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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맨십으로 결과에 승복하자

스포츠맨십으로 결과에 승복하자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승패가 갈린다. 승자는 주인공이 된다. 패자는 승자의 영광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패자는 공정한 규칙에 의해서 시행된 승부의 결과를 인정한다. 승자를 인정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 이런 자세를 ‘스포츠맨십’이라 한다.

 

지난 3월 24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자를 가르는 아시아지역 예선 경기가 진행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레바논 대표팀을 1:0으로 이겼다. 한 점차 승부였다. 골은 후반전 추가시간 4분 중 2분 30초에 들어갔다. 레바논 입장에서는 1분 30초만 더 버텼으면 패자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나 레바논의 라두로비치 감독은 결과에 승복했다. “한국은 뛰어난 팀이라 월드컵에서도 큰 가능성을 가졌다”고 승자를 인정했다. 스포츠맨십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는 삼상 라이온즈에게 승리하며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년간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통합 5연패를 하지 못해 죄송스럽다. 내년에 팀을 더 잘 추슬러 다시 챔피언에 도전하겠다. 두산의 14년만의 우승을 축하한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완패했다”고 했다. 패배에 대한 깨끗한 승복이었다. 승자에 대한 인정이면서 축하였다. 경기 후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도열했다. 삼성 라이온즈가 보여준 스포츠맨십에 사람들은 감동했다.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http://www.samsunglions.com/index.asp)

 

 

 

2008 베이징 올림픽 81kg 유도 결승전에서 독일의 올레 비쇼프와 대한민국의 김재범은 대결을 펼쳤다. 김재범이 졌고 비쇼프가 이겼다. 그리고 4년 뒤, 비쇼프와 김재범은 런던에서 다시 만났다. 2012 런던 올림픽 81kg 유도 결승전에서는 김재범이 비쇼프를 이겼다. 경기가 끝난 후 비쇼프는 금메달을 딴 김재범을 축하해줬다. 두 선수는 시상식 후에도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다. 패자는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를 인정했다.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선수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2012 런던 올림픽 홈페이지 (http://www.olympic.org/london-2012-summer-olympics)

 

 

지난 4월 13일,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됐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여당의 우세가 점쳐졌던 선거였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여당이 야당보다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150석 이상을 기대했던 새누리당은 122석을 확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0석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23석을 확보했다. 국민의당도 38석을 확보하며 선전했다.

 

선거도 승부다. 정치인들의 공약과 행실을 보고 국민이 투표한다. 정당과 후보자에게 많은 표가 몰리면 선거에서 승리한다. 공정한 규칙에 의한 승부다. 상대적으로 선전한 야당은 총선의 승자가 됐고, 예상보다 부진한 여당은 패자가 됐다. 절대적인 수치로도 야당이 여당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1석 차이로 제 1당과 제 2당이 바뀌었다. 명확히 승패가 갈렸다.

 

지역구에서는 작은 차이로 희비가 엇갈린 곳이 있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갑 개표결과 정유섭 새누리당 후보자가 문병호 국민의당 후보자를 26표차로 이겼다. 인천광역시 부평구갑 전체 유권자수는 약 258,000명이다. 그 중 26표는 0.001%다. 0.001%에 의해 승부가 결정됐다. 0.001%의 지지를 더 얻은 후보자가 승자가 됐다. 문병호 후보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승자와 패자는 명확하게 구분됐다.


선거에서의 승부와 스포츠에서의 승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점수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긴다. 선거의 표는 스포츠의 점수다. 승패를 가르는 차이가 미미할 수 있다. 그래도 차이는 차이다.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스포츠맨십에 국민은 박수를 보낸다. 지금의 승자와 패자가 영원한 것이 아니다. 4년 뒤 다시 승부의 기회가 찾아온다.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자.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이는 정당과 후보자를 국민은 기억할 것이다.

 

 

 

 

7기 스포츠둥지기자단 조승오

jsohard06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