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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농구 및 배구대표팀 부상에 운다






글/조승윤




  대표적 겨울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는 항상 국가대표 소집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다.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 농구 이민현 감독은 프로에서 신인왕 경쟁을 펼친 이승현과 김준일을 차출했다. 그러나 김준일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대표팀 전력에 차질이 생겼다. 이미 프로에서 검증을 마쳤고, 팀의 주축일 정도로 성장한 김준일이었기에  부상 결장이 아쉬웠다. 특히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대회와 이듬해 열린 19세 이하(U-19) 세계 청소년대회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선수가 다시 손발을 맞추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기회였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부상으로 불참한 김준일(왼쪽)과 이승현(오른쪽) (사진=KBL 공식홈페이지)

   

 농구대표팀의 부상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최부영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국가대표는 졸전 끝에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세대교체 실패와 중동의 성장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지만, 선수들의 부상 역시 연속된 졸전의 원인이었다. 당시 방성윤은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고, 김승현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결장했다. 높이가 부족한 대신 외곽슛과 스피드가 중요한 한국 농구에서 슈터 방성윤과 가드 김승현의 부상 결장은 치명적이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패한 남자 농구대표팀(사진=연합뉴스)

                     

 최악의 성적을 거둔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은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2009년 또 한번 좌절을 경험했다. 허재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종합 병동’이라고 불릴 만큼 부상으로 출발 전부터 삐걱댔다. 국가대표 중 하승진, 김주성, 김승현이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높이열세로 허덕이는 한국 농구에서 센터 두 명이 빠지고, KBL 최고의 가드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김승현의 제외는 국가대표 전력에 큰 손실이었다. 당시 허재 감독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거두었지만 부상 여파는 결국 2009 텐진 아시아선수권으로 이어져 ‘텐진 참사’라 불리는 역대 최악의 성적인 7위를 기록했다.


 배구 역시 부상으로 항상 고민이 많은 스포츠 종목이다. 최근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 대회에서는 ‘줄부상’이라고 불릴 만큼 부상자들이 많이 나왔다. 신영수, 문성민, 김요한, 박철우는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며, 팀 훈련에 참여했던 전광인, 곽승석, 유광우 등은 부상으로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도 못 했다. 결국 줄부상에 부상 로테이션까지 겹치면서 남자 국가대표팀은 졸전 끝에 2승 10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5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와 코칭스텝(사진=대한배구협회)



 배구 대표팀의 문제는 국가대표 선수가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지난 대회에 부상 경력이 있던 선수가 다른 대회에서 또다시 부상으로 불참하는 경우가 많다. 프로팀이 단 7개 팀만이 있다 보니 선수가 제한적인 것이 그 이유다.
 최근에도 신영수, 박철우, 유광우, 문성민, 김요한 등의 부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부상 선수의 대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세대교체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배구는 경기 중 부상이 잦기 때문에 대회 전부터 부상으로 국가대표 구성이 어려워지면 실전에 돌입했을 때 더 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 선수의 부상은 결국 국제 대회 성적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특히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농구와 배구의 경우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른 국가에 비해 활용가치가 더 크다. 예를 들어 농구의 경우 높이의 문제를 풀코트 프레싱으로 극복하는데 이때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코트를 밟는다. 따라서 주전 선수 이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한다.


     ▲2014-2015 프로농구 인천 개막전에서 9,094명의 관중이 들어섰다(사진=인천전자랜드 공식 홈페이지)


 국제 대회의 성적은 곧 국내 리그의 흥행과도 연결된다. 남자 농구대표팀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 후 열린 첫 인천 경기에는 9,094명(인천 연고 역대 최다 관중)이 들어설 만큼 국제 대회 효과를 톡톡히 봤었다. 또한 국제대회 성적이 리그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축구나 야구 등 다른 스포츠 종목을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 소집이 불가능해지고 이것이 국제 대회의 저조한 성적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이 피해는 고스란히 리그로 돌아온다. 국가 경쟁력 그리고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국가대표 부상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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