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김진엽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축구로 동메달을 땄다. 당시 고양시에 살고 있던 한 여고생은 올림픽을 통해 처음 축구를 접했다. 현재 명덕여고에 재학중인 최두리(18)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금방 축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친구들이랑 재미삼아 축구를 봤어요. 9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승부를 내야하는 긴장감이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본격적으로 축구를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줍게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최두리씨
우연의 일치였을까. 같은 해인 2012년에 그녀가 살고 있던 경기도 고양시에 ‘고양hi FC’라는 신생팀이 창단됐다. “2013년에는 승강제가 도입됨에 따라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과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나누어지게 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하기 위한 새로운 팀들이 창단되었는데 마침 제가 살던 고양시에 축구팀이 생긴다는 거에요. 그때부터 축구를 좋아하게 됐어요.”라며 축구팬이 된 배경을 설명했다.
소녀, 축구를 사랑하다
최두리씨는 현재 고양hi FC 서포터스 알타이르에서 총무로 활동하고 있지만, 올해 신생팀인 서울 이랜드 FC의 팬이기도 하다. 같은 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두 팀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최근 K리그 챌린지에서 가장 핫한 주민규 선수 때문이다
. “창단 후 서포터스에 가입했어요. 제대로 축구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후 고양종합운동장으로 경기 보러 다니는데, 튀진 않지만 묵묵히 경기하는 선수가 눈에 띄더라고요.”라며 처음 주민규 선수를 만났던 때를 회상했다.
“주민규 선수는 낯을 많이 가려요. 엄청난 미남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은 물론 실력도 좋아서 너무 멋있어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둘만의 추억이 없냐는 질문에 “골을 넣을 때마다 제가 없어서 그걸 서운해 했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골 넣고 약속을 지켰다고 감동을 주기도하고 또 생일도 챙겨주는 자상한 모습도 보여줘요. 그리고 제 응원으로 인해 힘이 난다고 말해주는 따뜻한 사람이에요.”라며 웃었다.
▲최두리씨가 응원하는 서울 이랜드 FC 주민규 선수
인터뷰 도중 경기를 마치고 구단 버스에 탑승하는 주민규 선수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주민규 선수는 그녀에 대해 “데뷔 1년차부터 저를 응원해준 고마운 팬입니다. 출전하지 못할 때도 늘 응원해주는 든든한 서포터스입니다. 고양에서 서울 이랜드로 이적했어도 저를 응원하러 오는 것에 대해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두리는 제게 많은 선물들을 줬지만 그래도 가장 좋은 선물은 저를 응원해주는 두리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소녀, 축구를 말하다
대학 진학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축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자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학생이라는 신분 때문에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세요. 공부가 아니라 축구에 관심을 쏟아서 학업에 대해서 걱정이 많으신데 나름대로 조절을 잘하고 절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에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을 가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요.”라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다만 학생이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포터스들과 경기 후 뒷풀이 때 술을 마실 수 없는 점인 것 같아요.”라며 농담도 서슴치 않았다.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최두리씨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축구는 힐링이에요. 그래서 축구를 직업이나 전공이 아니라 단순히 취미로만 삼고 싶어요. 좋아하는 것을 제 업으로 삼으면 스트레스 받아 더 이상 힐링이 아닐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하는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여줬다.
고양hi FC와 K리그 챌린지는 물론 더 나아가 한국 축구가 팬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최두리씨. 학업은 물론 축구까지 그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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