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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동업자 정신, 승리보다 우선 되어야 할 가치이다

동업자 정신, 승리보다 우선 되어야 할 가치이다

글/ 황인호(숭실대학교 경영학과)

 

   승리냐, 한 선수의 인생이냐. 이 질문에 대해 대부분 ‘선수로서의 인생’이라는 도덕적인 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어떨까?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승부에 집중해 한 선수의 커리어를 망칠 만한 비신사적인 반칙은 가려지는 듯 해 안타깝다.

 

(스포츠에서도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출처 : 황인호 기자)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SK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얻기 위해 경합 벌였다. 이번 시리즈는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인한 양 팀의 신경전이 주목받았다. 1차전에서는 넥센 투수 브리검의 빈볼성 투구, 2차전에서는 넥센 샌즈의 위험한 베이스 태클이 도화선이 되어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흥분한 나머지 한 선수는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이 이렇게 흥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빈볼과 베이스 태클은 선수 커리어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위험한 반칙이기 때문이다.

 

   동업자 정신이 결여된 반칙은 스포츠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2015년 메이저리그에서는 코글란의 과도한 베이스 태클로 강정호가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이 밖에도 이청용이 전성기에 당한 톰 밀러의 태클,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라모스가 살라에게 했던 반칙은 모두 선수의 커리어에 타격을 주었다. 농구에서도 점프 슛을 하는 선수의 발밑에 발을 집어넣는 반칙은 많은 선수들의 부상을 야기하고 있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동업자 정신의 기본이다/ 출처 : 황인호 기자)

   스포츠에서 동업자 정신이 결여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승부지상주의를 꼽을 수 있다. 야구에서 고의적인 빈볼은 상대를 위축시키며 기싸움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위험한 베이스 태클 또한 병살을 막음으로써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 축구에서 거친 태클 역시 팀의 사기를 올리기도 하며, 상대를 위축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승리에 기여한다. 팀의 승리를 위해 비신사적인 반칙이 투지, 노력, 열정 등으로 포장되는 것이다. 하지만 승리하는 과정에서의 ‘정당성’과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선수와 팬은 반드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스포츠에서의 ‘폭력성에 대한 관대함’이다. 한 남성이 서있는 사람에게 돌을 있는 힘껏 던졌다고 생각해보자. 또, 지나가는 사람의 발목을 부러뜨렸다면? 이 두 가지 사건은 엄연한 ‘범죄’일 것이다. 첫 번째 사례는 야구의 빈볼과, 두 번째는 축구의 태클과 대응되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스포츠에서는 이러한 폭력성 있는 행동이 일부 허용되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한 반칙을 가해도 퇴장 조치, 결장 징계, 벌금에 그친다. 고의성 여부에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일부 선수들의 행동은 고의성이 다분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라운드라는 울타리 안에서 폭력이 일부분 허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한다. 교육에 의한 선수들의 의식 함양을 필두로 규칙의 세분화, 징계 강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정답’을 알고 있다. 스포츠에서 또한 승리보다 중요한 가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선수들은 ‘동업자 정신’이라는 말 그대로 상대팀 선수이기 전에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도 언젠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각 스포츠 기관, 선수, 팬 모두 스포츠 전반의 바람직한 풍토의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