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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할수록 매력만점, ‘여성 스포츠 동호회’ (사회인 여자 야구단, ‘WT Friends'를 만나다.)

     

                                                                                              글/ 유수진(연세대학교 교육학과)  


매미소리마저도 무덥게 느껴지는 여름, 하지만 대한민국은 이 무더위를 무색하게 할 만큼 ‘스포츠’에 대한 열기로 더욱 뜨거웠었다.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프로야구’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과 집중은 ‘보는(관람) 스포츠’에 한층 더 ‘생생한’ 활력을 가져다주었고, 동시에 대중들 또한 응원을 통해 경기를 즐김으로써 ‘관람 스포츠 문화’가 보다 풍성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뿐만이 아니다.

‘보는 스포츠’와 더불어 개인이 직접 스포츠에 참여하고 행하는, ‘참여 스포츠’ 또한 이 ‘뜨거운 여름’ 속에서도 그 인기와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건강한 삶’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져가면서 ‘스포츠’는 ‘의식주’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차지하는 ‘하나의 생활’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더불어 ‘스포츠’를 통해서 사람들은 ‘건강’은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친교’ 또한 함께 누리고 있다. 이는 ‘스포츠 동호회’를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동호회’를 통해 ‘스포츠’를 즐기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우정과 친밀감’도 함께 나누는 ‘생활 스포츠 문화’가 활발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혹은 현재까지도 생활 속에서 ‘스포츠 동호회’는 ‘남성’중심의 동호회가 일반적이며 활성화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구기 종목에서의 ‘축구나 야구’ 등의 ‘비교적’ 체력을 많이 요구하는 운동들은 여성들보다는 남성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접근이 용이해, 그와 관련된 동호회 또한 ‘여성’보다는 ‘남성’들에게 편중되어 활발히 이루어졌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일상화되면서, 일반인에게는 특히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 동호회는 곧 ‘남성 생활 스포츠’라는 ‘자연스러운(?) 인상’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성들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람’뿐만 아니라 ‘직접 하는 스포츠’에 관한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여성들이 쉽게 참여하기 어려웠던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 또한 ‘여성 동호회’의 수가 꾸준히 늘어감에 따라, 그 운영과 참여의 열기 또한 ‘남성’ 못지않게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따르면 2004년 ‘한국여자야구연맹’이 탄생한 이후, 현재 총 23팀의 ‘사회인 여성 야구팀’이 운영되고 있으며 총 400여명의 여성들이 소속되어 참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뙤약볕’ 속에서도 여성들을 ‘직접 뛰게 만드는(?)’ 스포츠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회인 여자 야구단, WT Friends’를 통해 ‘여성 스포츠 동호회’의 매력에 빠져보자.


‘뜨거운 더위 보다 더 핫(hot)한 그녀들!’

이 무더운 더위보다 더 ‘뜨거운 그녀들’이 있다! 그들은 사회인 여자 야구단, ‘WT Friends!’
2008년 창단 이후, 현재 약 250여명의 회원 수를 가지고 있는 'WT Friends'팀은, 매주 주말마다 15여명이 정기적으로 모여 경기를 포함한 야구연습에 한창이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중반까지의 다양한 연령은 물론이고 다양한 직업과 삶의 모습을 가진 여성들이'WT Friends(완전 소중하고 따뜻한 친구들)'라는 ‘같은 이름’을 가지고, 매주 모여 자신들이좋아하는 ‘야구’를 함께 즐기는 모습이 그들의 ‘팀 이름’만큼이나 소중하고 따뜻했다. 


                                                            WT Friends 야구단


필자가 방문한 8월21일(토)에도, 어김없이 야구연습에 몰입한 'WT Friends'선수들의 모습은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마저도 부끄럽게 할 만큼 열정적이고 동시에 유쾌했다. 그날은 마침 ‘사회인 남자 야구단인 DD916’과의 경기가 오전 9시로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정도 연습을 가진 후 경기가 진행되었다. ‘남성 팀’을 상대로 ‘야구 경기’를 한다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이닝마다 꼼꼼하게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하고, 서로에게 응원하는 모습이 그야말로 ‘프로’ 같았다. 

 
'WT Friends'팀에 소속된 최수남(외야수)씨는 주중에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주말에는 ‘여성 야구인’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KBS에서 방영하는 ‘천하무적 야구단’에서 ‘천하무적 야구단’팀이 한 ‘여성 야구단’과 경기하는 것을 본 후, ‘나도 야구를 배워봐야겠다.’라는 생각이 계기가 되어, 이 팀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 약 1년 정도의 ‘야구 생활’을 즐기고 있다. 평일은 직장생활을 하고,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 모두 ‘야구를 하는 생활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월요일이 되면 몸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즐겁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사회인 남자 야구단 DD916'과의 경기 전


작년 시합 때는 경기 도중, 공에 눈이 맞아 멍이 든 적도 있었지만, 그러한 부상들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만큼 그의 ‘야구’에 대한 열정과 ‘WT Friends’팀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또한, 최혜정(내야수)씨는 현재 전라북도 군산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주말마다 ‘야구’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뜨거운 선수’이다. 매 주말마다 오직 ‘야구’를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야구를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야구를 안 하면, 야구와 소속팀이 매우 궁금해지고, 야구는 남들이(특히 여성) 잘 안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더욱 하면서 재미있다.”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야구는 직접 해보아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다.”라고 웃으며 덧붙였다. 또한 그는 현재 ‘여성 야구단’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일반 여성들의 관심과 참여가 ‘남성’들에 비해 저조함을 아쉬워했다. 특히, ‘여성 야구단’에 대한 여성들의 참여와 인프라는 ‘서울’과 ‘지방’의 지역차가 커, 팀원 모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방’ 같은 경우 ‘여성 스포츠 동호회’를 만들기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경기는 ‘7이닝 초’까지, 오후 1시를 넘어서야 마무리 되었다. 비록 경기는 이기지 못했지만 ‘남성 야구단’과의 경기를 통해, 8월 28일에 있을 ‘2010 KBO총재배  전국여자야구대회’를 준비하는데 충분한 연습경기가 되었다. 경기 이후에도, 점심을 미룬 채 ‘WT Friends’의 연습은 계속되었다. ‘프로야구도 자외선이 강한 낮 한때는 경기를 안 하지 않느냐며’ 투정부리는 가운데서도, 땀으로 얼룩진 몸을 이끌고 금세 운동장으로 뛰어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대단함과 동시에 볼수록 활기가 넘쳤다.   

그들은 확실히 ‘프로 선수’들 못지않게 야구를 즐기고 동시에 ‘여성 스포츠 동호회’의 매력에 매료되어 있었다.

  WT Friends 소속인 이모를 응원하며, 동시에 아이들도 직접 해보며 야구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여성 누구나 야구를 좋아하면, 와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WT Friends'선수들, 그들의 바람처럼 ‘보는 스포츠’를 넘어 ‘직접 뛰는 스포츠’ 또한 많은 여성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여, ‘여성 스포츠 동호회’가 ‘건강’과 동시에 ‘친교’도 함께 누리는 ‘사교형태의 생활 스포츠’로 더욱 일상화되어 발전하면 어떨까. 생활 속에서 여성들이 ‘스포츠’를 쉽게 즐기고 함께 향유하는 ‘여성 스포츠 동호회’가 하나의 ‘유쾌한 문화’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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