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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NEST Power] 2014 여성스포츠리더 아카데미 수기

 

글/이아영

 

                                                       [그림1. 여자들도 의리!]

 

  체육인재육성재단(이사장 송강영)은 2014년 5월 17일 서울 올림픽 파크텔에서 여성스포츠리더 & 차세대 여성인재 아카데미 2기 개강식을 가졌다.

지난해에 성공적으로 1기교육생들을 육성한 후, 또 다시 2기 아카데미의 문을 연 것은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의 앞으로의 전망을 기대하게 만드는 일이다. 여성스포츠리더를 육성하는 것은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 국제 경기대회의 우수성적과 기량에도 불구하고 여성스포츠인의 경우, 은퇴 후 지도자 및 행정가로 활동하는 규모는 저조하다.

 한 예로 역대 올림픽 전체 메달 수의 44%는 여자 부문에서 올린 성과이며 최근 20년간 동, 하계 올림픽 금메달 86개 중 42개가 여자 선수들이 획득한 것으로 전체 비율의 49%를 차지한다.

 

남자선수들에 비해 올림픽 출전 비율도 낮은 여자 부분에서 약 50%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는 것은 대한민국 여성스포츠의 뛰어난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2014 소치 올림픽에서는 8개의 메달 중 7개를 여자 선수들이 획득함으로 전체 메달의 88.8%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인들은 경기력 부분에 있어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지도자, 체육단체 임원 및 국제대회 선수단장 배출 사례가 상당히 미미하다. 다음은 역대 올림픽 국가대표 여성지도자 및 본부임원수다(2012, 대한체육회).

 

 

 

 

 

                              [그림2. 역대 올림픽 국가대표 여성 지도자 및 본부 임원 수]

 

또한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55개 단체) 임원의 여성 비율은 6.6% (2011,문화체육관광부)에 그쳤으며, 국제 올림픽 위원회인 IOC의 여성임원 권장 비율은 20%에 그치는

수준이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현장에서의 여성의 의사결정권은 현저하게 낮다. 그렇다면 대체 대한민국을 세계 상위 수준으로 끌어 올렸던 그 많은 여성스포츠
인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출산과 육아를 담당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경험한 것이 큰 원인이 되었다. 체육계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실태조사(남윤신 외, 2012)에 따르면 여성 스포츠인(선수출신 21명, 체육전공자 250명)의 63.7%가 경력 단절을 경험했고 그 중 경력 단절 여성의62.5%가 3년 이내에 재취업을 희망했다.

 

대한체육회에서 은퇴선수 생활실태조사(2012) 결과에 따르면 은퇴선수 무직자 비율이

평균 35.9%로 나타났다. 이 중 국가대표 출신 17.6%, 일반선수 출신 40.2%, 남성 34.8%,

여성 39.2%이 포함되었다. 또한 설문에 응답한 은퇴선수들은 은퇴 후 진로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96.2%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취업교육 참여 의향에는 84%의 응답률을 보였다. 3년 이상 선수 등록자 기준으로 은퇴선수는 395,440명이었고 이 중 여성은 115,172명이었다.

 

현재 체육 전공 일반 경력단절 여성의 규모는 연간 2,300명 정도로 추정이 되고 매년

전문대 이상 고등교육기관 체육/무용 전공 졸업자는 평균 15,319명(여성 4,810명)이며 그 중 미취업자가 6,500명이며 여성이 2,300명으로 추산된다.

체육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여성인재는 많지만, 갈 길이 좁고 심지어 그 길 또한 찾지 못하는 아까운 인재가 넘쳐난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지난 세월 우리 사회에 큰 공헌을 우리 대한민국의 여성 체육인들에게 경력개발과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스포츠리더(국제심판, 지도자, 국내외 체육관련 단체 전문가)의 전문역량을 강화 및 자질 향상을

하고자 이와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그림3. 자격조건 및 교육내용]

 

체육인재육성재단 장형겸 대리는 본 교육의 담당자로써 신청 받는 과정부터 최종 면접까지 정말 많은 지원자들이 여성 스포츠 리더 육성 과정에 관심을 가진 것에 놀랐다고 했다. 기존 정원 예정은 리더 과정 15명과 차세대 리더 과정 25명을 뽑는 것이었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면접에서 지원자들을 만나고 보니 재능 있는 인재가 너무 많아서 뽑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결국 총 40명의 선발예정이었던 아카데미 교육생보다 7명 많은 47명의 교육생을 선발했다.

 

  장형겸 대리는 개강식에서 마이크를 잡더니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근무 하면서 그 동안 많은 사업을 봐왔는데 교육과정에 대한 자격요건이나 세부 사항에 대해

문의가 너무 많이 와서 세어보았더니 80건이 넘는 전화 문의가 왔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에서는 이런 특징들을 못 봤었는데 유독 여성체육인들이 자신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많이 움츠리는 경향이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많은 교육생들은 머리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분위기였고 교육생으로 참가했던 필자 역시 공감할 수 있었다.
 
 교육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장혐겸 대리는 “여성스포츠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인재들이 교육프로그램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며, 향후 본인이 리더가 되었을 때를 설계하며 리더십에 대해 논할 때 담당자로서 보람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보다 빨리 여성스포츠인들이 스포츠계에 리더가 되어 이런 과정이 필요 없어지기를 꿈꾸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유인 즉,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사회가 실현된다면 굳이 여성스포츠인재 육성 사업이 따로 필요 없기 때문이다. 

 

 

  개강식에 참석했던 김나미 사무총장은 현재 체육인재육성재단의 사무총장직을 하면서 동시에 아시아인 최초, 여성 최초로 국제바이애슬론연맹의 부회장에 오르며 국제스포츠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녀는 17년 동안 스키 선수로 8년 동안 국가대표 생활을 하며 지금도 깨지지 않는 88번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런 김나미 사무총장 본인도 자신이 이 자리까지 와 있는 것이 후천적인 기회가 많아 운이 좋았던 것이라 말하며, 여성스포츠리더로서의 태도와 책임감에 부담이 많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47명이 교육생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올린 여성스포츠인재 육성 아카데미 교육은 5월 17일부터 8월 2일까지 매주 토요일 마다 진행되었다. 강의를 위해 교육장을 찾은 강사들은 하나같이 강의에 대한 반응이 너무 좋고, 창의적인 분들이 많아서 오히려 에너지를 받아

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림4 교과목 안내

 

 

 교육과정 중에는 성인이라면 커가면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러나 성인이라도 해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며 운동선수라면 더더욱 배움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사실 많다. 필자도 사실 석사를 졸업했지만 학력에 걸 맞는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에티켓을 몰라 실수를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이 교육과정은 많은 차세대 리더 과정 교육생들

(새내기 지도자)에게는 진로 탐색을 도와주고, 리더 과정 교육생들(조직의 중간 관리자 급)에게는 현장에서의 실용적인 전략들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림5 교육생 현황

 

 

 

                                                         그림6 교육생 경력 통계

 

 

47명의 교육생들 중에서는 실제로 경력 단절을 몸소 체험하며 어려운 시간을 보냈던 교육생이 3명이 있었고, 8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슈퍼맘도 있었으며, 다들 이야기 하는 경력단절을 자신도 겪게 될 것 같아서 문을 두드렸다는 예비맘 교육생도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 아이들의 엄마로 사는 것은 정말 인생에 대한 도전과도 같은

일이다.

 

47명의 자기소개를 다 들어보니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다 밝고 적극적이었다. 특히 원주시 생활체육회 통합 장영숙 사무국장은 “나를 따르라!”하는 식의 권력이 아닌 “을로 살아가기 위한 역량 개발” 때문에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장영숙 교육생은 항상 하루를 체육계에 대한 정보검색으로 시작해왔고 그러한 습관들이 이런 배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배민희 교육생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만 있던 지라 소위 말해 자신이 “한 가닥” 하는 줄로만 알고 갇혀 살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자신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여성스포츠리더양성과정 경쟁률이 치열했던 만큼 선발된 교육생들은 체육계에서 다들 멋진 커리어를 갖고 있는 인재들이었다. 
 
 우리 교육생 47명은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렸던 6번째 국제

여성스포츠 컨퍼런스를 축하하기 위한 의미 있는 축하 영상을 만들기도 했었다. 이 컨퍼런스는 세계여성스포츠개발기구인 IWG에서 주최하는 4년 마다 대륙을 돌며 열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성 스포츠 축제의 장이다.

 

여성들이여! LEAD THE CHANGE, BE THE CHANGE!

(변화를 이끌어서, 변화가 되어라!)

 

                                      

 

정보력이 경쟁력인 현 시대에 우리 47명의 교육생들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공유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나 함께 모여 스포츠에 직접 참여 하기도 하고, 스포츠

관련 문화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전 라켓볼 국가대표이자, 대한라켓볼협회 사무국장인 이영미 교육생은 “NEST(체육인재육성재단의 약자) 라켓볼 팀”이라는 이름의 라켓볼(스쿼시와 유사한 종목) 체험 교실을 열어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고 있으며 대한태권도협회 직원인 이유경 교육생은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주최로 만든 태권도 뮤지컬 [탈 TAL]이라는 공연에 교육생들을 초대해 스포츠 관련 문화 체험을 선사해주기도 했다.

 

 체육인재육성재단 여성스포츠리더 육성과정은 5월 17일부터 10주 과정의 차세대 리더, 6주 과정의 리더 과정에서 46명의 교육생을 배출해냈다. 필자도 이 과정에 교육생으로 참가하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대중 앞에서 말하는 방법, 글로벌 매너, 성격 유형 검사, 발성법, 프레젠테이션 작성법 등 실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꿀 Tip”을 많이 얻어올 수 있었다.

 
  특히 홍진희 강사의 이미지 메이킹 수업에서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 그 수업을 통해서 내 얼굴형에 맞는 헤어스타일 연출, 자신에게 맞는 컬러 찾기에 대해 알게 되었고 스스로의 스타일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저 지저분할 때 쯤 되었을 때 S 미용실에 있는 디자이너 윤 언니를 찾아가면 모든 것이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이제 나 스스로자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신경 쓰고 다녀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얼굴형이 큰 편이니 가려야 한다는 스타일링은 오히려 내 모습을 숨기는 것이고 답답해 보이는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며 객관적인 시각으로 나를 평가해준 강사님께 참 고마웠다. 게다가 수업 중에 40여명의 교육생들 앞에서 헤어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이미지 메이킹 후에 교육생들이 만장일치로 머리 넘긴 것이 낫다는 피드백을 해줘서 더더욱 예전의 내 스타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심해볼 수 있었다.
 
여성스포츠리더 육성과정은 정말 어느 하나 빼 놓지 않고 재밌었고, 내 삶에 직접 적용이 가능한 유용한 보물창고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빛나는 보물은 바로 내 곁에 남은 사람들인 것 같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 가지게 되어 2015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훌륭한 리더들이 이곳에 모여 우리 여성 스포츠 네트워크가 단단해지길

기원한다.

 

    <IWG 영상>


 

 

<종강식 영상>

 


 

 
대한민국 여성 스포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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