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메가시티 울산, 야구가 하고 싶다

메가시티 울산, 야구가 하고 싶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4월1일 막을 올렸다. 10개의 팀이 가을야구를 넘어 우승을 위해 144경기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LG,롯데,기아의 부활 여부, 고척돔과 라이온즈 파크의 개장, 중립경기 폐지 등 풍성한 이야깃거리들이 많다.

하지만 유독 야구 열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지역이 있다.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팀을 가지지 못한 울산광역시이다. 지난 2014년부터 롯데자이언츠가 제2의 구장으로 울산 문수야구장을 사용하고 있지만 올해 울산에서 펼쳐지는 경기는 시범경기를 포함하여도 1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인구 120만, 1인당 소득 8년째 1위, 특별·광역시 중 면적 1위인 대도시 울산에 프로야구 구단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프로야구 출범 당시의 상황에서 비롯됐다.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대기업 중심으로 서울, 대구,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연고제를 기반으로 시작됐다. 당시 ‘mbc청룡’에 서울 연고지를 내준 롯데는 그룹회장 신격호의 고향인 울산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연고지 내의 선수만 등록할 수 있다’는 규정에 의해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고교야구가 활성화 된 부산·경남을 연고지로 택했다. 이 때문에 부산 인근지역인 울산에 다른 팀을 만들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이후로 프로축구와 프로농구 팀은 창단되었지만 여전히 야구팀은 없는 상태이다.

 

 

 

▲ 프로야구 출범당시 6개팀 엠블럼 출처: KBO

 

 

두 번째 이유는 울산의 역사적 배경이다.

울산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하에 1962년 울산공업센터로 지정되기 전까지

인구 8만명 남짓한 농어촌이었다. 이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하면서 1967년에는 수출 1000만 달러 돌파, 현대자동차와 현대조선소가 들어오면서 2011년 수출 1000억 달러를 달성하며 대한민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바뀌었다.

 

울산이 급속도로 산업화되면서 다양한 지역에서 노동자들이 유입되었으며 1983년 50만명을 넘어선 울산인구는 1997년 100만명을 돌파하며 광역시로 승격되기 이르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긴 근로시간과 육체적인 피로 등의 이유로 문화, 여가생활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문화의식이나 시설은 자연스레 뒤처지기 시작하였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울산의 문화행사 직접 관람률은 7개 특별·광역시 평균에 미치지 못했고 2012년 기준 지역별 문화시설 수는 가장 적은 29개로 나타났다. 생활체육참여율 역시 주요도시 평균이하에 머물렀는데,  주당 근로시간은 오히려 전국평균시간보다 많았다. 세계적으로도 전례없는 고속성장과 이를 가능하게 한 공업중심, 노동자 중심의 사회적 분위기가 그동안 야구단 유치나 문화, 여가생활 활성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 공업도시 울산 출처: 부산총각 네이버블로그

 

 

이런 이유들로 인해 현재 연고지로 하는 야구구단이 없는 상황이지만, 지금의 울산은 야구구단이 들어오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이다. 높은 소득수준과 120만에 달하는 인구, 경기장 주변 스포츠단지와 편의시설, 야구열기 등 인프라가 풍부하다.

 

2014년 롯데자이언츠 9경기중 6경기 매진, 총 관중수도 10만2천여명에 달하고, 2015년에는 대부분이 주중경기였지만 12경기에 약 6만9천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직접 야구에 참여하는 인구도 울산시야구협회와 울산생활체육회 소속으로 약 350개의 클럽에 1만4천여명의 동호인이 활동한다.

울산이 야구를 본격 유치하기 위해선 물론 보완해야할 부분들도 존재한다. 먼저 초·중·고교에 야구부가 각각 1개씩 밖에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프로야구의 기반이 되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를 배출해야 지역 야구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야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도 필요하다. 롯데자이언츠의 제2구장으로 사용된 지 2년만에 총 관중수가 33%가량 떨어진 것은 울산의 야구열기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할 수 있다. 매년 2014년만큼의 관중동원이 이루어진다면 올해처럼 문수야구장에서의 정규리그 경기수가 줄어들기보단 늘어났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야구장의 수익성도 생각해봐야할 문제이다. 현재 국내 야구장은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수익적인 측면에서 대부분 적자이다. 삼성의 제2구단인 포항 야구장도 연평균 1.8억의 적자를 내고 있는데 아무리 공공사업이라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흑자까지는 무리더라도 적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문수야구장에서는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울산야구대회, 전국고교야구대회, 여자야구대회 등 다양한 대회들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지만 수익사업과는 거리가 멀다.  야구장 자체적인 수익모델을 개발하여 ‘능력있는’ 야구장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

▲ 울산 문수야구장 출처: 부산총각 네이버블로그

 

 

여러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더라도 당장 울산에 11구단이 생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울산에 프로야구단이 탄생한다고 해도 홀수구단이 주는 불편함을 피할 수 없다. 이미 2013/2014년, 홀수구단 시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수급이 어려운 아마추어야구 저변, 하향평준화 될 수 있는 경기력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열리게 될 롯데자이언츠 경기들에 많은 관중들이 참여하고, 문수야구장에서도 전국규모의 경기와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울산시민들이 야구단 이전,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인다면 어떠한 형태든지 언젠가 야구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