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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천안FC와 함께 축구해요’ - 대한민국 최초 사회적 협동조합 축구단

 

 

 

글/김진엽

 

 

 

 


‘FC 바르셀로나’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스페인 프리메라 리그 소속인 FC 바르셀로나는 세계 최고의 인기 축구팀이다.

FC 바르셀로나가 인기 있는 이유가 단순히 경기 성적만은 아니다. 일반적인 프로축구팀은 기업 경영이나 시민구단으로 운영되지만 그들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는 특징 때문이다.

 

▲FC 바르셀로나 선수들
(사진 출처 – FC바르셀로나 공식홈페이지)

 

과연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어떤 것일까?

 

 사회적 협동조합의 개념
 협동조합기본법의 제 2조와 제 93조에서는 사회적 협동조합과 협동조합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에서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지역주민들의 권익·복리 증진과 관련된 사업을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협동조합을 말한다.”라고 정의한다. 제 93조에서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사업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다.

 

제93조 사회적협동조합의 사업

① 사회적협동조합은 다음 각 호의 사업 중 하나 이상을 주 사업으로 하여야 한다.
1. 지역사회 재생,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주민들의 권리·복리 증진 및 그밖에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사업
2. 취약계층에게 복지·의료·환경 등의 분야에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3. 국가·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탁받은 사업
4. 그밖에 공익증진에 이바지하는 사업

 

② 제1항의 ‘주 사업’이란 목적사업이 협동조합 전체 사업량의 100분의 40 이상인 경우를 의미한다.
 

▲ 「협동조합기본법」, 제 93조
- 자료 출처 : 희망제작소 (http://goo.gl/229Frk)

 


 이런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해 FC 바르셀로나를 능가하는 팀을 꿈꾸는 축구팀이 대한민국에 있다고 한다. 바로 천안FC다. 천안FC는 대한민국의 축구 리그에 참가하는 축구단 중 최초의 협동조합 축구단이며, 대한민국 스포츠 팀 가운데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인가받은 사회적 협동조합이기도 하다.

 

 아직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천안FC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사장 겸 구단주를 맡고 있는 안창영(55)씨를 K3리그 홈경기가 열리는 천안축구센터에서 만나보았다.

 

                                                ▲ 천안FC 이사장 겸 구단주 안창영씨

 

 

천안 FC 그리고 K3리그


 천안FC는 천안을 연고로 하고, 천안축구센터를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소속리그인 K3리그의 원년멤버이기도 하다. 천안FC는 2005년 창단을 시작으로 현재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K3리그는 초기 10팀으로 시작해 현재 2015년 시즌에는 18개 팀이 참가하고 있다. 리그 초기에는 철저히 아마추어팀(동네 조기축구 수준)이었지만, 그동안 협회와 구단의 노력으로 지금은 많이 발전해 명실상부 하나의 리그로 자리 잡았다. 현재 대학팀들이 K3리그 팀들과 상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K3리그 팀들이 내셔널리그 팀들을 상대로 승리할 만큼 성장했다.

▲경기 전 몸을 풀고 있는 K3리그 소속 천안FC 선수들

 

왜 사회적 협동조합인가?


 안창영씨는 “1400억이 넘는 돈을 들여서 만든 천안축구센터다. 천안 시민들의 혈세가 1000억 넘는 많은 돈을 들여 만들었는데 운영은 전혀 효율적이지 못하다. 주말은 서로 사용하기 위해 줄 서 있고, 평일은 텅텅 비어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소위 ‘축구나 하고 있다’라는 개념을 뒤집고 싶었다. 녹색그라운드에서 11:11만 하는 축구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축구는 즐거워야한다. 축구는 절대 경기만 가지고 살아남을 수 없고, 축구는 지역사회에 공헌을 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스포츠로서 생명력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원들과 운영해가는 구단이어서 아직은 자금력이 여유롭지 못하다. 갈 길이 멀지만 아직 희망적이다”고 언급했다.

 

축구 캠프
 그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는 평일에도 누군가 사용을 해야 한다. 평일에 누가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일반인들은 돈을 벌어야 하니 올 수 있는 사람은 학생뿐이었다. 그래서 충남교육청과 각급 교육청에게 협조와 공문을 계속 주고받으며 소통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유학기제를 따냈다.”라고  대답했다.

 

 **자유학기제란 중간ㆍ기말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ㆍ실습, 수업이나 직장 체험활동과 같은 진로교육을 받는 제도로 점차 전국적으로 시행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천안FC는 일반 학교 학생들을 위한 2박 3일 축구캠프와, 보호 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5박 6일 축구캠프, 그리고 직장인들을 위한 축구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협동과 배려는 이론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축구라는 조직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을 통해 몸으로 직접 배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며 축구캠프의 가치를 설명했다. 또 보호 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해 “청소년 시기에 다소 반항기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혈기왕성한 학생들을 체벌하거나 설교하는 것보다는 축구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다. 실제 지난번 캠프를 다녀간 친구들은 현재 성실히 학교도 잘 다니고 있다.”며 축구가 주는 장점에 대해 강조했다. 

▲ 축구 캠프 관련 자료를 보여주는 안창영씨

 

 

10년 후를 보고 있다


 “처음에는 저를 다 이상하게 생각했다. 누구도 해본 적 없는 일이니까 다들 저를 신기해했는데, 지금은 그 누구도 아무 말 못한다. 10년 전부터 사회적 협동조합을 생각해냈고, 마침내  그 결과를 이뤄냈다. 또 앞으로 10년을 더 내다보고 있다.”라며 미래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FC 바르셀로나를 모델로 삼고 싶다. 바르셀로나 시민들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매개체가 축구이듯, 천안시민들도 축구를 통해 하나로 통합시키고 싶다. 천안FC에서 운영하는 축구 캠프에 참여했던 청소년들이 10년 후에 천안FC의 팬이 될 것이다.”며 말을 이었다. “그들이 모두 조합원이 되어 천안FC를 함께 만들어 간다면 천안 내에 축구 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축구도 발전할 것이고 사회도 축구로 통합되는 날이 올 것이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많은 사람들은 안 된다고 말했지만 안창영씨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감행했고 마침내 해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경기 준비를 하는 그의 모습에서 천안FC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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