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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스포츠를 테러로부터 지켜야 한다







글/김학수





 할리우드 명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영화 ‘뮌헨’은 팔레스타인의 과격 테러리스트 ‘검은 9월단’이 1972년 뮌헨 올림픽 선수촌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를 급습, 테러를 자행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당시 끔찍했던 사건 장면을 다큐멘터리 자막으로 처리했는데, 충격적인 테러에서 인질로 잡힌 이스라엘 선수들과 경찰관이 숨졌고 테러범 5명이 사살됐다. 이 테러 사건은 세계스포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것으로 세계인들 사이에 기억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낙태와 동성애에 반대하는 인물이 폭탄 테러를 저질러 기자를 포함해 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3곳에서 잇달아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이슬람 무장 세력의 협박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테러리스트들에게 자신들의 존재와 주장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스포츠만한게 없다. 많은 관중이 모이고 중요 인물들이 자리를 함께 하면서 TV등 언론 매체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사진/ 연합뉴스


‘칼리프의 전사’로 이름 붙여진 테러리스트들이 지난 13일 파리 테러에서 그들의 중심적인 목표물로 프랑스와 독일 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렸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노렸던 것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이 경기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8만 관중이 경기장에 찾을 정도의 빅매치였다. TV로 생중계된 이 경기는 테러리스트들에게는 가장 극적이고, 바람직한 목표물이 됐다.



사진/ BBC


 테러리스트들은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기장 보안 검색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테러범 중 한 명은 입장권을 가지고 들어가려다 폭탄조끼가 발각되자, 그 자리서 폭탄을 터뜨렸다. 또 경기장 입구서 다른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전반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TV 중계 화면에서도 잡혔다. 관중들은 폭탄소리를 불꽃놀이로 착각하고 별다른 동요없이 자리를 지키고 경기를 관전했으나 경찰 사이렌, SNS로 중계되는 파리 테러소식에 사건의 위중함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아마도 테러점들은 경기장 안에서 폭탄을 터뜨리며 프랑스 대통령과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관중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해, 많은 희생자를 낳게 하는 무시무시한 계획을 세웠었을 법하다. 하지만 테러범들은 프랑스 당국의 강력한 보안 대책으로 경기장 테러는 불발에 그친 반면, 미국 팝 아티스트가 공연중인 극장과 일반 레스토랑 등을 공략,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케하였다.


                                                               사진/ AP통신 , NEWSIS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서구 문명의 공략 대상으로 스포츠를 테러 목표로 삼는 이유는 글로벌한 규모로 커진 스포츠가 전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모으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는 할리우드 영화와 팝 음악 못지않게 전 세계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적인 메가 스포츠 이벤트는 국가간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다. 따라서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의 힘의 열세를 약자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테러라는 비정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을 통해 과시하기위해선 스포츠를 최적의 목표물로 삼는다.


하지만 스포츠의 세계적 확산을 이용한 테러리스트의 무차별적인 폭력 행위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테러의 방법으로는 결코 자신들의 뜻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자로 이번 파리 테러를 자행한 ‘칼리프의 전사’들의 테러는 서구와 이슬람과의 갈등과 대결및 폭력의 악순환을 불러올 뿐이다.


 사진/ PA Images , 아이웨이미디어


 이미 스포츠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인종, 종교, 민족이 어울려 공유하며 글로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스포츠는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다양성을 수용하고 동질성을 모색하며 세계를 하나로 묶어 나가고 있다. 아랍,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의 비 서구권 선수들이 유럽과 미국의 서구권으로 진출, 축구와 야구, 농구 등에서 주목할만한 선수로 활약하기도 하고, 서구권 선수들이 역으로 비서구권 국가의 스포츠 종목으로 이동해 활동을 하기도 한다. 세계인의 공통 언어인 스포츠는 세계 평화와 교류에 기여하는 확실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와 인종 문제 등 복잡한 중동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테러는 좀처럼 사그러 들지 않을 것이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2016 리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월드컵 등 국제 대형 스포츠 대회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이벤트에서 철저한 안전 대책을 세워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봉쇄해야 한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를 테러로부터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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