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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스포츠의 비디오판독

 

 

 

 

 

글/조승윤

 

 

 

 스포츠에서 공정한 판정은 필수다. 잘못된 판정으로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속 오심은 종종 일어나고 있다. 경기에 영향이 적은 오심부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오심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오심을 방지하고자 많은 노력이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디오 판독의 도입 및 확대다.

 

 

라인 인·아웃을 결정하는 카메라들

▲골라인 판독기를 테스트하는 국제축구연맹.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공이 라인을 넘는지, 그렇지 않는지에 따라 결과라 달라지는 스포츠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축구와 테니스다. 축구의 경우 공이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그러므로 공이 라인에 살짝 걸치거나, 공의 속도가 빠른 경우 오심이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과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발생했다. 독일이 2:1로 앞서고 있는 전반 38분경 잉글랜드의 람파드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고 골라인을 통과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결국 잉글랜드에게 동점의 기회는 날아갔고 1:4로 완패하고 말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서 발생한 오심은 비디오 판독 도입의 중요성을 야기했다. 그 결과 FIFA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공식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으며, 다가올 67일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에서도 골라인 판독기를 사용하기로 확정했다.

테니스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테니스의 경우 인·아웃 판정이 축구보다 더 까다롭다. 공이 상대적으로 작고 속도는 빠르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1년 영국에서 개발한 호크아이(Hawk-Eye)’를 설치하기 시작했고, 2006US오픈에서 메이저대회 최초로 호크아이를 판정에 도입했다.

 

 ▲테니스 비디오 판독 기술인 호크아이. 사진=2014 기아자동차코리아오픈여자테스니대회 공식홈페이지

    

 호크아이는 테니스, 크리켓, 미식축구와 같은 구기 종목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테니스의 경우 최소 4대의 카메라가 초당 60프레임의 속도로 볼을 관찰하며 오차 범위는 3mm 이내다. 테니스에서 비디오 판독을 ‘챌린지’라고 부르며 이는 세트당 3번 가능하다.  챌린지가 성공했을 경우 그 횟수는 줄어들지 않는다. 호크아이의 설치 비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선수와 팬들에게 만족도가 좋아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도 ‘2012 코리아오픈’에서 10대의 호크아이를 설치해 최초의 비디오 판독을 실시했고, 선수와 팬들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냈다.

 

찰나의 순간을 잡아라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의 경우 누가 더 빠른지에 대한 판정은 육안으로 쉽지 않다.  찰나의 순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단거리 육상, 쇼트트랙 등은 비디오 판독으로 찰나의 순간을 잡아내고 있다.
 쇼트트랙의 비디오 판독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김동성이 발을 끝까지 내밀어 한 끗 차이로 금메달을 따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쇼트트랙의 경우 결승선에서만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2014 소치올림픽에서 박승희는 500m 결승에서 4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앞 선수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던 것처럼 경기 전체에 대한 비디오 판독도 가능하다.

 

▲결승점에 먼저 도달하기 위해 스케이트 날과 동체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선수들. 「사진=OSEN(왼쪽)·중앙일보(오른쪽) 제공」

 

 0.001초를 다루는 육상은 2003년부터 사진판독을 도입했다. 육상은 결승라인을 동체 즉, 몸통 부분이 들어와야 하는데, 이 판정이 사람의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 판독은 ‘미세분할 비디오 시스템’ 방식으로 진행되며,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과 로빈 윌리엄스(미국)는 11초 01초로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사진판독을 통해 0.001초 앞서 캠벨이 결승선을 통과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순간을 되돌아보는 비디오 판독


 
 비디오 판독은 결승선이나 라인 등의 인·아웃 판정 등 결과에만 제한해 실시하고 있지 않다. 경기 종료 직후, 경기 전체 과정을 다시 보면서 놓친 부분을 잡아내기도 한다.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에서 비디오 판독이 가장 활발한 종목이 배구다. 배구의 경우 인·아웃 판정뿐만 아니라 점수가 확정된 이후에도,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판정이 번복되기도 한다. 그 예가 '네트 터치(Net touch)' 판정이다. 네트 터치는 심판에 의해 바로 판정되지 않을 경우 점수가 나올 때까지 경기는 진행된다. 그러나 이후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중간에 발생한 네트 터치를 발견되면 판정이 번복된다.

 

▲배구 경기 중 비디오 판독하는 심판관 모습(왼쪽)과 체조 비디오 분석 모습(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왼쪽), JTBC(오른쪽)」

 

 

 경기 종료 후, 비디오 판독으로 결과가 바뀌는 경우는 체조에도 있다. 체조는 비디오 판독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대세인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은 비디오 판독으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다. 남자 단체전에서 일본 대표팀은 경기 후, 안마 점수에 대해 이의 신청했다. 이후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을 통해 일본 대표팀에게 0.7점을 가산했다. 그 결과 일본은 4위에서 2위로 뛰어오르며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지 않은 종목은 단 9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비디오 판독은 공정한 판정을 위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비디오 판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있지만, 점차 문제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결국 적절한 비디오 판독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높이고 팬들의 신뢰를 쌓는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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