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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마라토너, 알코올의 유해성을 알아도 마실 건가?

글 / 문

 

(사진 : 포토리아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81&aid=0002805450)

 

 

  지나친 음주는 일반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더욱 그렇다. 사람에 따라 회사 일로 마실 수 있고 술을 마시며 심적 안정을 취하는 사람도 있기에 절대적으로 피해야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달라야한다. 부득이하게 사화관계유지를 위해 마셔야하는 상황이면 마라톤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그만큼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해도 일부 사람들은 술의 심각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라톤에 빠지면 끊기 어려운데 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술을 마시며 달릴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자세는 지켜야한다. 바로 운동직후의 술자리만큼은 절대적으로 피해야한다. 직접 만나본 동호인들의 경험을 되돌려보면 평균적으로 운동 직후 술을 마시는 비율이 70~80%정도 되는 것 같다. 10명이면 7~8명이 술을 먹는다는 얘기이다.


  필자에게 술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중히 사양한다. 마라토너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듣는 말은 “역시 잘 뛰는 사람은 자기관리가 다르다”는 얘기이다. 잘 뛰는 사람이라 다른 것이 아니라 마라토너라면 그래야한다. 술을 마시는 이들은 대부분 “막걸리랑 맥주는 고 탄수화물이라 운동 후에 마시면 회복에 좋다”고 말한다.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다. 평소에도 과하게 마시면 좋지 않은 술이 운동 직후 마시면 왜 안 되는지를 알아보겠다.

 

  첫 째, 마라톤을 준비하기 위한 연습은 당연히 90~120분 이상, 많게는 180분가량의 장시간을 움직이는 유산소운동이다. 그 정도 시간을 운동하면 간에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 고갈되고 근육내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장시간 유산소운동을 하면 근육이 손실되는 것이 그 때문이다. 따라서 장시간 운동직후 단백질을 보충해 근육 손실을 최대한 막아야한다. 그 후 탄수화물로 에너지를 다시 보충해야 인체를 다시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운동 후 막걸리나 맥주를 마셔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은 일단 순서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탄수화물 전에 단백질이 먼저 들어와야 하고 준비를 못해 탄수화물을 먼저 보충하겠다면 알코올이 없는 스포츠음료나 과일로 보충해야 바람직하다. 흔히 운동 후 30분 이내를 기회의 창(영양소의 흡수력이 최고지에 다다르는 시기)이라고 말한다. 단백질과 탄수화물 공급이 운동 직후 30분 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둘 째, 간에 심한 부담을 준다. 간은 알코올이 들어오면 일차적으로 최대한 알코올을 분해하려고 한다. 다른 음식이 들어오더라도 알코올 분해가 먼저이다. 술과 안주를 먹으면 안주는 전혀 소화 또는 분해시키지 못해 체지방으로 전환된다. 운동직후 먹는 술이 쥐약인 것은 장시간 운동 후 인체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알코올이 들어온다면 분해시키려고 노력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격타 공격을 맞는 것이다. 이런 경우가 빈번히 반복되면 간은 심하게 손상되어 기능이 저하되고 간 기능 저하는 글리코겐 저장의 저하로 이어진다. 글리코겐 저장량이 줄어들수록 우리 몸은 장시간운동을 수행하기 어렵다. 마라톤에 치명적이다. 더불어 장 기능의 손상과 저하는 동반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사진 : 다사랑중앙병원 http://dsr5000.com/community/alcohol_info_02.php)

 

 

  셋 째, 근육세포를 손상시킨다. 지속적인 술자리는 근육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나아가 기능회복이 어려운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근육의 디테일 하나하나에 예민한 보디빌더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수개월 동안 술을 쳐다보지도 않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단 한순간 한 방울을 섭취하게 되면 비슷한 실력을 갖춘 경쟁자에게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만큼 근육에게 술은 피해야만 하는 대상이다. 상당한 근력운동을 하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해 근육이라면 서러울 것 없는 보디빌더들은 술에 접근조차 하지 않는다. 근 손실에 더 노출되고 영양은 더 못 챙기는 일반 마라토너들은 심각성을 자각해야한다. 특히 운동직후의 술자리를 피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이유를 알고도 운동 후 술을 습관처럼 즐긴다면 진정한 마라토너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마라토너로서 정직함을 유지하고 종목을 존중하며 운동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음이 안타깝다. 종목을 좋아해서 참여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알고 준비해서 달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