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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웨어업체 알타 그라시아(Alta Gracia Apparel)의 별난 인간경영







글/원준연





< 직원들의 사진이 붙여진 알타 그라시아의 제품 / 출처: Google >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내 옷가게는 드문 광경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옷가게에 전시된 스포츠웨어의 태그에는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들의 모습이 아닌 제품을 직접 생산한 직원들의 사진이 다음과 같은 문구와 함께 인쇄되어 있다.  ‘이 옷들이 저의 인생을 바꿔 놓았습니다. 저는 당신도 이 옷을 입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최근 방글라데시의 의류공장이 무너지는 사고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 출처: Google >


이 독특한 제품을 만든 메이커는 알타 그라시아라는 회사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함에 따라 스포츠웨어에 대한 수요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증가하는 수요에 대한 공급을 맞추기 위해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뉴밸런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값싼 노동력을 좇고 있다.


따라서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공장을 세워 값싼 임금을 대가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많은 공장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10시간 이상을 매우 낮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임을 고려할 때 알타 그라시아의 행보는 눈에 띈다.


< Feel good은 차이를 만듭니다. 삶을 바꾸는 어패럴 공정무역 제조업체 최저 생활 임금 회사 /
출처: 알타 그라시아 홈페이지 >



 알타 그라시아의 홈페이지 (http://altagraciaapparel.com/change-lives.php)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알타 그라시아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공식 최저임금의 3배를 직원들에게 지불합니다.  알타 그라시아는 직원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며, 그들의 안전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며, 노조를 결성할 수 있는 자유 등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합니다.’


실제로 알타 그라시아는 도미니카 공화국의 공식 최저임금의 3배가 되는 비용(시간당 $2.82, 도미니카 공화국의 공식 최저임금은 시간당 $0.85이다)을 임금으로 지불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운영하는 공장들 중 최고수준의 건강, 안전 기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노동자가 조직을 결성할 수 있는 권리를 허가하며, 해고문제를 노조와 협상가능하게 하여 직원들의 권리를 회사가 앞장서서 보호하고 있다.


전 세계 스포츠웨어 회사들은 최대수익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지불하는 노동임금을 최소로 주려한다. 자본주의의 기업경영원칙과 정반대되는 알타 그라시아의 모습은 무모하기까지 보인다. 하지만 알타 그라시아의 사장인 조 보쉬는 경쟁적인 시장상황에서 전통적인 자본주의의 원칙을 무분별하게 따르는 것은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알타 그라시아는 이러한 일반적 통념을 거부하고 직원들의 권리를 존중함으로써 회사와 직원이 서로 상생하는 방안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알타 그라시아의 색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성공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 알타 그라시아 상품들은 대학들의 서점 유통경로를 통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013년에는 1100만의 소매점들에 등록했고, 2014년에는 1600만의 제품이 등록될 예정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알타 그라시아가 2014년까지 손익균형을 이루었고, 2015년부터는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록 아직 성공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 창업기업이 장래가 촉망되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 적절한 임금을 보장받음으로써 직원들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 출처: 알타 그라시아 홈페이지 >


알타 그라시아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그 정답은 ‘직원들의 생산성, 마케팅’에 있다. 


(1) 직원들의 생산성

알타 그라시아의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임금(Living Wage)‘은 직원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들을 채울 수 있도록 해주고, 직원들이 회사의 존중받는 동반자라는 것을 말해준다. 결국 직원들은 회사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고, 더 높은 생산성을 창출하며, 더 나은 품질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현재 알타 그라시아의 매출은 전체 의류산업 평균의 10분의 1정도이므로 아직 사업 모델의 이익을 수량화하기는 이르지만 초기 실적들은 이 모델이 엄청난 잠재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임금‘은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수준의 임금은 아이들의 영양수준과 교육수준을 향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새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집을 수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지역사회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 도움이 필요한 사촌들을 도와줄 수 있게도 해준다. 이러한 효과는 직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자존감을 높여주고,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공장 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시스템은 너무나 많은 제약들을 포함한다. 때문에 생산 공정을 느리게 하는 등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알타 그라시아는 이러한 엄격한 관리를 거부한다. 학대적인 근로환경이 아닌 적극적으로 직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브랜드의 진실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2) 마케팅

알타 그라시아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마케팅이다. 알타 그라시아의 독특한 성공을 연구하고 있는 조지타운 대학의 조 클라인 교수는 “많은 의류 제조업체가 연예인광고에 열광하여 광고모델들에게 엄청난 금액을 안겨주고 제품의 가격을 올릴 때, 알타 그라시아는 연예인들이 아닌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직원들을 모델로 삼으면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할 뿐만 아니라 구매자들 스스로가 물건을 구매할 때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며 독특한 마케팅의 효과를 강조했다.


 알타 그라시아의 별난 마케팅은 많은 대학생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많은 대학들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교내매장에 알타 그라시아 제품을 위해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최근 알타 그라시아는 NHL(미국하키리그)와 스폰서십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알타 그라시아의 사업모델을 연구하고 있는 조지타운 대학의 논문 / 출처: 알타 그라시아 홈페이지 >



 알타 그라시아는 스포츠의류산업에 많은 교훈을 준다. 직원들을 낮은 임금으로 착취하는 것이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주는 임금‘을 지불하는 것은 회사에 더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알타 그라시아는 도덕적인 기업이라는 브랜딩으로 연예인들에게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것만큼 효과적이며, 직원들이 인간적으로 대우 받을 때 엄청난 이익이 뒤따라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좋은 예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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