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닌 파워로 달리자”- 자전거 페달링 파워를 알려주는 파워미터
임건엽 기자
최근 몇 년간 국제 자전거 전시회에서 파워미터(Power Meter)가 주목받고 있다.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인 2000년대 중반에는 안정성 미확보와 비싼 가격으로 대중에게 외면받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프로 선수는 물론 동호인에게도 훈련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제품이 되었다. 파워미터는 일반인은 물론 국내 자전거 동호인에게도 생소한 제품이다. 모든 파워미터가 외국에서 생산하므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영어로 된 문서를 읽어야 한다.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파워미터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파워미터 장착 위치 Ⓒ 임건엽
파워미터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직접 자전거에 가하는 힘(토크)과 회전 속도(각속도)를 통해 얻어지는 값을 계산해서 파워를 측정하는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페달을 밟아서 움직이는 자전거 특성상 파워미터 위치는 페달 주변에 있는 게 보편적이다. 크게 그 위치는 자전거 크랭크, 크랭크 암, 체인링, 휠 허브, 핸들바로 나누어진다. 특이하게 핸들바에 위치한 파워미터는 직접적으로 사용자가 가하는 힘이 아닌 달리면서 생기는 바람압력을 측정해서 파워를 측정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파워미터 위치는 제품마다 다르므로 파워미터에 관심 있다면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자전거와 호환이 되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참고로 필자는 크랭크 형태의 파워미터를 구입하고 가지고 있던 자전거에 장착하려 하다가 자전거에 원래 있던 바텀 브라켓(비비, 자전거 프레임과 크랭크축을 연결해주는 베어링)과 호환되지 않아 교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파워미터로 측정된 파워를 보여주는 자전거 컴퓨터 Ⓒ 임건엽
파워미터 제대로 이용해보자
파워미터가 없던 시절 사이클 선수들이나 동호인들은 심박계를 이용해서 훈련하는 방법을 자주 이용했다. 하지만 파워미터가 세상에 나온 뒤로 심박계는 훈련 보조용품이 되었고, 파워미터가 주 용품이 되었다. 그 이유는 심박계를 통해 측정되는 심박수는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불규칙해 훈련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파워미터는 페달을 돌리고 힘을 주는 만큼 정확히 파워가 나오므로 훈련의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워미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FTP(Functional Threshold Power) 테스트라는 젖산역치파워를 측정해야 한다. 젖산 역치는 유산소 운동에서 무산소로 넘어가는 시점을 이야기하는데, FTP로 달리는 것은 1시간 동안 자신이 가진 최대파워로 꾸준히 달리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측정방법은 1시간 평균 파워를 계산하는 법이 제일 정확하지만, 동호인에게는 부담이 있는 방법이라 1시간 평균보다는 20분 동안 자신이 낼 수 있는 파워로 달리면서 나온 값의 95%를 본인의 FTP로 설정하는 방법으로 측정한다. FTP 테스트를 통해서 나온 20분 평균 파워의 95%가 기준점이 되어 1~6까지의 영역을 나눈다. 가령 315라는 기준점이 나왔으면 315의 55% 이하가 1 영역이 된다. 2 영역은 56%~75% 비율로 영역의 숫자가 커질수록 파워가 높아지는 영역대가 설정된다. 이렇게 정확한 수치가 눈에 보이므로 어떤 영역에서 휴식할 수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유산소나 무산소 훈련을 설정할 수 있다. 이처럼 훈련에 큰 도움을 주는 파워미터이지만, 굳이 훈련용이 아니라도 파워를 통해 본인의 피로와 페이스 조절이 가능해서 모든 자전거 동호인이 관심을 갖는다. 다만, 선뜻 파워미터를 구매하기 쉽지 않다.
▲파워미터로 페달의 균형과 각도까지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 Ⓒ 임건엽
자전거 한 대 가격인 파워미터
파워미터 구매 전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자전거 한 대 가격을 웃도는 고가의 장비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그래서 파워미터를 사용하는 국내 자전거 동호인이 소수였고, 당연히 사용자에 비례해 정보도 부족하였다. 하지만 기술력 있는 외국의 작은 회사나 개인이 ‘킥 스타터 펀딩’ 방식으로 비용 부담을 해결하여 새로운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파워미터 보급화와 다양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국내에도 작년부터 몇백만 원짜리의 파워미터가 몇십만 원으로 가격이 하락해 제품의 수급이 어려울 정도로 많이 팔렸다. 이처럼 가격 하락이 있었지만, 아직도 파워미터는 비싸고 무엇보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모든 제품이 외국 제품이기에 수리와 교환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파워미터의 다양한 쓰임새
파워미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자신이 가진 파워를 이용하여 훈련의 강도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것 말고도 파워미터는 자전거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파워미터가 있었기에 파워미터와 연동된 가상현실 자전거 프로그램도 개발되었고, 파워미터에 맞는 다양한 부품과 용품들이 매년 새롭게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또한, 선수에게는 도핑의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파워미터를 이용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이 나오는 상황에서 매년 킥 스타터 펀딩을 통한 새로운 파워미터가 출시되고 있다. 아쉽게도 아직은 국내에서 파워미터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없지만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파워미터가 개발되어 출시하는 날을 긍정적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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