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영식 (한국교원대학교)
“체육”이라는 말만 들어도 귀가 번쩍 눈이 번쩍 하는 재욱이가 있는가 하면... ‘아...또 체육...’하며
갑자기 온몸이 쑤신다는 윤지도 있습니다.
“운동장으로 나가서 줄 서세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면 오늘도 재욱이와 윤지는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지고 운동장으로 나갑니다.
운동장에는 벌써 많은 아이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네요. 오늘따라 스탠드 한 구석으로 아이들이
모여듭니다. ‘뭔일이래~’ 재욱이와 윤지도 스탠드 앞으로 목을 쭉~ 뺍니다. 뭔가가 종이에 가려
써있네요. 선생님이 나오십니다. 수업이 시작되려나 봐요. 물론 우리는 이미 체육부장과 함께
약속된 준비 운동을 마쳤지요. 자. 이제 선생님께서 오늘 수업할 내용을 알려주실 텐데요.
우리 아이들이 신나는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과제를 제시 하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1.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아라!
드넓은 운동장에서, 햇볕은 내리쬐고, 모래들이 만져달라고 속삭이는... 그... 상황에서 당연히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이 들리지 않겠죠. 어허.. 재욱이는 벌써 머릿속으로 공을 차기 시작합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 보자구요. 재미있는 조작자료, 좋습니다. 멋진 동작의
그림, 좋습니다. 신나는 음악을 틀어볼까요? 매 시간마다 준비하기가 힘드시다구요? 간단한 손뼉.
약속된 동작. 자신있는 호루라기 삑삑 불기는 어떨까요? 선생님들의 장기를 한번 발휘해보자구요.
2. 과제설명 구체적으로, 분명히 하라!
이제 아이들의 눈이 모두 선생님을 향합니다. 이때! 과제를 분명히 전달하는거죠.
“오늘은 매트에서 구르기를 합니다.” 라고만 설명을 합니다. 재욱이도 갸우뚱 윤지도 갸우뚱
이네요. ‘뭘 어쩌라는거?’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럼 구체적이고 분명한 설명을 곁들여 볼까요?
“오늘은 매트에서 손 짚고 앞구르기를 할거에요. 양손은 이렇게 어깨넓이로 벌리고 매트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설명만으로 부족하다면 직접 시범을 보여볼까요? 동작이 자신이 없다면 오호. 재욱이... 그래...
“너 나와봐~ 선생님 설명대로 한번 굴러볼까? 오~ 잘했어. 이 동작은 정말 깔끔하고 좋았어요.
그럼 이번에는 머리를 좀더 안쪽으로 대볼까?” 윤지도 고개를 끄덕이네요.
3. 과제이해 잘 되었는지 확인하라!
다들 고개를 끄덕이네요. 눈빛이 흐려진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건희가 보입니다. “건희야,
오늘 어떤거 해본다고 했지? 아~ 그렇지... 그래. 그럼 아까 재욱이를 보니깐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잘 구를것 같지? 그래그래. 잘 알고 있네요.” 웃는 눈동자에 힘이 실린 아이들......
좋습니다!
4.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고 반복하라!
드디어 미리 준비해둔 자료가 선보입니다. 한번 들으면 까먹거든요. 맨날 해야할 일을 깜빡하는
저는 책상 달력에 할 일을 빼곡히 적는데... 저만 그런건 아니겠죠?
매트 운동은 목이 다치기도 쉽습니다. 스탠드 앞에 서 있던 보드를 꺼냅니다. 종이를 벗기니
‘오늘의 활동. 이것은 조심하세요!’ 내용이 보이네요. 구르기 방법을 설명하고, 또 구르기 활동할
때 주의할 점들이 적혀 있습니다. 윤지와 재욱이는 활동 중 수시로 보드판을 보고 내용을 확인
할 수 있겠죠?
참. 오늘의 활동 후에 이루어지는 평가 내용과 기준도 볼 수 가 있네요. 다시 한 번 설명해줍니다.
이제 활동이 시작됩니다. 모둠별로 준비되어진 매트로 가서 구르기 활동을 시작합니다. 목이
부러지지나 않을까 걱정하던 윤지도 미끌어지지 않게 고정되어진 폭신한 매트에 엎드려보고는
줄을 서네요. 모둠친구 6명이 순서대로 구릅니다.
어. 재욱이가 놀고 있습니다. 너무 시시하답니다. 조금만 더 부지런했다면 코스별로 다양한
단계의 활동을 준비했을 것을...... 하지만, 다행히 여분 매트를 더 준비했습니다.
“무릎을 펴고 구르기를 시작해볼까? 무릎 펴고 구르기는......”“이번에는 일어설 때 무릎을
펴볼까?”“자 그럼 또 다른 어떤 방법으로 구르기를 할 수 있을까?”
정윤이가 다가옵니다. 재현이도 오네요.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르기를 시작합니다. 윤지가
울상이네요. 남들은 쉽게 구르는데 윤지는 마음대로 되지 않은가 봅니다. 몸을 둥글게 숙이는
것도 배가 볼록 나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면, 윤지는 팔을 쭉 펴고 옆으로 굴러볼까?” “이번에는
반대로 굴러보자.” “무릎을 굽혀보자. 머리가 무릎 쪽으로 점점 다가가네. 조그만 더 당겨볼까?”
멋지게 구조화된 과제를 한 가지 내어주는 것으로 수업이 끝나리라 생각하진 않으셨겠지요?
우리 재욱이와 윤지를 위한 조금 높은 수준, 조금 낮은 수준의 과제들도 미리 준비를 해 두셨을
겁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일정한 수준의 과제를 내어보도록 하는 시간을 줘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둠별로 과제를 만들면서 서로 배워가는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우리 예쁜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좋은 체육수업을 만들어가려는 선생님의 노력에 아이들의 마음을 더해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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