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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학스포츠여, 부활하라!


                                                                              글/김민정(연세대학교 대학원 스포츠레저학과)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대명제 아래 우리나라는 초, 중, 고, 대학교 할 것 없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유럽이나 북미처럼 처음 학생선수의 개념이 도입될 때부터 공부와 운동의 병행에 관한 가치관을 심어준다거나 제도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경기력 향상의 문제와 학교 체육 문제 등으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혹은  혹독한?) 엘리트 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다. 물론 필자도 그 문제로 인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다’라는 포부를 매번 밝히며 힘겨운 중,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어찌 보면, 외국에서는 당연한 것을 그 때는 왜 그렇게 내겐 힘든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현재까지 국가에서는 크고 작은 형태로 항상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고, 최근 대학교 내에서도 그 노력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해 시작된 대학축구리그(U리그)에 이어 올해는 대학농구리그가  시작되었고, 이와 더불어 선진국형 대학 스포츠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회의(KUSF)가 출범되었다. 그 노력 중에서도 요즘 대학교 체육관을 달구기 시작한 대학농구리그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1. 대학농구 인기의 부활
 
사실 예전 대학 농구 인기에 대해서는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지금의 프로농구보다도 더 인기가 있었다는 그 시절, 이상민, 우지원, 현주엽 등의 스타들이 오빠부대를 이끌며 웬만한 연예인의 인기를 능가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들. 사실 올해 시작된 대학농구리그를 지켜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시대가 다시 도래 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최근 체육관 주변에 케익이나 음료수를 사오는 여학생들은 물론, 사진기를 들고 연습 장면을 계속 찍어내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나는 젊은이들의 땀과 열정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제 강의 시간에 강의를 듣는 학생들과 해가 지기까지 체육관을 땀과 기합으로 메우는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이 아니다. 강의에 참석하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훈련에 임하는 우리의 학생선수들인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열정과 패기만으로도 충분히 더 이상 선수가 아닌 대학생으로 인정받으며 같은 학교의 학생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당당히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평일 지방에서 며칠간 열리던 기존의 대회와는 다르게 이제 학교에서, 강의가 끝난 평일 오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학생으로서의 동질감을 갖고 응원해 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예전의 대학 농구 인기는 충분히 능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진출처: 연합뉴스


2. 프로농구 못지 않은 이벤트

기업이 후원하고 치어리더가 흥을 돋우는 프로농구와는 달리 대학 농구리그 자체만의 분위기를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혹시 교내 체육관의 관중이라고는 그 선수들의 학부모들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에서 몇몇 학교에서만 관중이 많을 수 있겠지만 내가 본 경기들은 예상 밖이었다. 2010 대학농구리그 개막전은 대한민국 최고의 라이벌인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기로 지상파인 KBS 1TV가 전국으로 생중계를 했었다. 양 팀은 응원단은 물론, 장내 아나운서까지 등장 해 경기의 재미를 더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계속 진행되는 각 학교의 리그전에서도 많은 이벤트들이 벌어졌었다. 장내 아나운서 도입 및 마스코트 인형을 쓴 학생의 재롱,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프타임의 각종 이벤트들은 프로농구 버금가는 재미를 선사했다. 관중석의 여학생들을 코트로 불러 자유투 성공 시 상품 증정, 관중에게 퀴즈를 내어 맞춘 관중에게 간식 배달, 학교 댄스 동아리의 화려한 공연 등은 공부를 하다 경기를 보러 잠깐 들른 학생들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아직 모든 것이 체계적이고 전문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각 학교에서 노력한다면 대학농구리그를 충분히 대학의 중추적인 스포츠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3. 부담 없는 시간, 부담 없는 가격

대학교 내에서 제일 붐비는 곳은 다름 아닌 도서관일 것이다. 도서관에서 학생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며, 취직문제, 성적관리 문제 등에 한 숨을 내쉬며 매일 피곤에 지친 모습들뿐이다. 그들이 소리치고 환호하며 즐길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부족한 곳이 요즘의 대학교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게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대학농구리그’라는 것을 발견했고,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체육관으로의 손짓만 하면 된다. 체육관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할 만큼 멀지도 않다. 입장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벤트에만 잘 응모한다면 간식거리도 보장된다. 공부가 제일 쉬웠다는 일명 ‘공부의 신’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루 종일 공부했다는 사람보다 집중을 강조했고, 휴식을 동반해야 한다고 했다. 보통 대학농구리그 경기 시간도 강의가 거의 끝나가는 오후 5시 정도에 잡혀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다 지친 저녁 식사 전,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학교 측에서도 경기 응원문화를 통해 충분히 학생들의 애교(愛校)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 여겨진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학농구리그’를 통해 다시 한 번 가슴 속 불씨를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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