터 9시까지 상촌초등학교에서 강강술래 본행사가 개최된다. 참여자들은 남생아 놀아라, 꼬리잡기 등 10종의 강강술래를 풍물패와 함께 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전통의 놀이를 보존해 나갈 예정이다.



 

추석에 즐기는 행사


표에서 언급한 것과는 별개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어린이 민속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의 민족문화에 대한 전시물을 무료로 관람하고, 제기나 투호 등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일 년 내내 제공되고 있다.

이번 추석, ‘대(大)명절’답게 그 분위기를 ‘가득’ 담고 싶다면,
온 가족 모두 한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민속놀이 해보는 거 어떨까? 윷놀이, 씨름, 투호 등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온 가족 모두가 눈 마주치고 즐길 수 있다면! 혹은, 여건이 된다면 위에 소개한 ‘추석맞이 행사’에 참여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명절 분위기’ 흠뻑 느낄 수 있겠다. 이번 한가위는 ‘민속놀이’에 ‘눈’돌려(向), 추석을 누려보자(享)!

 

                        ‘어린이민속박물관’에 놀러온 아이들이 제기와 투호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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