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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내부의 적을 조심하라

 

 

 

 

 

글/원준연

 

 

 

 

 

 

 

< 순한 양이었던 구성원은 언제 늑대로 돌변하여 조직에 해를 가할지 모른다. / 출처: Economist >

 

 

 지난 7월 20일 불륜사이트인 애슐리 메디슨은 해킹에 의해 고객들의 신상정보가 유출되었다고 밝혔다. 고위직 임원인 노엘 비더만은 해킹이 내부의 소행이라고 못 박았다.

 

 7월 6일 HSBC(홍콩상하이은행)는 아시아계 동료에게 오렌지 점프수트를 입힌 뒤 ISIS(무슬림 무장단체)가 처형하는 장면을 모방해 찍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직원들을 해고했다.

 

< 더러운 장화를 신고 양배추 위에 올라가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린 버거킹 직원 / 출처: Google >

 

 2009년 4월 격무와 장시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은 도미노 피자의 한 배달원이 도미노 피자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일이 있었는가 하면 부당한 대우에 화가 난 버거킹 직원이 더러운 장화를 신고 햄버거의 재료로 사용되는 양배추 위에 올라선 사진을 찍어 ‘이 양배추가 당신이 버거킹에서 먹는 것입니다’라는 글귀를 트위터에 띄워 물의를 빚기도 했다.


 

기업들에게 해를 가하는 ‘내부의 적’이 스포츠 팀에서도 존재한다.

 

< 내부의 파벌이 팀 성적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힌 텍사스대학교

미식축구팀 코치 찰스 스트롱

 출처: Google >

 


 미국대학 풋볼팀 코치들은 자신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내부의 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뛰어난 상대편 선수의 움직임이나 팬들의 높은 기대감, 언론의 집요한 취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텍사스 대학교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찰리 스트롱(Charlie Strong) 코치는 “우리팀은 지난 시즌에 모래알 팀이었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은 당연하죠.”라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저희 팀에는 여러 파벌들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의 파벌을 유지하는데 힘쓰면 이는 선수 자신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하나의 팀(One Team)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믿음을 갖고 팀이 하나로 합쳐져야 하지만 저번시즌에 우리 팀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이러한 파벌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 프랑스 지하철역에서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는 첼시 팬들 / 출처: Youtube 캡쳐 >

 

  미식축구팀들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팀들도 ‘내부의 적’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스포츠 팀들에게 팬이란 그들의 존재이유이자, 최고의 지지자, 팀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바른말을 해주는 충신과 같은 존재이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구단 첼시FC의 일부 팬들은 ‘구단의 적’이 되었다. 

 

2014년 2월 18일 첼시와 파리생제르맹(PSG)과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 경기 후 몇몇 팬들의 인종차별 적인 행동으로 물의를 빚었다.

 

 첼시팬들은 파리의 리슐리외 드루오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하려는 흑인 승객을 가로막고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 누가 뭐라 하던 우리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 라는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검찰이 즉각적으로 이 사건의 조사에 착수하였고, 제임스 카메론 영국총리까지 이 사건에 대해 “극도로 불안감을 주며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표현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올렸다.

 

첼시 구단은 인종차별 행위에 가담한  구단의 시즌티켓 보유자, 서포터스들에게 경기장 출입 금지를 포함한 강력한 제재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의 무지한 행동에 때문에 첼시구단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 자신과 불화를 겪었던 발데스 때문에 페드로를 놓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반 할 감독

/ 출처: Google >


 

  2015 여름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내부의 적’ 때문에 다잡았던 대어를 낚는데 실패했다.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맨유로의 이적에 임박했던 페드로가 돌연 첼시 행을 택한 것이다.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스타는 당시 페드로가 지난 1월 맨유에 입단한 스페인 골키퍼 발데스로부터 이적을 다시 한 번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들은 후 첼시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페드로와 함께 뛴 발데스는 1월 맨유에 입단했지만, 루이 판 할 맨유 감독과 갈등을 겪으며 2군 팀으로 내려가 훈련을 받는 등 행보가 순탄치 않았다. 발데스가 페드로에게 판 할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이 지나치게 독단적이라며 맨유 이적을 만류했다.

 

< 발데스의 조언으로 첼시행을 택한 페드로 / 출처: 골닷컴 >


  페드로는 발데스의 만류에 마음을 바꾸었고, 첼시는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득점력을 검증받은 페드로를 약 2,800만 유로에 영입했다. 페드로 영입에 실패한 맨유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무려 8,000만 유로(약 1,070억 원)의 이적료로 AS 모나코의 19세 유망주 앤토니 마샬을 이적시장 마감일에 영입했다.

 

기업이든 스포츠 팀이든 항상 ‘내부의 적’은 존재한다. ‘내부의 적’은 기업이나 스포츠 팀의 진짜 적보다 조직에 더 큰 해를 가할 수도 있다. ‘내부의 적’은 진짜 적보다 조직에 더 큰 해를 입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데 커다란 걸림돌 역할을 한다.

 

 영국의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내부의 적’을 없애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첫째, 기업에서 자금이나 정보를 통제하는 직원들은 조직에 커다란 해를 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원들이므로 이들을 잘 통제해야한다. 둘째,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으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셋째, 회사 내 떠도는 소문에 귀를 기울여서 누가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돌발행동을 할 의도가 있는지 파악해야한다.

 

 스포츠 팀들도 ‘내부의 적’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조직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감독들도 선수들을 존중하며, 선수단을 장악할 수 있는 카리스마를 가져야한다.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얼굴에 먹칠을 할 만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한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팀이 하나로 뭉쳐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스포츠 팀들도 더 이상 ‘내부의 적’ 문제로 고통을 겪을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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