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특집 上] 철새들의 비행과 같은 2016 투르 드 코리아
임건엽 기자
▲ 2015 투르 드 코리아 Ⓒ 국민체육진흥공단
매년 7월이면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로 인해 프랑스 전역이 세계의 집중을 받게 된다. 사이클 선수라면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는 투르 드 프랑스는 21일간(휴식일 이틀 포함 23일) 총 3,519km(2016 기준) 거리를 달리는 도로 사이클 경기이다. 에메랄드빛 해변을 지나 알프스를 따라 넘고 마지막 개선문이 있는 파리 샹젤리제까지 21부작 드라마에 사람들은 웃거나 눈물을 흘린다. 개인의 한계를 넘게 되는 이 대회는 아직 국내에서 생소할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축구 월드컵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 중 하나이다.
▲ 2016 투르 드 코리아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는 한국형 투르 드 프랑스
6월 5일 2016 투르 드 코리아가 개최된다. 참가선수들은 8일간 부산에서 출발하여 서울까지 총 1,206km를 달리게 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투르 드 프랑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7년에 국내의 첫 국제 사이클 대회이자 제1회 투르 드 코리아를 개최하였다.
투르 드 프랑스에 비하면 아직 그 규모는 작지만, 초창기서부터 지금까지 투르 드 코리아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국제적인 인지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2013년에는 대회 등급이 2.2이었던 것이 2014년부터는 2.1로 격상하였다. 대회 등급 상승으로 인한 결과로 투르 드 코리아에는 전보다 더 많은 유명 사이클링팀이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더 많이 참여한다는 것은 곧 대회의 흥행을 보장하고 규모 또한 커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2.2등급에서 2.1로의 격상은 꽤 큰 의미가 있다. 각 사이클팀에게는 팀 실적과 규모에 맞는 등급별 자격이 부여가 된다. 가장 좋은 등급을 받은 사이클팀은 투르 드 프랑스가 포함된 월드 투어 대회 등을 참가할 수 있으며, 반대로 낮은 대회의 등급인 컨티넨탈 투어 대회 참가에는 제한된다.
▲ 사이클 도로(ROAD) 대회 등급 / 참고: UCI(International Cycling Union)
최근에는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투르 드 프랑스에 대한 언급이 잦아서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본 대회가 되었다. 투르 드 프랑스 같은 대회의 등급은 월드 투어이다.. 한정된 자격 라이선스로 발급 기준이 아주 까다로우며, 실력 있는 다수의 사이클 선수들은 월드 투어팀에 속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렇다면 투르 드 코리아는 어떤 등급에 속해 있을까? 월드 투어 아래 등급인 아시아 컨티넨탈 투어이다. 이 컨티넨탈 투어 등급에서는 다시 HC, 1, 2 순서로 등급이 나누어진다. 현재 투르 드 코리아의 대회 등급은 2.1로, 앞 숫자인 2는 스테이지 대회를 뜻하며(1은 하루 대회) 뒷 숫자인 1은 높은 대회 등급(2는 낮은 등급)을 나타낸다. 앞으로 투르 드 코리아가 더 발전한다면 2.1등급에서 HC로 격상을 기대할 수 있다.
철새들의 날갯짓과 같은 그들의 레이스
보통 100km를 넘는 경기를 관람한다고 생각하면 꽤 지루할 것이다. 물론 그 먼 거리를 달리는 선수들이야 힘들겠지만 마냥 달리고 있는 것만 본다면 집중도 안 되고 스포츠 경기 관람으로서의 재미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이클 대회의 운영 방식에 조금만 이해해서 알게 된다면 경기가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경기에서 0.1초 차이로도 승부가 결정이 나기 때문에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몸에 딱 붙는 옷을 입는다. 또한, 팀 리더의 우승은 곧 팀 승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팀의 참가 인원 6명(2016 투르 드 코리아 기준) 중 5명은 1명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5명은 팀 리더 앞뒤에 위치하여 앞에서는 바람을 막으며 최소한의 공기저항을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주고 뒤에서는 경쟁 팀들과의 몸싸움이나 팀카에서 물을 받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150km 넘는 경기에서 마지막 남은 1km까지 최대한 팀 리더를 안전하게 이끌어 준 다음에 로켓 추진제처럼 하나둘씩 뒤로 빠지고 팀원들 덕분에 힘을 아끼고 있던 리더가 온 힘을 다 끌어올려 골인을 하게 된다. 이처럼 팀 전략과 조직이 중요한 도로 사이클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는 철새들의 비행과도 같다고 말할 수 있다.
▲ 공기 저항 최소화를 위해 일렬로 달리는 선수들 Ⓒ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의 장점을 살린 포지션
팀에서 리더를 위해 다른 모든 선수가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에게는 주어진 역할이 있다. 단거리에 강하고 힘이 좋은 선수는 스프린터(Sprinter), 몸이 가볍고 언덕을 잘 타는 선수는 클라이머(climber), 전반적인 능력이 좋은 선수는 올라운더로 불린다. 올라운더 선수들이 보통 팀 리더(종합순위 선수)로 달리게 된다. 팀 리더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팀과 리더의 승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리더를 이끌어주는 리드아웃 맨(Lead-Out Man)과 도움선수(도메스티크)도 있다. 이런 다양한 포지션이 있기 때문에 경기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팀 리더들이지만 경기 중에는 클라이머와 스프린터들이 주인공이 되는 코스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평지 코스이자 스프린터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구간에서는 각 팀의 대표 스프린터들이 경기 중간에 속력을 높여 점수 획득 경쟁을 한다. 언덕(산악) 코스에서는 클라이머들의 무대이다. 제일 먼저 정상에 올라가서 더 많은 산악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차로도 올라가기 버거울 경사도를 엄청난 속도로 올라간다. 이때 도로의 관중들이 선수들을 따라 뛰어 올라가는 장면이 있는데, 사이클 팬들에게는 이것이 언덕 코스의 묘미이다.
포지션의 리더만 입을 수 있는 저지
▲ 리더 저지 / 참고: 국민체육진흥공단
투르 드 코리아를 보다 보면 같은 팀이어도 팀원들의 저지 디자인과 색이 다른 선수들이 있다. 그 선수들은 포지션에 맞는 리더 저지를 입고 있는 선수이다. 각 투어 대회마다 리더 저지의 색깔은 조금씩 달라지는데, 투르 드 코리아의 경우에는 종합 순위가 1위인 선수에게 노란색 저지가 수여된다. 엄청난 속도를 내뿜는 최고의 스프린터에게는 파란색 저지, 깃털처럼 가볍게 언덕을 올라가는 클라이머에게는 빨강 점이 박힌 저지, 만 23세 미만의 선수 중 제일 기록이 좋은 선수는 흰색 저지를 입게 된다. 이런 다양한 리더 저지 덕분에 경기는 단순하게 누가 먼저 골인 지점을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 속에서 팀 우승, 종합 순위 우승, 클라이머 저지 획득, 스프린터 저지 획득 등 각 팀과 선수가 원하는 승리를 위해 달린다.
인터넷 방송으로 투르 드 코리아를 즐기자
국민체육진흥공단 공식 유투브 채널(www.youtube.com/user/kspo97)을 통해 투르 드 코리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제 경기를 보게 되면 어떤 팀과 선수가 종합순위를 노리는지 아니면 스프린터 저지를 원하는지를 파악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선수들도 알아갈 수 있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선수와 팀을 응원한다면 그냥 몇 시간 동안 자전거로 지루하게 달리는 대회가 아닌 매일이 한 편의 드라마인 흥미진진한 대회로 인식하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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