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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사람들은 왜 운동할까?

                                                                                       
글 / 김혁출 (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웬만한 사람이면 자기만의 운동 하나쯤은 갖고 있다.
출퇴근하면서 걷기운동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트레칭으로 신체리듬을 조절하는 사람도 있다.


매주 등산을 하면서 일상의 찌든 때를 씻어내는 동호인이며,
조기축구회나 건강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하여 윤택한 여가생활을 하는 사람도 많다.

동호회 하나에 만족하지 못해 두개 이상의 종목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때에는 운동하지 않으면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생활체육=건강’ 이라는 일차원적인 해석은 버려야

그럼
사람들은 왜 운동할까? 건강해지려고?

물론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기 마련이다. 죽을 병에 걸린 사람도 운동 열심히 하면 낫는다고 하니,
그건 당연한 대답이다. 하지만 건강만을 위해서 운동한다는 논리는 이제 더 이상 신선한
버전이 될 수 없다.


작금의 사람들은 단순히 건강해지려고만 운동하지 않는다.
운동을 통해서 더 많은 것들을 얻으려고 한다.
S라인 몸매관리를 꿈꾸는 여성들이나 울퉁불퉁한 알통을 만들려는 남성들은 멋진 외모를 위해
운동을 즐긴다.


기업인들이나 정치인들은 골프나 등산을 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
알록달록 유니폼을 입고 페달을 밟는 은륜의 할머니부대들은 자전거동호회가 일종의 사랑방이다.
배드민턴을 열심히 하는 부부 혹은 부녀·모자. 그들은 운동을 통해서 사랑을 키우고
세대의 벽을 넘는다.


공원이나 한강 둔치에 가면 고난이도를 연습하는 인라이너들이 있고,

연거푸 넘어지면서도 외발자전거를 타는 청소년들이 있다.
게다가, 에스보드니 쿼드라인이니 플로랩이니 별 희한하들이생긴 보드를 타는 젊은이들도 많다.

그들은 보기에도 아찔한 것들을 타면서 자기희열을 맛본다고 한다.
그들에겐 운동 자체가 기쁨인 것이다.


생활체육은 이제 자기발전을 위한 기호수단


이렇듯 운동이란 건강증진이라는 낮은 단계로부터 시작해서 사교수단, 사업목적, 자기계발
혹은 자기실현을 위한 기호수단
으로 바뀌고 있다.
때문에 운동을 즐기는 양상도 과거의 그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줄넘기를 하더라도 하나 둘~ 숫자 세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함께 색다른 동작을
섞어야 제 맛이고,
그냥 자전거보다는 누워서 타는 자전거, 둘이서 타는 자전거,
산악자전거가 인기를 끈다.
라지볼, 그라운드골프, 필라테스, 리권, 태보, 아쿠아로빅 등
이름조차 복잡한 뉴스포츠의 등장은
고전적인 형태의 스포츠에 재미를 더하려는 시대흐름의
당연한 결과로 봐야한다.


모험스포츠가 날로 늘어나는 것도 스포츠의 기능을 건강증진이라고 하는 일차원적인 해석을
무색케 한다.
하늘을 한 번 날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오르는 패러글라이더,
보는 이들마저 숨 막히게 하는
X-게임 동호인들. 까무러치면서도 기어이 뛰어내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번지점프 마니아들,
왜 두드려 맞아가면서 글러브를 끼느냐는 질문에 씩~ 웃으며
답하는 이종격투기 수련생들.
그들은 스포츠를 통해 색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다.

품격 있는 생활체육을 위해 체육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스포츠의 퓨전화, 모험스포츠의 등장 등 스포츠의 새로운 패턴은 생활체육의 개념조차
익숙하지 않던
1980년대에 비하면 실로 상전벽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20여 년 전에는 직장이나 각급 학교, 대학 동아리 등에서 단합목적 또는 이벤트의
일환으로
체육대회를 열었던 것이 생활체육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종목도 축구, 배구, 탁구, 달리기 등 고전적인 종목에 국한되었고,
그마저도 여성들의 참여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다행히도 88 서울올림픽은 생활체육의 분기점이었다.
1990년대부터 우리사회는 생활체육 동호회가 붐을 이루게 되고,
건강달리기나 걷기운동, 등산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스키․골프 등 고급스포츠가 활성화된 것도 이 무렵. 각종 생활체육대회와 동호회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동호인들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체육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대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민생활체육회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고민은 현재진행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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