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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 안전사고는 사전 징후가 있다

스포츠 안전사고는 사전 징후가 있다

 

글/ 정재협(부산대학교 스포츠과학부)

 

   ‘농구대통령’ 허재 전 남자국가대표팀 감독의 왼손 새끼손가락은 구부러진 채 굳어있다. 스타출신의 허재 감독은 굳은 손가락을 남한테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 농구 최고 스타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인대가 끊어졌는데 제때 치료를 하지 못해 손가락에 이상이 생겼다. 주변 사람이 손가락이 왜 그렇게 됐느냐고 물으면 “요즘은 손가락을 다치면 곧바로 치료받지만 예전에는 테이핑하고 진통제 먹고 그냥 뛰었다”고 귀띔했다.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도 부상 치료를 제 때에 하지 않아 고질적인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안전과 부상에 대한 주의를 세심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국을 비롯한 스포츠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안전을 총괄적으로 담당하는 스포츠안전기관(국)을 설립해 스포츠 안전의식 함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스포츠 안전에 대한 교육을 통해 국민의 스포츠 안전의식을 높이고 스포츠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안전재단은 스포츠 상해와 시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공제 및 교육-홍보사업, 안전의식 캠페인·지원 사업, 스포츠안전연구 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 미래 스포츠를 이끌어갈 체육대학(원)생 대상 스포츠안전교육을 시행했다. 시범적으로 수도권 대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하였는데, 70여 명의 교육생이 참여했다. 올해에는 지난 달 19(수)일 경상권부터 교육을 시작해 전라권, 강원권,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5차에 걸친 교육이 진행된다. 경상권 교육이 부산대학교에서 열려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스포츠안전교육 강의 장면 / 출처 : 정재협 기자)

   16명이 참여한 경상권 교육은 스포츠안전재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교육 순서 안내로 시작했다. 교육은 한국체육대학교의 장석왕 교수님이 진행하셨다. 교수님은 서로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게임과 재미난 얘기를 하여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주셨으며, 4명씩 조를 만들어 수동적인 교육이 아닌 활동적인 교육이 되도록 했다. 교육의 중요내용은 운영자의 관점에서 얼마나 스포츠안전의식을 가졌는지, 안전의식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운영자의 관점에서 스포츠행사 안전관리에 있어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는데 중점을 두었다.

 

   교육은 교수님의 강의로만 진행되지 않고, 강의를 통해 조별로 토의를 거쳐 발표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을 듣고 난 후 스포츠안전이란 무엇인지 명확한 개념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위험요소들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교수님의 강의는 인상이 깊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전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은 반드시 존재한다. 이른바 하인리히 법칙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즉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는 것이다.

 

  위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어떤 신호를 주기적으로 전송하는 기기를 ‘비콘’이라 하는데, 이 기기의 존재로 인해 이전에는 위험해 누구도 접근하지 않았던 장소에 도 많은 이들이 찾아 오히려 사고가 늘어나게 되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내버려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늘어난다는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현대 사회에서 확장되고 있다.

 

   스포츠안전의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Mind이다. 바로 ‘1’을 예측할 수 있는 운영자의 탁월한 감각이 있어야 하며, 안전장비와 복장을 철저히 하는 것, 안전을 등한시하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오른쪽은 스포츠안전교육을 실시한 한국체대 장석왕 교수 / 출처 : 정재협 기자)

   스포츠를 사랑하고, 스포츠에서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이들에게 스포츠안전의식은 조건이 아니라 필수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스포츠안전재단이 설립된 이후 많은 곳에서 스포츠안전교육이 실시돼고 있고, 재단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인해 국민의 스포츠안전의식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스포츠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서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안전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지속하여야 할 것이며, 투철한 안전의식을 통해 스포츠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