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고

대한민국 스포츠, 서로를 배려하며 글로벌 리더가 되자







글/김학수





 대한민국 스포츠는 해방이후 국가의 주요 경쟁력으로서 큰 역할을 했다. 경제력에서 고도 성장을 이루며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경제력과 아울러 스포츠에서 올린 비약적인 성과는 ‘한강의 기적’으로 일컫을만하다. 그동안 올림픽을 비롯한 각종 국제종합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다. 해방이후 척박한 환경에서 맨 손으로 시작해 금메달의 옥토를 일궈낸 대한민국 스포츠는 이제 어엿한 스포츠 강국으로 세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스포츠의 현실은 스포츠 선진국이라고 자신있게 내세울 수 없다. 지나친 승리 지상주의와 엘리트 스포츠 중심의 정책, 스포츠 비리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나 팀들은 오직 이기는 데 모든 것을 집중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자리 만을 연연한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약자에게 따뜻한 시선을 주지 않는다. 국가는 국위 선양의 일환으로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만을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런 스포츠 생태계에서 승부 조작, 편파 판정,폭력 등 각종 스포츠 비리가 자행된다.




체육학자들과 언론인, 운동인들의 모임인 21세기 스포츠포럼(상임대표 임태성 한양대 교수)이 지난 18일 손기정기념관 2층 세미나룸에서 ‘배려, 대한민국 스포츠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한 것은 오랜 대한민국 스포츠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과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지난 1997년 출범한 21세기 스포츠포럼은 공동체 정신, 봉사 정신, 개척 정신으로 체육계가 당면한 현안 과제와 미래 비전을 풀어나가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며 전문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주제로 많은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스포츠에서 힘든 훈련 과정을 겪으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스포츠 맨십이라는 고유한 정신을 구현하며 대한민국 스포츠에 ‘배려’의 정신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정한 것이다. 기업과 대학, 프로스포츠 구단, 선수, 지도자, 정부, 지자체 등이 어떻게 스포츠에 공헌하고 상생의 순환 고리를 엮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개회식에서 “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스포츠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시의 적절한 주제로 토론회를 갖게 돼 의미가 크다”며 “정부는 ‘국민이 스포츠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토론회에서 ▲기업, 대학 스포츠 공헌(강현민 고려대 교수) ▲대학, 지역 사회 스포츠 공헌(권민혁 단국대 교수) ▲프로스포츠 구단, 꿈나무 스포츠 공헌(정병기 계명대 교수)▲스타선수 · 지도자, 장애인 스포츠 공헌(이용호 서울대 교수) ▲정부· 지자체, 다문화 스포츠 공헌( 이용식 가톨릭 관동대 교수) 등의 발제에 이어 이철원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 토론이 열렸다.



강현민 고려대 교수는 ‘기업, 대학 스포츠 공헌’에서 일본 와세다, 게이오 대학, 미국 NCAA, 영국 브리티시 대학 스포츠 등 해외 대학스포츠의 성공적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 대학스포츠가 발전하고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 기업, 국가가 함께 하는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는 대학스포츠 의 향후 위상과 가치 제고에 대한 자기 성찰과 더불어 기업, 지역 사회, 정부 모두가 공헌이라는 측면에서 진지한 고민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권민혁 단국대 교수는 ‘대학, 지역 사회 스포츠 공헌’에서 미국 미시간대, 일본 쓰쿠바대, 이화여대, 경북대 등의 지역 사회를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대학은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익 모델이 아닌, 공익 모델을 통해 지역 사회의 청소년 인성 교육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축구단 실무경험을 갖고 있는 정병기 계명대 교수는 ‘프로스포츠 구단, 꿈나무 스포츠 공헌’에서 울산 현대 유소년 축구클럽, 브라질, 미국 중국 유소년 축구 클럽 운영 현황 등 국내외 사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정병기 교수는 “ 프로구단에서 꿈나무는 엘리트 선수 육성 프로그램으로서 충성팬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장애스포츠 전문가인 이용호 서울대 교수는 ‘스타선수 · 지도자, 장애인 스포츠 공헌’에서 “장애인과 장애인 스포츠의 인식변화를 위해 사회적 인지도와 파급 효과가 큰 스타 선수와 지도자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스타 장애인 선수, 지도자도 양성되고 모든 국민이 아무 제약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식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정부· 지자체, 다문화 스포츠 공헌’에서 다문화 스포츠정책과 집행 주체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나뉘어 있어, 이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고, 관련법의 제정과 재정확보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종합토론에서 좌장 이철호 교수는 “ 앞으로 대한민국 스포츠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부문으로 내실있게 운영하며 국위 선양 뿐 아니라 국민 체력 향상에도 이바지 하며 진일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년 을미년 양띠 해가 저물어 가고 2016 병신년 원숭이띠가 다가오는 때, 대한민국 스포츠가 서로에 대한 배려로 어려운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며 글로벌 시대의 리더로 자리잡을 것을 기대한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