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조승윤
은퇴 후 제2의 삶을 살아가는 선수들
스포츠 선수들의 은퇴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찾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 생활 이후 제2의 삶을 설계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은퇴 이후 선택의 폭은 다양하다. 선수 생활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의외로 전혀 연관이 없는 분야도 있다. 은퇴 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제2의 인생을 살펴보자.
팔방미인 선수들, 방송계를 주름잡다
선수 시절 숨겨왔던 끼와 재치를 은퇴 후 방송에서 드러내는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 농구선수 ‘서장훈’이다. 서장훈은 은퇴 후 코치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이를 마다하고 TV 출연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예능 프로에서 그간 숨겨왔던 끼와 입담을 발휘하며 고정과 게스트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에는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방송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장훈과 절친으로 알려진 현주엽은 농구 해설자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비시즌 기간에는 서장훈과 마찬가지로 예능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예능프로에 출연한 서장훈과 현주엽(사진=MBC무한도전)
방송 활동을 하는 선수들은 예능 프로만 출연하는 것이 아니다. 그 활동 폭이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선수가 윤현민이다. 2004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2007년 두산 베어스 중견수로 활약한 전 프로야구 선수 윤현민은 현재 배우로 전향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윤현민은 선수로서 젊은 나이인 20대에 새로운 삶을 찾아 야구계를 떠났다. 그는 야구 선수 은퇴 후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 활동을 하고 있다. 비록 야구 선수로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외국의 경우 스포츠 선수가 방송에서 활약하는 경우는 더 쉽게 볼 수 있다. 액션 배우로 자리 잡은 드웨인 존슨이 대표적이다. 드웨인 존슨는 WWF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다. ‘더 락’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한 그는 1998년 WWF 챔피언이 되었다. 이후 2002년까지 총 7번의 챔피언에 올랐고 2013년에는 역대 6번째로 WWE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드웨인 존슨은 화려한 선수 생활만큼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노의 질주’, ‘샌 안드레아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주연을 맡을 만큼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또 다른 스포츠에 도전하다
선수들은 본인의 주 종목에서 은퇴 후 새로운 스포츠 종목에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리듬 체조 올림픽에 출전한 신수지는 은퇴 후 종목을 바꿔 프로 볼링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20세의 어린 나이에 체조 선수에서 은퇴한 그는 볼링의 매력에 빠졌다. 이후 박경신 프로를 만나 본격적으로 볼링을 시작했고 2014년 11월 프로테스트에 합격했다. 신수지는 리듬체조의 열악한 환경 등으로 은퇴하게 되었지만 볼링 선수로 또 다른 스포츠 인생을 살고 있다.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는 신수지(왼쪽)와 박승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밴쿠버 동계 올림픽과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승희도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박승희는 소치 동계 올림픽 이후 은퇴와 새로운 도전 사이에 고민했다. 결국 2014 ISU 쇼트트랙 세계 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쇼트트랙 선수를 은퇴했다. 그리고 같은 빙상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를 시작하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 도전하는 박승희는 전국동계체전 빙속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많은 우려 속에서 시작된 도전이지만 다가올 평창 올림픽 메달 획득도 기대할만하다.
정치에 나서는 선수들
스포츠 스타들이 은퇴 후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권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잘 생긴 얼굴과 함께 큰 인기를 누린 문대성은 모교인 동아대 대학 교수로 부임한 뒤 정계에 입문, 지역구를 거쳐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도 탁구 세계선수권대회 첫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다 은퇴, 박사학위를 딴 뒤 용인대 교수로 활동하다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돼 여러 체육관련법안을 제정해 체육계를 지원하고 있다.
외국서도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정치에 입문한 경우는 많다. 우크라이나 대표적인 골잡이인 안드리 세브첸코는 은퇴 후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유로 2012를 끝으로 우크라이나 대표 팀에서 은퇴했다. 이후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고 정치에 입문할 것이라 밝히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크라이나 영웅인 그는 은퇴 후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감독과 첼시 코치 등의 제안을 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결국 새로 창당된 전진 우크라이나당에 입당하면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은퇴 후 정치 생활을 시작한 안드리 셰브첸코(사진=google)
축구의 전설 펠레도 은퇴 후 정치 생활을 했다. 펠레는 축구 선수 동안 총 1279골을 기록한 전설임에도 불구하고 은퇴 후 축구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1994년 당시 체육부 장관에 입각해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개인 사업 등에만 몰두했었지만 체육정책을 입안하는 장관직을 수용하면서 정치인 삶을 살았다.
그동안 꿈꿔왔던 직업을 갖다
▲요리사로 전향한 전 농구선수 신제록(사진=KBS VJ특공대 방송 장면)
오랜 기간 선수로 활동하던 선수들은 은퇴 후 꿈꿔왔던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경우가 있다. 학창시절부터 유망주로 뽑히던 신제록은 2007년 안양 KT&G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특히 프로 2년차인 2008-2009 시즌에는 53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점차 하락세를 보이더니 2012-2013 시즌 창원 LG로 이적한 이후에는 단 한 경기만 출전하며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아쉽게 은퇴를 결정했지만 신제록은 요리사에 도전했다. 일본에 건너가 일본 최고의 메밀 가게에서 비법을 전수받을 정도로 요리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그는 현재 자신의 레스토랑을 차려 셰프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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