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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온라인스포츠를 점령한 유투브, 유투브를 점령한 온라인스포츠

 

 

 

 

글/김학수

 

 

 

 30여년간 스포츠 미디어 관련일을 하면서 요즘처럼 미디어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 때는 없었다. 신문과 TV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매체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학자들도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보면서 앞으로 미디어에서 지각 변동이 어떻게 일어날지 쉽게 예측을 하지 못한다.

 

 

 스포츠 미디어에서 가장 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매체는 유투브를 손꼽을 수 있다. 온라인 스포츠는 유투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창 시즌중인 축구와 야구의 경우 TV와 신문 등에서 아직 많은 뉴스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컴퓨터와 모바일 상에서 이들 종목들은 푸대접을 받는다. 디지털 친화적인 밀레니얼세대(18~34세)의 젊은이들은 온라인 상에서 스케이트보딩, 스노우보딩, 서핑, 암벽타기, MTB, 자동차레이싱 등 익스트림 스포츠에 심취해 있다. 특히 유투브는 익스트림 스포츠 컨텐츠에서는 온라인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유투브는 어떠한 TV 케이블 네트워크보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유투브의 스포츠컨텐츠 비디오서비스에서 글로벌 종목인 축구 다음으로 많은 부분은 익스트림 스포츠이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적극 후원하는 세계적인 에너지드링크인 레드불은 유투브 채널의 가입자 450만명을 확보해 스포츠 컨텐츠부분 3위그룹에 올라있다. 그동안 축구와 야구 등 인기 종목에 가렸던 익스트림스포츠는 온라인 스포츠에서 젊은 팬들의 관심과 참여로 이류급 종목의 딱지를 뗄 날도 얼마 남지 않을 듯하다.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엄세대는 상업적인 인터넷 문화 속에서 유투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즐기며 성장했다. 밀레니엄세대는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하며 무한대의 영상물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온라인 환경은 익스트림 스포츠가 자리잡는데 적절한 요소로 작용했다. 젊은이들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통해 다져진 건강하고 활력있는 신체를 비주얼로 보면서 모방과 충동심리를 느끼며 익스트림 스포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됐다.


 최근 유투브를 플랫폼으로 제작된 스케이트보드 영화인 ‘We Are Blood'가 웬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온라인 상에서 익스트림 스포츠의 인기도를 잘 반영해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We Are Blood'는 미국, 브라질, 중동, 중국 등에서 현지 로케 촬영으로 영화 장면과 같은 스토리와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친 스케이트보드 기술영상을 선보여 세계의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디지털 미디어가 스포츠팬들을 어떻게 바꿔 나가고 있는 지를 작지만 의미심장한 변화로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에 대해 전통적인 스포츠 종목들이 전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NFL은 지난 1월부터 게임하이라이트와 해설자의 전문가분석 등을 유투브 채널에서 방송하기 시작했다. 지난 13년동안 온라인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는 MLB는 최근 NHL의 웹사이트 운영권을 구입,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 전략을 마련중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스포츠 종목들이 TV와 온라인 서비스를 결합하려는 의미있는 노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팬들은 주로 TV를 통해 경기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https://www.youtube.com/channel/UCxBA_Xr5T5T589Oz2YZulZA (유투브,XSportHero)

 


 익스트림 스포츠의 역동적인 동작은 유투브 영상 컨텐츠에 적합해 젊은 이용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게한다. 유투브를 통해 아마추어 선수들은 스타로 부상하고,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고품질의 가치있는 컨텐츠를 점차 요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좀 더 대형화된 컨텐츠를 만들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등장한 것이 스케이트보드 영화인 ‘We Are Blood'이다. 예전 핸드카메라를 찍던 종전의 스케이트보드 영상과는 다르게, ‘We Are Blood'는 헬리콥터에서 찍고, 중국, 브라질, 유럽, 두바이 등을 돌아다니며 수백만달러를 들여 글로벌한 영상물을 만들게됐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직접 하는 선수들이나 이를 동영상으로 즐기는 팬들은 기존 미디어의 벽을 허물고 유투브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경쟁력으로 삼아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는 모습을 보게될 것이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