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힙합, 스냅백, 치마유니폼-다양한 스포츠 패션







글/이원주




 스포츠 경기장은 패션을 불러 모은다. 짧게 깎은 머리, 낯선 힙합문화, 개성 넘치는 원색의 유니폼 등으로 넘쳐난 경기장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패션은 시대적 상황과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문화가 변화하면 선수들의 패션이 변한다.  스포츠의 상업화가 점점 심화 되면서 팬들의 수요에 응답하기 위해서 구단과 선수들의 패션은 더욱 다양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농구에 불어 닥친 힙합 붐
 농구 유니폼을 생각하면 흔히들 무릎 아래로 오는 펑퍼짐한 바지에 민소매 유니폼을 생각한다. 유니폼이 현재의 모습을 하기까지 힙합의 영향이 매우 컸다. 1960년대 미국 대학 농구에 최초의 흑인 선수가 등장하면서 특유의 운동신경과 탄력으로 미국 농구의 중심이 되었고 몇몇 선수들은 큰 성공을 이루었다.

 당시 대다수의 흑인들이 극빈층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농구는 성공의 사다리로 여겨지면서 그들의 문화의 한축이 되었다. 1970년대 이후 힙합은 흑인들의 주류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농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힙합에 영향을 받은 농구는 더 자유로운 형태,  지금의 유니폼 형태를 완성했다


           지금과는 다른 유니폼이 다소 어색한 마이클 조던          힙합풍의 유니폼을 입은 아이버슨

                                    출처 : 구글                                                  출처 : 구글



▲성 상품화를 통한 흥행몰이?
여자 프로농구 유니폼은 현재 남자 선수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자 프로농구 출범 초기는 원피스 수영복과 비슷한 형태의 유니폼을 입었다. 국민 여가시간 활용과 여자농구 발전을 위해 출범한 한국 최초의 여성 프로스포츠 리그의 흥행 성패는 처음에는 미지수였다.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협회는 원피스 수영복 형태의 유니폼을 선택했다. 화끈하게 팬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의는 그대로 둔 채 상의를 배꼽티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하기도 했다.

  여자농구 스타 출신 정은순(44) WKBL TV 해설위원은 당시  “야하다, 민망하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연맹에서 주장했던 경기력 향상 효과는 커녕 흥행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한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1년 만에 수영복 유니폼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여자 프로농구 원년 논란이 되었던 수영복 유니폼 정은순 해설위원

                                                              출처 : 한국일보


최근 흥국생명 배구단의 유니폼도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13-2014 시즌 유니폼을 치마 형태로 바꾼 것이다. 가요계나 대중문화가 섹시코드에 열광하고 있는 것에 발맞추어 여성성을 강조한 치마유니폼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나친 성 상품화가 관객들의 경기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었다. 이 또한 다음시즌 바지 유니폼으로 치마유니폼은 코트에서 사라졌다.



                             13-14시즌 흥국생명 배구단의 치마유니폼 출처 : 흥국생명 배구단



▲지금은 개성시대!
 과거 운동선수의 모습은 통일된 운동복에 짧게 자른 머리로 획일적인 모습이 강했다. 윗머리와 옆머리를 짧게 자른 형태의 ‘스포츠 머리 스타일’이 고유명사처럼 쓰였다. 자칫 튀는 행동으로 구단이나 감독으로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치열한 프로 스포츠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수들은 훌륭한 경기력은 기본이고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출함으로써 팬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안지만의 트레이드 마크는 모자의 챙이 일자인 스냅백이다. 옆으로 삐딱하게 쓴 모자로 팬들은 멀리서도 그를 알아볼 수 있다.  야구는 팀 경기이기 때문에 통일된 복장을 구단에서 요구 할 법도 하지만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게 여겨지고 팬들의 반응이 좋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모자의 챙이 일자형인 스냅백을 착용한 안지만    대분의 선수들은 모자의 챙이 아치를 그리는 형태의 모자를 씀

            출처 : 삼성라이온즈                                                        출처: 뉴스1


 프로배구에서는 농구화 바람이 거세다. 과거에는 프로배구 후원사 아식스의 통일된 디자인의 배구화를 신거나 최소한 다른 모델을 신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농구화를 신으면서 한국 선수들도 제한된 배구화 색상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색상의 농구화를 신게 되었다. 배구 규정상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 코트의 선수 중 단 한명만이 배구화를 신고 경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배구 후원사 아식스의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상표 노출이 불가해 나이키 농구화에 테이프를 붙여 상표를 가리면서까지 신는 경우도 있다. 배구화를 신지 않고 농구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히 농구화가 편하다는 이유로 설명되긴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사회 문화도 변한다. 지금 운동선수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을 시간이 지난 뒤에 보면 촌스럽게 느껴지거나 혹은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여겨 질 수도 있다.  개성을 중시하는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자신을 드러내려하지만 나중엔 통일된 복장과 머리모양이 다시 유행할 수도 있다. 사회 문화의 변화에 따른 경기장의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스포츠의 또 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한항공 점보스 15번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농구화를 신었다. 점보스 선수들

출처 : 연합뉴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