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경쟁력이다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레스터시티의 교훈-
강시원기자
지난 달, 영국의 축구계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적에 가까운 일이 일어났다. 창단 132년 만에 0.02%의 확률을 뒤집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챔피언이 된 레스터시티의 이야기다. 1992년 창설된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매년 꼴찌로 탈락 위험을 안고 있던 레스터시티 가 23승 11무승부 3패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1부 리그 합류 후 시즌 초반 상위권에 오르는 팀은 간혹 있었다. 하지만 한 시즌에 38라운드를 소화해야 하는 EPL의 장기전에 많은 팀들이 리그 운용 경험 부족, 선수 층의 한계를 보이며 하위권으로 되돌아갔다. 이런 점에서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더욱 빛났다. 13라운드 만에 처음 리그 1위에 올랐고 이후 선두를 지키기 위해 다른 팀들과 쟁탈전을 벌였으나, 23라운드 이후에는 우승하는 날까지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기록적인 사건으로 이슈가 된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가르치는 교훈을 알아본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레스터시티의 초반 상승세에도 언론은 그리 긍정적인 반응이 아니었다. 영국의 한 언론은 크리스마스와 박싱데이가 지나며 레스터시티는 다시 자기 위치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란은 반란에 그칠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레스터시티의 성적에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레스터시티는 남들의 시선에 굴하지 않았고 위축되지 않았다. 감독인 라니에리는 “남이 무엇을 하느냐 보다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그들은 묵묵히 그들의 축구를 계속 해나갔다.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일을 성실히 하는 자세가 목표 달성에 더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다.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만으로 성공을 살 수는 없다'
레스터시티의 전체 선수단 이적료는 리그 4위인 맨시티의 1/8, 3위 아스날의 1/4, 2위 토트넘의 1/3 수준이다. 선수 한 명과 비교해도 레알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에 1/4 수준이다. 가레스 베일이 토트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이적료는 약 7850만 파운드로, 레스터시티 선수들의 총 이적료 2200만 파운드의 약 4배다. 손흥민 선수의 이적료가 2200만 파운드로 선수 한 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가장 많은 이적료를 지불하는 팀이 가장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확률은 높을 것이다. 하지만 돈이 모든 것은 아님을,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가능했을 것이다.
본질에 집중하라, 꼼수 부리지 마라
스페인 축구의 영향으로 세계 축구계의 대세는 점유율 축구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번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통해 역습축구가 주목을 받고 있다. FC바르셀로나의 성공이 점유율 축구의 대세론을 불러왔듯 레스터시티의 성공이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라는 특징을 가진 역습 축구가 유럽축구의 새로운 승리공식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라니에리 감독은 평균 점유율 40%미만으로 리그 최하위 수준의 숫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인터셉트와 태클 시도는 최상위권으로 화려한 공격 전술을 선보였다. 결국 꼼수가 아닌 ‘골넣기’라는 축구의 본질에 집중하고 이를 고수한 것이다. 또한 많은 팀들이 리그 잔류하기를 목표로 승·무·패 계산하고 승부에 임한다. 이 경우 경기에 임할 때 ‘이 팀을 상대로는 무승부만 거둬도 된다는 마음을 가지기 마련이다. 리그에서의 승부보다는 리그에서의 살아남기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하위 팀 중 하나였던 레스터 시티의 목표는 꼴찌 탈출이 아니었다. 그들은 승리한다는 가장 간단한 목표에만 충실했다. 많은 사람들은 목표를 세우지만 성실히 본분에 집중하기 보다는 쉬운 길, 편한 길만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목표에 다가가는 가장 올바르고 쉬운 길은 목표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인생의 멘토를 만나라
레스터시티의 우승과 함께 팀의 스타로 떠오른 것은 바로 제이미 바디이다. 낮에는 치료용 부목공장 노동자, 밤에는 8부 리그 선수로 뛰던 아마추어였다. 그는 라니에르 감독을 만나 역대 최다 연속 골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제이미 바디는 더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라니에르 감독은 나에게 최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포쳐’라는 포지션을 부여했다. 빠른 압박, 빠른 역습이라는 내가 잘하는 것을 하도록 허락해 준 덕이다”라고 말했다. 인생에 있어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멘토를 통해 본인의 역량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8부 리그 아마추어에서 빅클럽에서 모셔가려는 프로가 되는 과정에는 최고의 멘토 라니에리 감독이 있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동화 같은 이야기, 다신 없을 기적이라고 불리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 아닌 외부 환경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노력과 성실함이 결국 성공을 만든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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