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양솔희
(출처 : 체육학대사전)
여자최초 고등학교 레슬링선수, 여자최초 레슬링 상임심판
최초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정다운 레슬링 국제심판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이 진행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놓치면 너무나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최초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정다운 레슬링 국제심판의 인터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이 진행해야 했다. 조금이라도 놓치면 너무나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태권도 선수에서 레슬링 선수? 레슬링 선수에서 심판까지!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까지 태권도선수생활을 했어요. 선수생활을 하면서 대학입시에 대한 고민도 많았던 시기에 저희학교(리라아트 고등학교)에 한국최초로 여자레슬링부가 창단 되었어요(2003). 레슬링 감독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대학에 진학했고 3학년이 되던 해에 무릎부상으로 더 이상 선수생활을 이어가지 못하게 되어 은퇴를 하게 되었어요. 졸업 후 심판역시 고등학교 은사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고요.
정다운 레슬링 국제심판의 인생은 다이내믹(Dynamic)하다. 종목전환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학부에서는 상비군과 후보 팀에서 활동하며 여자레슬링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은퇴 후에는 일본무도국제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을 지내며 유도선수로서 시합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작은 거인’처럼 멋지게 레슬링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 정다운 심판에게 심판육성과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정다운 레슬링 국제심판)
심판육성과정은 자신감의 향상
심판육성과정을 통해 내적으로 수많은 변화를 겪었어요. 심판으로서 전문성의 확충과 자신감을 가지는 기회가 되어 스스로가 당당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Gloria & Erica 심판영어반 선생님에게 감사해요
자신감의 형성에 있어 영어능력의 향상이 가장 크게 작용했어요. 특히 교육받는 3개월 동안 임신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영어수업을 듣고 선생님들께 동기부여를 받으며 실질적으로 국내, 국제대회에서 소통할 수 있는 힘을 얻었어요. 학원에서 흔히 하는 영어수업이 아닌, 진심으로 심판들을 위한 맞춤형 수업이었어요. 실제로 심판육성과정의 영어수업을 듣고 공부한 뒤 해외에서 심판을 볼 때 적극적으로 다른나라 심판들과 소통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임신 중에도 불구하고, 주경야독으로 독하게 공부했다. 무엇인가 배운다는 것에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가장 실력이 많이 향상된 심판들 중 한명이다. 심판을 볼 때 언어적으로 마음이 편하다면 불공정하거나 이의를 제기했을 때도 의견을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다운 심판에게 영어수업은 그야말로 글로벌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발걸음 이었다.
심판은 현명하고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
레슬링 경기는 심판장, 주심, 부심 총 3명의 심판들이 한 경기를 운영해요. 선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주심의 역할은 자신의 판정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선수들의 기술과 움직임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현명한 시선이 없다면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공정한 판정이 가장 중요해요.
우리나라 60명의 국제심판 중 여자국제심판은 단 2명이다. 국내여자심판의 수도 다르지 않다. 엘리트체육으로 남자레슬링은 세계에서 강세인 대한민국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으로서 레슬링을 시작하기에는 고정관념이 정말 많다. 그런데도 정다운 심판은 레슬링은 너무나 좋은 스포츠라고 말한다. 도대체 레슬링의 매력은 무엇일까?
레슬링의 매력은 스킨십(Physical Contact)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뒤집기를 할 때 동작은 마치 레슬링의 하이브릿지(igh bridge)와 유사해요. 이처럼 레슬링은 원초적 운동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얇은 타이즈만 착용하고 살과 살끼리 부딪히는 운동을 해요. 저는 이것을 스킨십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어릴 적부터 레슬링을 한 아이들은 정서적 안정, 유대감형성, 그리고 인성발달을 높일 수 있다고 할 만큼 매력이 넘치는 운동이에요. 아쉽게도 레슬링은 학교체육으로서는 활발하지만 일반체육관이 없어요. 그래서 저는 국제심판 이외에도 유아들을 위해 유아전문 레슬링 체육관을 만드는 것이 꿈도 갖고 있어요.
(출처 : google image)
아픔을 이겨낸 레슬링 미래는? 밝다!
올림픽 정식종목 퇴출위기까지 갔던 암흑기를 거친 레슬링이 다시 정식종목이 된 뒤 변화가 생겼어요. 지루하다는 충고를 받아들여 경기규칙도 많이 바뀌었고 심판들의 복장도 바뀐 규칙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활동적으로 바뀌었어요.
남자레슬링 vs 여자레슬링
우리나라 남자레슬링은 명실상부 세계최고입니다. 고등부와 대학 선수들의 기량은 해가 바뀌면서 더욱 강해지고 젊은 선생님들의 영입으로 운동스타일에도 변화를 주고 있어요. 반면 여자선수들의 선수층 결여는 아직도 해결해야하는 숙제입니다. 첫 번째는 여자선수들의 레슬링 입문시기가 늦고 두 번째는 고정관념과 여자레슬링 부가 부족하다는 것이에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레슬링은 과격한 운동이라는 고정관념으로 여자아이들에게 권하지 않아요. 또한 레슬링에 입문하고 싶어도 여학생들을 위한 학교와 여자 선생님이 부족해요. 남자, 여자레슬링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주심으로 심판을 보는 정다운 심판)
국제심판으로 가는 길
국제심판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국제레슬링연맹이 주관하는 경기가 개최되는 곳으로 가야해요. 국내심판 1급이 있어야 국제심판 강습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국제심판 취득과정에는 필기와 실기로 나뉘어져 있는데 경기에서 심판을 보는 것이 실기평가이고 필기시험은 서술형으로 진행 됩니다. 이번에는 카자흐스탄 프레지던트 컵(Kazakhstan President Cup)에서 강습회가 열렸어요. 모든 시험은 영어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언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다운 심판은 국내에서는 두 번째 여자레슬링국제심판이 되었다. 종목의 발전을 위해서는 남자, 여자선수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한국과는 다르게 가까운 일본에서는 여자레슬링 강국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어릴 적부터 레슬링을 권유하고 선수층도 남자선수 못지않게 탄탄하며 국제심판도 상당하다. 선수들의 경기력향상과 코치, 감독의 헌신, 더불어 심판의 국제무대진출 세 박자가 선율을 이룰 때 한국레슬링의 권위가 지켜질 것이라 믿는다.
여자 1세대 국제심판인 정다운 심판의 어깨가 조금은 무거울 것이다. 그래도 ‘최초’라는 타이틀을 계속 갱신하는 즐거움을 아는 그녀는 잘해낼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그녀에게 레슬링이란 무엇일까? ‘탄산수 에요’ 정다운 심판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탄산수를 처음 마시면 이걸 왜 먹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한번 빠지면 중독되는 맛이에요. 레슬링도 접하기 힘들뿐더러 힘들다는 생각이 앞서지만, 계속 운동을 하다보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어요.’ 한 번도 먹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탄산수 같은 레슬링에 빠진 그녀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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