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혁출 (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가을․겨울철 마땅한 운동을 찾기 어렵다면 자전거타기를 권장하고 싶다. 자전거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쉽게 배울 수 있고, 유산소운동이라서 건강에도 좋다.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담고, 도시락을 둘러메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타면 기쁨도 두 배가 된다.
자출족에겐 매우 경제적인 교통수단이 되기도 한다. 자 주말에는 가까운 공원이나
강변도로를 타고 자전거 소풍을 떠나보자.
자출족, 도서․출판, 드라마 소재...자전거 전성시대
경제가 어렵다보니 너도나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산다는 의식이
또 다른 풍속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름하여 ‘자출족’.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일컬음이다. 고유가시대에 교통비 절약을 위해 시도된 것이 이제는 자출족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자전거를 소재로 한 도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TV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는지, 신문․출판의 영향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여하튼 요즘은
자전거 전성시대다. 중소도시나 기업체, 사회단체 등에서 자전거대회를 무시로 열고,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자전거를 소재로 한 각종 이벤트가 풍성하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자전거 길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와 함께 자전거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자전거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자전거의 기원은 언제부터 일까. 자료에 의하면, 기원전 4,000년경 그려진 이집트 룩소르
사원의 벽화에 바퀴 두개를 연결하는 봉 위에 사람이 앉은 모습이 등장한다. 논쟁은 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코덱스 아틀란티쿠스’라는 설계도면에서 지금의 자전거와 비슷한
모양이 나오며, 1642년경에 건립된 영국 남부의 시골교회 스테인드그래스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자전거 기원과 관련하여 다양한 그림, 문헌 등이 발견되고
있으나 고증할 만한 정확한 자료나 실물이 없다.
1790년 프랑스의 콩트 드 시브락(Conte de Sivrac)이 이륜차를 만들기도 했지만 현재의
자전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래서, 1813년 독일의 칼 폰 드라이스(Karl von Drais) 남작이
발명하고, 1818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얻은 <드라이지네>를 세계최초의 자전거로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우리나라에는 1896년 예조시랑 고휘성이 첫선을 보였고,
1898년 유치호가 하와이에서 통타이어 자전거를 가져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자전거의 기능,,, 운동․레저의 기능, 운송․교통수단
역사나 기원이 어디에 있건 자전거는 숱한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우리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아동용에서부터 생활형, 도로용, 경기용, 산악용, 레저용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으며, 외발자전거, 세발자전거, 누워서 타는 자전거, 둘이서 함께 달리는 자전거
등 희한한 것들도 등장했다. 가공기술의 발달로 알루미늄, 카본은 물론 티타늄 등 소재부분에서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브레이크, 기어, 바퀴 등도 정밀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져 10만원 대에서
100만원을 넘는 고가의 제품도 생산되고 있다.
자전거의 기능이 다양해진 만큼 그 역할도 만만치 않다. 우선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라서
건강에 유익하다. 친구나 동료,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 따뜻한 정도 나눌 수 있다. 시장에
가는 주부들은 바구니 하나 달면 간편한 운송수단이 되어 반찬거리나 과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 값을 생각하면 자출족들에겐 매우 경제적인 교통수단이다. 자전거
교통수단 분담률 1%증가할 경우 연간 5,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에 자전거보다 더 좋은 교통수단이 있을까.
자전거 길이 열리면 건강․행복, 환경․경제 공생
유럽에서는 자전거 혁명이라고 할 만큼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독일의 자전거 주차장은
무려 3,300대를 주차할 수 있고, 게다가 중앙역에 위치하고 있어 기차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했다. 그곳에서는 자전거정비에서부터 세차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교차로에서도 자전거 정지선이 자동차 앞에 있어 자전거 우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출족들은 자전거 타기가 너무 불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무섭다고 한다.
전용도로가 없어 쌩쌩 달리는 자동차를 피해 달려야 하고, 그나마 연결된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안내표지나 정비 등 안전대책이 부족하다고 하소연 한다.
다행히도 최근 정부에서 녹색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4대강 살리기 및 주변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을 연하여 조성되는 녹색 자전거 길은
경부고속도로의 3배인 1,297㎞나 된다고 한다.
4대강 정비 사업에 관해서는 보는 시각에 따라 논란도 있지만, 생활체육 측면에서는
많은 장점이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서 건강과 행복,
환경과 경제가 공생하는 그린라이프 시대가 활짝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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