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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인습 탈피와 자기관리로 스포츠스타 일탈 막아야

 

국제권투연구협회(IBRO)에 따르면 조 루이스 배로는 역대 위대한 복서로 꼽힌다. 무함마드 알리도 “최고로 위대한 복서는 조 루이스다”라고 말했다. 조 루이스는 인종차별 속에서도 12년 동안 25회 방어에 성공해 권투 역사상 가장 오래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했다.

그런데 복서로서 그가 보여준 가장 큰 가치는 겸손과 인내였다. 한 번은 친구와 자전거를 타다가 화물차에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화물차 운전자는 내리자마자 고함과 욕설을 퍼부었다. 화물차 운전자가 떠난 후 친구가 한마디 했다. “손 좀 봐주지. 왜 그렇게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어”라고 물었다. 루이스는 “어떤 사람이 카루소(이탈리아의 유명 성악가)를 모욕했다고 생각해 봐. 카루소가 화난다고 그에게 노래를 불러줄 리는 없잖아”라고 대답했다.

 

조 루이스 배로(오른쪽)


최근 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일탈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팔꿈치가 탈구되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실망을 안겨줬다.

체육계는 2014년부터 폭력 행위를 ‘스포츠 4대악’으로 규정하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던 터라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인습 탈피와 선수 개개인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 특히 스포츠 스타는 유명한 만큼 엄격한 법 집행이 뒤따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신고 채널로 공개성과 투명성이 대폭 확장됐고, 여기에 어느 때보다도 징계와 처벌 수위가 강화되고 있다. 원칙에 입각한 공정성이 최고의 가치로 대두된 시대에서는 스포츠 스타의 일탈이 묵과되거나 징벌 수준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예컨대 금메달리스트에게 매달 지급되는 연금도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박탈된다. 경기장에서 반칙으로 인한 벌점은 한판의 기술로 해결할 수 있지만 냉혹한 경기장 밖에서의 반칙은 용서 받기 힘들다.

선수들은 불미스러운 행위를 막기 위해 각종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관리다. 메이저리그 2016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된 켄 그리피 주니어가 그런 선수였다. 그는 선수 시절 압도적인 기량 못지않게 약물 스캔들에 한 번도 휘말리지 않을 만큼 자기관리에 충실했다.

기량의 완급을 조절하여 승부에 임하듯 분노가 치밀 때는 자신의 감정을 리셋해야 한다. 분을 이기지 못하면 그간의 공적이 리셋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