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엄세훈
스포츠를 좋아하고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일반인이 한 자리에 모여 힘찬 새 출발을 다짐했다.
3월 24일 오후 4시 한국스포츠개발원 별관 3층 체육인재육성단 회의실에서 스포츠둥지기자단 7기 발대식이 열렸다. 체육계에서 체계적인 운영으로 인기가 많은 스포츠 둥지 기자단으로 올해 활동하게 될 인원은 총 10명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스포츠 둥지 기자단은 올해로 7년째 가동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개발원은 지난 해말 통합한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업무였던 스포츠둥지 기자단 운영을 이어받아 올해 발대식을 갖게됐다. 이날 발대식은 인재교육팀 강혜진 과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관계자로는 체육인재육성재단 황용필 단장, 국제인재팀 신용호 팀장, 인재교육팀 오재천 팀장, 한국스포츠개발원 행정지원팀 우성희 대리가 참석했다.
첫 순서로 황용필 단장이 각 기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황 단장은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최근에 자신이 쓴 책을 기자들에게 한명 한명씩 선물했다. 황 단장은 직접 쓴 글씨로 자신의 책을 전달할 정도로 기자단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황용필 단장이 기자단들에게 책을 수여하는 모습(출처: 체육인재육성단)
▲(왼쪽부터 순서대로)신간 책, 손글씨(출처: 체육인재육성단)
이어서 단장의 축사와 각 기자의 자기소개가 있었다. 울산에서 KTX를 타고 5시간 만에 도착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근무하는 기자, ‘놀이’라는 스포츠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는 기자, 테니스를 전문적으로 취재하고 싶다는 기자 등 각자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국제인재팀 신용호 팀장은 행사에서 몇 가지를 당부했다. 조심스럽게 “이력서에 스펙 한 줄 적으려고 이 기자단 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지금 문을 열고 나가도 좋습니다.”로 운을 뗀 뒤 “12월 끝나기 무렵, 중앙일간지에 기획기사 1편을 꼭 쓸 수 있도록 하자”라고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이어 특별강사로 초청된 스포츠경향 엄민용 기자의 우리말 특강이 진행됐다. 그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의 200여 개에 이르는 오류를 찾아냈고, ‘중학교 국어교과서 속의 우리말 오류 사례’를 지적하는 등의 공을 인정받아 한국어문상대상을 2차례 수상했다. 엄 기자는 축구, 바둑과는 다르게 글쓰기에는 천재가 따로 없다고 말한 뒤 글을 잘 쓰기 위해선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과 다양한 어휘를 설명했고 마지막으로 완성된 글을 쓰는 방법과 명언과 격언을 하루에 1개씩 외우자고 조언했다.
▲스포츠경향 엄민용 기자의 우리말 특강(출처: 체육인재육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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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명으로 구성된 스포츠둥지기자단은 올해 스포츠 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기사를 작성할 계획이다.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10명의 기자들은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밀도높은 스포츠 소식을 전달한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끼’가 넘친 기자 중 2명을 소개한다.
1. ‘국제대회 통역사’ 한광진 기자 “힘든 사연이 있는 선수들을 취재하고 싶어요”
한광진(27) 기자는 초등학교 때 스위스에서, 고등학교 때 프랑스 파리 국제학교로 유학을 갔다 온 후 2009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0년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한 뒤 인천 아시안게임(2014년 9월 19일~10월 4일),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2015년 7월 3일~14일) 기간동안 미디어 서비스팀 Press Manager로 활동했다. 서브 프레스 센터(경기장마다 배치된 프레스 센터)를 운영하고 복싱 경기 후 영어통역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프랑스로 발령나셨어요. 그래서 아버지 따라 프랑스로 가게 됐습니다. 국제대회 영어통역은 저에게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한 기자의 말이다.
▲한광진 기자가 인천 아시안게임때 Press Manager로서 영어통역을 하는 모습
언뜻 보면 불어불문학과는 스포츠와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기자는 “평소에 야구 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다 농구도 보게되고 점차 많은 종목을 알아가 스포츠에 흥미를 느꼈어요.”라고 해맑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Press Manager‘로 활동하면서 스포츠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고 스포츠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스포츠둥지기자단에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현재 4학년인데 학교를 휴학했습니다. 스포츠둥지기자단이라는 좋은 기회를 통해서 스포츠에 대해 깊이 알아가고 싶습니다.”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지의 질문에는 모두가 아는 대중적인 기사보다는 아직 언론에 비치지 않은 곳에서 피땀 흘리고 있는 살아있는 선수를 취재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예로 복싱의 신종훈(28) 선수를 취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종훈 선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땄는데 국제복싱협회의 조항에 어긋나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국가대표까지 제명됐다. 한 기자는 그런 힘든 과정에서 올해 전국체전을 나가는 그의 스토리를 쓰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국제대회 통역사’에서 이젠 기자로 탈바꿈한 한광진 기자의 기사가 무척 기대된다.
2. ‘축구하는 아름다운 여자’ 유지은 기자 “인생을 역동적으로 살고 싶다”
유지은(26) 기자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체대를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부모님은 잘 돼봐야 체육선생님밖에 더 되겠냐고 반대했다. 그러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님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대신 부모님은 운동한다는 이유로 공부를 놓으면 안된다는 조건을 걸었고 그녀는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며 2010년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당당히 입학했다. 성실히 대학생활을 마치고 2015년에 학교를 졸업한뒤 4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갔다. 8월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바로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경기국 경기부 설상경기팀에 입사해 근무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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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기자의 국민체육진흥공단 인턴사원 시절(2015.3~8)
스포츠 산업에 현직 종사자인데 스포츠둥지기자단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유 기자는 “작년부터 동계종목에서 일하게 됐는데 일을 하다 보니 글쓰기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한 뒤 “스스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고 당차게 밝혔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는 리비아 국적의 선수출신이 인턴사원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 기자는 “같은 상황인데 국적만 다를 뿐이에요. 우리나라도 해외 스포츠조직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본인은 국제스포츠조직으로 가고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만약 갈 수 있으면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스포츠산업 현직 종사자는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지 궁금했다. 유 기자는 대중들이 동계종목에 관심이 많지 않다며 보광 휘닉스파크에서 진행되는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 쪽 등 테스트이벤트에 파견을 나가는데 직원으로서 깊게 볼 수 있는 시야를 글로 담고 싶다고 전했다. 유 기자는 현재 조직위원회 설상경기팀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우보드 종목을 담당하고 세부종목들에 대한 일정소개, 코스 조성 업무에 대해 전반적으로 관여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테스트 이벤트를 4개를 했어요. 프리스타일 스키 2개, 스노보드 2개 대회를 열었는데 FIS(국제스키연맹) 임원들이 코스가 독창적이고 월드컵 레벨인데 수준이 높은 코스가 조성됐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유 기자의 말이다.
▲테스트이벤트로 아우디 스키 크로스 월드컵 대회 마지막 경기 후 조직위원회 직원들과 찍은 사진
그러면 그녀는 학창시절부터 동계종목을 좋아했을까? 답은 “NO”였다. 평소에 스포츠를 좋아해 운이 좋게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유 기자는 대학교에서 처음에 농구전공이었다고 한다. 근데 그 당시 여자농구팀은 없었다고. 학교에서 2010년에 축구부 팀이 창단되면서 팀 스포츠를 하고 싶어 축구부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1학년 때부터 활동해서 4학년 이후 졸업할 때까지 축구부를 계속했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으니 화창한 봄날에 피어나는 꽃처럼 생명력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2011년 까지 다른 학교, 다른 곳에서 축구대회에 참가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에 서울대학교 최초로 여자축구부에서 여자축구친선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끝으로 전공이 체육교육인데 교단에 서지 않고 스포츠산업 쪽으로 취업을 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그녀는 훗날 교사로 지내면 단조로울 것이라 느꼈다고 한다. 만약 체육 교사가 되면 정년까지 교사 일을 계속 해야 되기 때문이다. 유 기자는 역동적인 삶을 살고 싶었다고 밝은 목소리로 답했다.
끝으로 필자는 두 명의 기자를 소개했지만 스포츠둥지기자단 7기에는 다른 기자들도 있다. 모두 스포츠둥지에 좋은 글을 쓰려고 항상 발로 뛰며 노력을 할 것이다. 앞으로 10명의 기자의 글을 기대해 달라.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나중에는 친숙해 질 것이다.
“가족처럼, 친한 친구처럼 다정한 글을 쓰겠습니다!“
▲체육인재육성단 관계자와 기자단의 단체사진(출처: 체육인재육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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