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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최첨단 스포츠 기술, 팬들의 정교한 눈이 되어주다!

글 / 이예빈

 


  재작년 여느 때처럼 프로야구 경기를 TV로 시청하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TV 중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리플레이 화면이 경기 도중 등장한 것이다. 2015년 롯데와 두산의 사직 3연전에서 ‘4D 리플레이’라는 최신 기술이 첫 선을 보였다.

 

  4D 리플레이는 말 그대로 4D 기술을 통해 선수의 스윙 모습을 리플레이 해주는 기술이다. 여태 한정된 시점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봐온 야구팬으로서 4D 리플레이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기술에는 70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에서 선수의 타격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4D 리플레이 기술 덕에 각 팀과 선수들은 타격 자세를 다양한 시점에서 분석해 더 수월하게 전략을 짤 수 있게 되었다.

 

 


2015년 처음으로 도입된 프로야구 중계 기법, SBS 4D 리플레이

출처 : SBS SPORTS (http://sbssports.sbs.co.kr/news/news_content.jsp?article_id=S10006434109)

 


  흔히 사람들은 스포츠와 미디어는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스포츠 분야에서도 기술 발달이 중요시 되면서 스포츠 중계를 중심으로 미디어 기술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날 JTBC는 국내에서 진행된 A매치 경기 중계로는 최초로 ‘스파이더 캠(Spider Cam)’을 도입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스파이더 캠은 조명탑이나 지붕 등 경기장 상단부에 케이블을 연결해 공중에서 경기장 모습을 빠르게 담아내는 최신 카메라 시스템이다. 선수들 머리 위에서 다양한 각도로 빠르게 움직이며, 경기장 내의 긴박감 넘치는 상황을 생생하게 촬영한다. 지금까지는 월드컵, 유럽 챔피언스 리그 등 큰 경기에서만 사용되어 왔다.


  이날 경기에서 스파이더 캠은 필요할 때마다 계속해서 등장했다. 특히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둥그렇게 모여서 작전을 짜며 이야기를 나눌 때, 스파이더 캠이 선수들의 머리 바로 위에서 다양한 각도로 그 모습을 촬영했다. 생동감 있게 현장의 분위기가 전달되었기 때문에 집에서 중계를 보던 시청자들도 선수들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의 프리킥 선제골 장면에서도 카메라가 함께 움직이면서 촬영해 여러 각도로 골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또한 이 경기는 야간 스포츠 경기 중계로는 세계 최초로 드론 사용이 허가되었다. 드론 캠은 경기장에서 150m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상암 경기장 풀 샷과 야경 촬영을 담당했다. 이 외에도 골라인 카메라, 울트라하이모션 캠 등이 경기에 사용되며 우리나라 축구 중계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경기장 모습을 촬영해주는 스파이더 캠

출처 : JTBC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37&aid=0000129484)

 


  미디어의 기술 발전 사례는 중계뿐만 아니라 비디오 판독에 있어서도 다양하다. 올해부터 KBO는 판정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비디오판독센터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처럼 전문적으로 판독하는 센터를 만들고, 경기장마다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하며 판독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의도이다. 비록 비디오판독이 도입된 첫 해부터 오심이 많이 나와 판독센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진 기술을 도입했다는 긍정적인 평도 많다.

 

  테니스의 ‘호크아이’는 코트 위의 ‘매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호주오픈에서 자주 등장하는 전자 판정 시스템 호크아이는 중계촬영화면을 그대로 쓰는 대신 자체 영상으로 판독하여 결과를 송출한다. 코트 천장 곳곳에 설치된 10~14대의 초고속 카메라가 공의 궤적을 촬영한 뒤 이를 3차원으로 변환해 화면에 보여준다. 테니스는 종목 특성 상 라인 근처에서 공의 IN이나 OUT 판정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린다. 과거에는 이를 사람이 판정했기 때문에 오심이 많았으나 호크아이 시스템이 도입된 후 계속해서 판독 오차도 줄어들면서 최근의 테니스 경기에서는 라인판정에 대한 논란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2012년 호크아이를 KDB코리아오픈 대회에 처음 도입하여 테니스 대회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스포츠와 미디어에 거센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스포츠팬들에게 있어서 경기의 최종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나 경기 중간 중간 세심한 분석들 또한 경기를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 스포츠와 미디어에서 보였던 다양한 기술적 발달들이 바탕이 되어 질적으로 더 좋은 중계를 팬들이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