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과포화 피트니스 시장에서 트레이너가 걸어온 길





글/조현








“제 몸에 맞는 재미있는 운동이 최고입니다”
 열악한 트레이너 시장에서 대기업 부럽지 않은 트레이너가 된 김영민씨(26)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트레이너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너들의 근무조건은 피트니스 시장의 과포화로 인해 근로조건이 열악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철학을 갖고 묵묵히 길을 걸어온 트레이너가 있다.


 ‘정확한 측정이 기반이 되어있지 않은 트레이닝은 몸을 망친다’ 라는 철학을 가진 김영민 트레이너. 그는 현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인강습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열악하다는 세간의 말과 달리 그랜드 하얏트 호텔 개인강습 트레이너는 원하는 날 휴가를 쓸 수 있고, 연봉도 대기업 초봉 부럽지 않게 받는 등 좋은 근로조건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피트니스 센터 – 출처: 그랜드 하얏트 호텔 홈페이지>



트레이너를 하게 된 이유


 단지 체육을 좋아하던 청소년이 트레이너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이다. “고등학교 때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몸을 만들기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어요. 그 때 웨이트 트레이닝을 처음 접했는데, 근육을 지칠 때까지 몰아붙일 때 오는 쾌감과 다양한 동작들을 통해 몸을 단련하는 것이 매력적이었어요.” 라고 했다.
 “그곳에서 트레이너와 같이 운동을 하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아, 이 트레이너처럼 나중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 때부터 트레이너가 되겠다는 목표를 잡고 한국체육대학교에 가게 되었어요.”


                                              <김영민 트레이너의 바디프로필 사진>




막막했던 시작


한국체육대학교에 진학했지만 그는 처음에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막막했다고 한다. “1학년 때는 사실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혼자서 생활체육지도자 3급 자격증(이하 생체3급)을 준비해보기도 하고, 동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해보기도 했지만 별효과는 없었어요.” 라고 말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학교 트레이너 동아리 ‘SUIT’에 가입하면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겠는지 감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곳에서 트레이너 일을 하고 있는 선배들을 알게 되었고, 생체3급을 준비하면서 운동을 배우게 되었어요.


 곧 생체3급을 땄지만, 아직 트레이너로 일을 하기엔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우선 트레이너와 관련하여 공신력이 있는 NSCA-CPT라는 자격증을 공부해서 땄어요. 이 자격증을 공부하며 트레이닝에 대한 개념과 자신감이 생겼고, 그 때부터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어요.”




로고 출처: http://pulsthjalfun.is/





NSCA-CPT(National Strength and Conditioning Association - Creative Personal Training)란 미국체력관리학회에서 주관하고 고객을 1:1로 트레이닝 시키는 전문가를 공인하기 위한 시험이다.
 

힘들었던 점


처음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고 한다. “트레이너를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어떤 회원에게 ‘저 사람 운동 못 가르치네’ 라며 대놓고 핀잔을 들은 적도 있었고, 운동방법에 대해 소개하는데 ‘영어 발음이 왜 이렇게 안 좋냐’고 지적을 하는 회원분도 있었어요. 이런 경우들은 괜찮았어요. 회원은 저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데, 그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할 때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저만의 운동에 대한 철학을 세우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몸을 정확하게 알아야 바른 운동을 시킬 수 있다.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그는 한 가지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단순히 다이어트는 누구나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섭취한 칼로리보다 소모한 칼로리가 많으면 살은 빠지게 되어있어요. 하지만 살을 건강하게 빼는 것과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것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었어요. 만약 몸이 틀어져있는 상태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요. 우리 몸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려는 성질이 있어서 늘 쓰던 근육만 쓰게 되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신체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과 평가가 기반이 되지 않는 트레이닝은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라고 그는 말했다.
그 후 그는 학교에서 ‘체력측정평가’ 강의를 들으며 기초를 공부했고, ‘근육의 기능과 검사(Kendall)’라는 책을 통해 지식을 얻었다고 한다.


정확한 측정을 중심으로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어봤다.
“일단 보다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게 해부학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회원의 신체구조가 조금은 다를 경우에도, 효율적으로 운동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해부학을 기초로 하여 공부할 계획이에요. 또한 트레이닝에 대해 공신력이 큰 건강운동관리사(구 생체1급)와  NSCA-CSCS라는 자격증도 준비할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정확한 측정과 내 몸에 맞는 재밌는 운동’이라는 저의 철학에 맞는 컨셉의 피트니스 센터를 차리는 것이 목표에요.“
자신이 생각하는 운동에 대한 철학을 중심으로 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NSCA-CSCS란?

NSCA-CSCS(National Strength and Condtioning Association - Certificated Strength and Conditioning Specialist)란 미국체력관리협회에서 실시하고 체력관리 분야의 전문가를 공인하기 위한 시험이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그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운동’이 각광받고 있는 지금. 많은 스타 트레이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현실은 과포화 된 피트니스 시장에서 열악한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트레이너들이 많다.


자신만의 트레이닝에 대한 중심을 갖고, 그것을 무기로 만들기 위해 걸어온 그에게, 이러한  상황이 별 골칫거리는 되지 않을 것이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