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아니어도 괜찮아” 모두가 즐기는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임건엽기자
10월 28일부터 11월 13일까지 2주간 경기도를 비롯한 7개 시도에서 제9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있었다. 전국 시·도에서 학교스포츠클럽대회 지역예선전을 통해 지역대표가 된 학교들이 참가했다. 참가 선수는 엘리트 선수(대한체육회 등록 선수)가 아닌 일반학생으로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틈틈이 연습해서 기량을 쌓아온 학생들이다.
운동하는 학생을 위한 학교스포츠클럽
학교스포츠클럽은 학생 체력 증진 및 학교 체육 활성화를 위해 학교체육 진흥법에 따라 운영되는 사업이다. 운동하는 학생을 추구하는 이 사업은 한 명의 학생이 하나의 스포츠를 즐기도록 지원한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와 맞물려서 여학생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종목이 많다. 각 시·도에서는 교육청과 체육협회 주관 종목으로 나누어서 지역 실정과 수요에 맞는 종목을 운영한다. 학교스포츠클럽 목적 자체가 ‘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 전환하는 데 있기에 대회에 출전하여 승리하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스포츠 참여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더 의의가 있다.
운동하는 학생들의 축제인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6월부터 9월까지 각 시·도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서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할 대표를 결정한다. 선수등록은 종목별로 다르지만 보통 과거 1~2년 사이에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학생 선수가 아닌 학생들만 가능하다.
▲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포스터 Ⓒ 대한체육회
지역대표가 되면 교육청을 통해 유니폼과 대회 참가비 지원을 받는다. 인천대표로 참가한 한 학생은 교육청 대회 지원에 대해 “동기부여도 되고 소속감도 생겨서 대회에 참가하는 순간만큼은 정말 전문 선수가 된 기분이라 색다른 경험이다” 라며 답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총 24개 종목으로 정식종목은 19개, 시범종목은 5개이다. 정식종목 중에서는 세계대회 수준과 비슷한 기록을 보여주는 수준 높은 종목도 있다. 보통 대회가 1박 2일로 진행되기에 먼 지역까지 대회를 참가하러 가서 예선전에서 떨어지는 때를 대비하여 대회가 개최되는 지역에서 진행하는 문화탐방 프로그램도 준비한다.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핸드볼 대회 Ⓒ 임건엽
엘리트 선수가 아니어도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진지하다. 패배한 학생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우승한 학생은 본인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로 즐거운 모습을 보여준다. 참가 학생 부모님까지 지역에 상관없이 응원하러 올 정도로 관중석 열기 또한 대단하다. 이에 대진표 추첨에 민감할 수 있는 종목은 사전에 실시간 영상을 통해 대진표 공개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다. 종목 주관은 종목별 협회가 진행하는 방식으로 SNS나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농구 대회 인터넷 생중계 방송 Ⓒ 대한농구협회
인기가 많은 축구, 농구 같은 인기종목의 경우에 인터넷을 통하여 생중계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여 더 많음 사람들이 참가 학생들을 응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대회 참가 만족도가 높았던 종목이 있었던 반면에 협회의 일방적인 소통과 대회 진행 방식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던 종목도 있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
공부하는 시간 외에 틈틈이 연습해서 대회에 참가한 만큼 참가하는 학생과 지도교사를 포함하여 학부모까지 대회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므로 대회가 개최되기 전부터 대회 기간에 대한 민원이 잦았다. 대회 기간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였다. 특목고를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과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015년과 같이 11월 중순 이후로 대회 기간을 변경하자는 민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개최 지역 실정에 맞추어진 상태여서 기간 변경 없이 진행했다. 결국, 지역예선전에는 참가했던 대부분의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은 선수등록을 포기하였다. 선수등록 형평성과 평가방법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창작댄스 종목의 경우에는 선수등록 자격 조건이 명확하지 않아서 전문적으로 댄스를 배운 학생들이 참가하기도 하여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기량 차이 문제가 있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끝은 아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대회를 우승하는 학생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진입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크다. 대부분 불만 민원은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학교에서 나왔다. 패배로 인한 아쉬움이 생겨서 민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겠지만,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끝난 후 바로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담당자 협의회를 가져서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방안과 건의사항을 종합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대회는 끝났지만, 내년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위한 준비는 벌써 시작됐다. . 비록 한해의 마무리가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되었더라도 대회에 참가하기까지 다른 학우들과 같이 연습을 하며 즐거웠던 추억과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생겼던 과정을 생각하면 대회가 전부가 아니고 끝도 아닌 새로운 경험을 위한 시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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