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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비전공자 대학생, 헬스 트레이너되기

 

 

 

글/김진엽

 

 

 

 

 부천에 위치한 한 헬스장으로 향했다. ‘박크리’라고 불리는 한 여성 트레이너를 만나기 위해서다.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던 대학생에서 헬스 트레이너와 보디빌딩 선수로서의 길을 택한 박송은(25)씨. 그녀는 트레이닝 복이 잘 어울리는 건강한 몸매에 경쾌한 목소리로 회원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 개인 강습이 끝나고 이른 아침에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그녀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밝은 얼굴로 맞아줬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송은씨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왜 사람들이 ‘박크리’라고 부르냐고 물었다. 이에 그녀는 “제 성과 예명인 크리스틴을 합쳐서 그렇게 부르더라고요.”라며 말을 이었다. “크리스틴은 일반적으로 Christen으로 쓰는데, 저는 Kristen이에요. 이 이름은 제 동생이 좋아하는 헐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이름이 같아요. 인터넷에 쳐보면 저만 나오는 유일무이한 여자 트레이너 이름이라 너무 좋아요.”라고 예명의 뒷 이야기를 설명했다.

 

우연과 필연, 그 사이의 절묘함
 얼마 전 WFF Nabba Korea Sports Model 톨클래스에서 Top 10으로 입상을 한 박송은씨. 5년 전만 해도 그녀는 대학교에 입학한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하지만 여느 여대생들처럼 다이어트를 위해 동네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인생은 달라졌다. “헬스장에 갔는데 우연히 본 잡지책에서 권도예 선수에 관한 기사를 봤어요. 그때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한국인 최초 그랑프리를 수상한 그녀에게 반했어요. 그래서 저도 그녀처럼 멋진 체육인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라며 트레이너가 된 배경을 밝혔다.

 

▲ 다이어트 전 박송은씨의 모습
(사진출처 – 박송은씨 개인 블로그)

 

 “사실 저는 대학 진학 후, 전공과 상관없이 승무원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EFR(Emergency First Response)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땄어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서 준비한 거였는데 헬스 트레이너가 되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따놓길 잘했어요. 제가 체육인이 된 것은 정말 우연과 필연, 그 사이의 절묘함이라니깐요”라며 웃었다.

 

트레이너가 되기까지
 그녀는 자신이 트레이너가 된 과정을 이야기 했다. 트레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은 어렵지 않지만, 트레이너로서 성장하는 것이 어렵다고 그녀는 언급했다. “저는 비전공자라서 주변에 체육인이 되기 위한 정보가 전혀 없었어요. 하지만 제 트레이닝 선생님께 많은 조언을 얻었어요. 그러던 중 선생님이 근무하던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를 구인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연습생으로 함께 일하게 됐어요.” 그렇게 2개월간의 연습생을 마치고 정식 트레이너가 됐다.

 

그녀는 연습생 기간에 생활체육지도자 3급 자격증도 함께 따는 열정을 보여줬다. “당시 자격증을 딸 때, 연수를 명지전문대에서 받았아요. 연수도 받고, 수업도 같이 하니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막상 둘 다 해내니 참 뿌듯했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 트레이너 프로필 촬영하는 모습
                                                   (사진출처 – 포토그래퍼 스티브 백)

 

시기상조
 박송은씨는 이번 시즌 WBC와 머슬마니아에 참가했다. 그녀는 대회에 참가했던 소감을 ‘시기상조‘라며 간결하게 표현했다. “사실 대회만 준비하고 싶었지만, 트레이너의 본업을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대회에만 전념했다면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아요. 입상에는 연연하지 않지만, 스스로 준비가 덜 되어있는데 출전이 빠르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WBC 대회 참가 모습
(사진출처 – 임남규 작가)

 

수명은 스스로 만드는 것
 향후 목표와 미래에 대한 질문에 박송은씨는 “일반적으로 트레이너의 수명이 짧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주위에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봤어요. 30~40대임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출전하고, 트레이너로 있는 분들이 있어요. 출산을 하고도 대회에 입상하는 선수들도 있고요. 수명은 본인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자기개발을 한다면 쭉 이어나갈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 후배 양성도 하고 싶어요.”라며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또 자신의 전공에 대해 “요즘 재능기부라는 말이 많잖아요. 사회복지학과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조금 더 안정되면 제 전공과 접목시켜 봉사도 하고 싶어요.”라고 언급했다.

 

 박송은씨는 필자의 대학 동기이다. 그저 어려보기만 했던 20살 새내기가 열심히 자신의 꿈을 쫓더니, 어느새 멋진 체육인이 되었다. 대회에서 수상하는 것도 좋지만, 무대에 참가하고 운동이 좋다는 그녀. 그녀의 꿈을 열렬히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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