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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운동, 신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비결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운동하는데 어디 계절이 따로 있을까?
공원에서 열심히 걷는 사람, 혼자서 중얼거리며 뛰는 사람,
학교운동장에서는 조기축구회 동호인들이 소리를 지르며 뻥뻥 공을 찬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사람들 역시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아침에 운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녁시간대에 하는 사람도 많다.
더러는 점심 무렵 규칙적으로 운동한다고 한다.


혼자서 운동하면 무슨 재미가 있나

이렇듯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운동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종목을 선택하건, 운동량과 운동장소를 선택하건 그건 전적으로 개인 몫이다.
스스로 운동 시간을 정해놓고 스스로의 룰에 의해 실천하면 그만이다.
새벽운동 시간 좀 늦을 수도 있다. 힘들면 빨리 마칠 수도 있다. 누구로부터 간섭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혼자서 운동하면 심심하기도 하다. 금방 싫증이 나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반해 여럿이 함께 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서로가 격려를 해 줄 수 있어 오랫동안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
여럿이 운동하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나’ 어떤 결혼정보회사 광고카피처럼 운동 역시 여럿이 함께하면
재미가 두 배 된다.
운동이란 건 반드시 ‘건강’ 혹은 ‘체력증진’을 위해서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옷을 입고, 밥도 먹으면서 운동은 왜?

우리가 옷을 입는 건 반드시 추위를 막기 위해서 입는 게 아니다.
옷을 입는 즐거움이 있다. 계절에 맞는 옷감을 선택하고 특히 색상을 고려하여 코디한다.
같은 옷이라고 하더라도 뚱뚱한 사람과 날씬한 사람이 입는 방법이 다르고,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기도 한다.
이제 옷은 ‘자기표현의 즐거움’이라고 해야 옳을 듯 하다.

음식을 먹는 것도 반드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게 아니다.
역시 맛의 즐거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느 음식점에서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고,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서너 번 반복해서 먹질 않는다.
먹는 즐거움을 더 느끼기 위해 먼 길을 가기도 한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는 ‘건강증진’ 이상의 것들을 얻는다.
함께 뛰면서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배려하는 미덕을 배운다.
주어진 룰 틀 속에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며 그 과정에서 경쟁의 생산성을 얻는다.
운동 끝나고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마저 정감 있다. 그걸 ‘즐거움’이라고 한다.
여럿이 함께하면 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함께 등산, 운동하면서 인생을 이야기 하다.

이웃의 어떤 중년의 부부는, 입시공부에 힘겨워하는 자녀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운동을 선택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남매들과 대화할 시간조차 부족했다고 한다.
그런데 주말 규칙적으로 함께 등산하면서 대학진학과 적성, 인생진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정년퇴직 후에 집안에서만 무료하게 지내던 노신사가 있다.
그는 우연히 게이트볼을 접하게 되면서부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한다.
답답하고 의욕조차 없었던 그는 이제, 매일같이 운동장에 나가 게이트볼도 즐기고,
같은 연배의 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 여가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이름만 대도 알만한 모 기업체 CEO는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기업경영에 관한
토의도 하고 서로의 생각을 읽는다고 한다. 또한 저명인사들 중 상당수는 운동을 하면서
사업을 구상하고, 두툼한 인맥이 형성되어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얻는다고 한다.
여럿이 함께 운동하면 사업적으로도 큰 장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재미없는 ‘운동’은 ‘노동’과 다를 바 없어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운동할 때 두뇌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발표
가 있었다.
 영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은 쥐실험을 통해,
‘여럿이 함께 달린 경우’가 ‘고립돼 달린 경우’보다 스트레스 물질인 부신피질 호르몬이 억제됨을
밝혀냈다고 한다. 운동 중에도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결국 같은 운동이라고 할지라도 여럿이 함께 하는 과정에서 더 큰 효과를 얻게 되며
즐거움도 커지는 셈
이다.

때에 따라서는 혼자 운동할 수밖에 없지만, 가족과 함께, 이웃·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면 그 자체가
사회활동의 연장이다.
어차피 즐기기 위한 운동,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모로 가도 서울 가면 된다’ 는 식으로 무조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운동의 의미를 너무
축소 해석한 것이 아닐까?

노동과 운동의 효과가 다른 것은 바로 운동 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얘들아 엄마, 아빠와 함께 운동하자” “김대리 우리 같이 운동 할까?”
서로 꼬셔보자.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