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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평창동계올림픽, 전 세계 미디어의 '아이스 브레이커'

평창동계올림픽, 전 세계 미디어의 '아이스 브레이커'

 

 

글 김신범(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난 4월 30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사)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와 한국체육기자연맹이 주최한 2018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 춘계학술대회가 열렸다. '2018 국내외 미디어가 바라 본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학술대회는 학계와 미디어계 교류의 장이 됐다. 학술대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 리안벽지, 대광물산, 브리온컴퍼니, 동아오츠카, 볼빅, 영원무역(노스페이스), 서울청담씨티칼리지 등지의 기업이 후원했다. 본 행사의 사회는 1부와 2부 각각 윤성호 SBS스포츠 아나운서, 유상건 상명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국스포츠미디어학회 원영신 회장의 개회사로 학술대회가 시작됐다. 원영신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이후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전문가와 학계 관련자들이 개최 과정에서의 미디어의 역할 및 향후 발전방안에 대해 연구 하고 있다" 며 "특히 과거 동계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이 제시된, 아주 의미가 큰 대회라고 생각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주제에 관해 분야별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새롭게 제시하는 기준은 매우 의미 있으며, 향후 미디어 스포츠 생태계에서의 큰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재기 이사장은 "스포츠와 미디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라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으며, 이 학회와 행사가 얼마나 스포츠계에 귀중한지를 밝혔다.

 

 

 

  조 연설자는 데이비드 로(David Rowe) 교수였다. 그는 세계적인 미디어 석학 교수로서, 현재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 교수, 문화사회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우리를 지켜보는 시계들: 미디어, 정치학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The Worlds that are Watching: Media, Politics and the 2018 Pyeongchang Winter Olympics)' 라는 주제로 이야기한 그는 이번 평창동계오림픽은 북한과 평화무드를 장착한 대회라는 점에 주목했다. 경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북한과 나머지 세계 간의 관계가 주요한 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전 세계 미디어에게 '아이스 브레이커 (Ice Breaker)'의 역할을 담당했다며,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미디어의 힘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포츠는 진보적인 힘(a progressive force)을 가진 강력한 매체이며, 이를 통해 한반도가 교착상태를 벗어나 평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평창이 기여한다면 가장 바람직한 올림픽 유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부서는 발제자 4명이 각각 자기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 번째 발제자는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였다. '미디어 플랫폼 확장에 따른 올림픽 선수의 상품화 과정'에 대해 발표한 그는 "과거 미디어는 고립된 구조였으나 이제는 다르다. 독자적인 어플리케이션이나 디바이스, 콘텐츠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네트워크끼리의 커뮤니케이션과 노드 연결이 무척 중요하다. 연결 과정을 통해 네트워크도 진화하게 된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선수가 대중들에게 인식되는 방법 역시 예전과 달라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세계대회 등지에서 우승을 하면 미디어가 주목했고, 미디어가 조명하면 그때 선수는 유명해져서 방송이나 광고에 출연했던 것이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시대다. 윤성빈의 사례가 그렇다. 선수자체가 콘텐츠이자 미디어의 핵심이다. 따라서 현재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조류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면적인 이해가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번째 발제자는 정영재 중앙일보 스포츠선임기자 였으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나타난 미디어 생산과 소비 트렌드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미디어 이용 트렌드로 나타난 몇 가지 핵심 변화에 집중한 그는 "성적이나 기록보다 뒷얘기, 해프닝, 사건사고에 대해서 더 관심이 많았떤 올림픽이었다. 또한 SNS나 댓글 등의 채널을 통해 자신의 관심과 기호, 견해 등을 많이 표출했다.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도 많이 보였다. 예컨대, 나도 현장에 있었는데 등의 이른바 <썰>이 많이 등장한 것이다" 라고 말했으며, 소비자는 더 이상 생산자 즉 언론의 프레임에 순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인 미디어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전통매체는 어떤 전략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번째 발제자는 김성관 KT 네트워크부문 차세대기술팀 부장이었다. 'KT Experience in 5G' 라는 주제로 발제한 그는 "5G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임과 동시에 혁신이다. 우리의 기술, 즉 싱크뷰(Sync View), 타임 슬라이스(Time Slice), 옴니 (Omni View), 360ºVR, 5G연결 기반 자동차(5G Connected Car) 등에 의한 방송 장면이 73번이나 세계 생방송으로 중계되었으며, 2,294분 동안 반복 재생 됐다. CNN이나 뉴욕 타임스, 포브스, 파이낸셜 타임스 등의 언론들도 새 기술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전에 없던 뛰어난 기술로 평창동계올림픽의 품격을 높인 셈이다.

  

  지막 발제자는 임우택 브리온컴퍼니 대표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Legacy), 선수 그리고 스토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으로 대회에 썼던 시설들을 많이 이야기한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등 하드웨어들의 사후이용전략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소프트웨어, 즉 선수들에 대한 담론이다" 라고 말했다. 올림픽 이후로 다시 미래와 경쟁 중인 우리 선수들에 대한 사례를 들며 발표를 이어갔다. 쇼트트랙 임효준은 평창에 가기 전 이미 일곱번이나 수술했던 아픔을 가진 선수였다. 그런 그에게 있어 메달을 따낸 것만큼 중요했던 것은 자기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어린 후배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일이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쇼트트랙 유망주인 이비호 군에게 격려와 후원금을 전달한 임효준의 진정성 역시 또 하나의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상화 역시 다르지 않다. 자신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와의 관계에서 스포츠맨십(Sportsmanship)을 넘어 프렌드십(Friendship)까지 보여주며 세계를 감동시켰던 이상화는 앞으로 스포츠 행정가의 꿈을 가지고 전진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를 웃기고 울렸던 귀중한 우리 선수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와 애정이 높아졌으면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을 마치고 풍성한 만찬이 준비됐다. 학계와 미디어계 관계자들은 자유롭게 서로의 관점에서 본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담화를 나누며 식사했다. "관중들이 많이 와줘야 더 열심히 경기를 준비하게 됩니다"라는 쇼트트랙 임효준의 말처럼, 평창동계올림픽이 단발적 이벤트로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만이 동계강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과업의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