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화려한 벚꽃처럼 짧게 피웠다 지는 스포츠스타

화려한 벚꽃처럼 짧게 피웠다 지는 스포츠스타

 

 

 

 

 

영국 소년 합창단인 리베라 소년 합창단이 한국을 방문했다.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4차례의 공연을 했다. 리베라 소년 합창단은 빈 소년 합창단, 파리 나무십자가 소년 합창단과 함께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세계적인 합창단이다. 리베라는 라틴어로 ‘자유’라는 뜻이다. 리베라는 방송이나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Sanctus', 'Far away' 등 특유의 맑고 청아한 곡들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소년 합창단이 인기 있는 이유는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들의 아름다운 목소리 때문이다. 변성기가 지나고 나면 이 소년들은 더 이상 단원으로 활동을 못한다. 즉, 소년들의 활동 시기는 길어야 7,8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들의 목소리는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톰 컬리(Thomas Cully · 22)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리베라를 이끌어간 보이 소프라노 솔로이스트다. 톰은 풍부한 감성과 표현력, 따뜻한 음색 그리고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리베라의 악동천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톰은 변성기가 온 후 아름다운 목소리를 잃고 은퇴하며 리베라의 관계자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이제 톰의 천사 같은 목소리는 공연이 아닌 음원과 영상을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과거가 됐다.

 

 

 

▲ 리베라 소년 합창단 홈페이지 (http://www.libera.org.uk/)

 

스포츠에도 황금 전성기를 누리고 은퇴한 수많은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 · 53)이 있다. 마이클 조던은 세계 농구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95-96시즌 시카고 불스에서 72승 10패를 기록하며 리그 역대 최다승을 달성했다. 이후로도 시카고 불스의 왕조 시대에 선봉장이 됐다. 안타깝지만 이제 더 이상 조던의 경기를 생중계로 볼 수 없다. 그의 경기는 이제 동영상이나 사진, 기록으로만 존재하는 과거가 됐다. 흔히 농담으로 “마이클 조던 경기 본 눈 삽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구팬들에게 그의 경기를 실제로 본 경험은 엄청난 행운이자 축복이었다. 더 이상 보거나 느낄 수 없는 경험이기에 마이클 조던의 선수 생활은 더욱 더 가치가 있어졌다.

 

현재 NBA는 커리시대이다. 스테판 커리(Stephen Curry · 28)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가드이다. 단일시즌 3점슛 개수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본인이 보유하고 있으며 역대 최고의 슈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시즌 커리의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과거 시카고 불스의 72승 기록을 뛰어넘는 73승 9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감독 스티브 커(Steve Kerr· 51)는 마이클 조던의 백업 멤버였다. 그는 “현재 커리의 인기는 과거의 마이클 조던을 연상케 한다”라고 말하며 커리의 인기를 인정했다. 커리의 3점슛은 전 세계 팬들을 열광하게 하고 주춤하던 NBA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스포츠가 매력 있는 이유는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커리 역시 조던과 마찬가지로 은퇴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리고 차세대에는 동영상이나 사진으로만 경기를 볼 수 있는 선수가 돼 있을 것이다. 각본 없는 스포츠에서 드라마틱한 버저비터의 짜릿함은 스포츠팬들에게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즐거움이다.

스포츠 경기는 끝나는 순간 과거가 되어버린다. 그 현장감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이며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는 이유이다. 지금도 다양한 종목에서 선수들이 피땀을 흘려가며 자신의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변성기가 지난 톰 컬리처럼, 전성기가 지나고 은퇴하면 과거가 될 선수들이지만, 이 순간 가장 뜨겁게 응원해줘야 할 사람은 스포츠팬들이다.

 

 

 

 

지금은 벚꽃 시기이다. 벚꽃은 보름 만에 금방진다. 짧은 기간이지만 가장 아름답고 사랑받는 벚꽃에서 선수들의 모습이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