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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선수와 팬이 일체감을 갖는다-신생 구단 kt 위즈

 

글 / 윤영재

 

 

따가운 햇살아래 검게 그을린 피부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kt 위즈와 SK 와이번스 경기가 지난 4월 26일 성균관대학교 야구장에서 이뤄졌다. kt 위즈의 팬과 선수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연대감을 다지기 위해 마련된 이벤트성 경기였다.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를 관람하면서 신생 구단의 뜨거운 열기를 맛볼 수 있었다. 비록 찾아온 팬은 기존 구단의 1군 경기들보다 확연히 적고 응원 환경도 열악했지만 그들의 열정만은 그 어떤 올림픽 종목만큼이나 값져보였다. kt 위즈 선수들의 활약이 계속되며 시종일관 점수 리드를 지키는 모습에 팬들은 열정적으로 환호했다.
통신사 라이벌로 치부되는 SK와 KT의 천적관계는 e-sports, 농구, 핸드볼 등 다양한 스포츠에서 진행되고 있고 올해 kt 위즈의 프로야구 창단을 통해 야구로까지 확대되었다. 올해 창단한 kt 위즈는 올 시즌은 2군에서 야구에 적응을 하고 내년부터 1군에 진입해 경기를 치르기로 예정되어있다.

 

(뜨거운 햇볕아래 경기 중인 kt 위즈 선수단과 SK 와이번스 선수단)

 

사실 프로야구에서 통신사 라이벌은 2008년에 성사될 수 있었다. 현대 유니콘스의 구단 해체로 kt가 새로이 야구단을 창단하거나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할 수 있었지만 당시 kt의 지지부진한 관심 때문에 그 자리에 서울 히어로즈가 창단을 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NC 다이너스의 9구단 창단 후 홀수 구단체제의 문제점이 대두되자 10구단 창단이 가시화되면서 다시 기업들은 야구 판에 뛰어들고자 경쟁을 했다. 전북-부영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긴 kt 위즈가 10구단의 기회를 얻으면서 국내 최대 통신사 라이벌 더비가 성사될 수 있었다. 기존 구단과는 달리 보유한 선수가 없는 신생구단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어 아직 SK 와이번스의 라이벌이라 불리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를 관람하면서 신생 구단의 뜨거운 열기를 맛볼 수 있었다.그 중 특히 눈에 띄었던 팬은 kt 위즈의 원정 유니폼을 입고 온 남성 팬(이하 A)이었는데, 여자 친구(이하 B)와 함께 응원하며 지근거리에서 선수들과 대화까지 나누는 친밀감을 보였다. B양은 야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특히 김동명 선수에게 관심을 보였던 B양에게 넌 대체 야구를 보러 온 거야 남자를 보러 온 거야?’ 라며 질투하는 알콩달콩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의 타격 연습)

 

Q. 거주지가 어디인가요?

A, B: 현재 수원에 살고 있습니다. 수원에 야구팀이 창단해서 관심이 많이 갑니다.

 

Q.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A: 문상철 선수가 가장 좋습니다. NC 다이노스의 나성범 선수와 비견되는 선수인데, 가장 힘들다는 3루 수비를 하면서 타격감까지 좋아 정말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1군에 진입해 활약하는 모습을 하루빨리 보고 싶습니다.
B: 김동명 선수가 좋습니다. kt 위즈 경기를 처음 보러 왔는데 실수를 만회하려고 악착같이 달려드는 모습과 훈훈한 외모 때문에 팬이 된 것 같습니다.

 

Q. kt 위즈의 팬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원래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을 연고로 했기 때문에 팬이었지만 구단이 해체되는 바람에 갈 곳을 잃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기 때문에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던 도중 kt 위즈의 수원 연고 창단소식에 망설임 없이 kt 위즈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B: 친구가 응원오자고 자꾸 말해서 와봤는데, 첫 관람부터 kt 위즈 선수들이 맹활약을 해주니 응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실수도 했다가 만회도 했다가 자꾸 저를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매력적인 팀입니다. 신생 팀이라 그런지 투지 있는 모습에 반했고 야구가 이렇게 매력적인 종목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Q. 통신사 라이벌 의식 느끼나요?

A, B: 아무래도 LG와 SK 모두 수도권 팀이고 통신사라는 공통점까지 갖고 있어 의식을 안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kt 위즈의 홈 개막전에서 SK 와이번스에게 14:2라는 충격적인 패배를 직접 봤기 때문에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다른 팀들과의 경기보다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를 상대하는 경기에 조금 더 관심이 갈 것 같습니다.

 

Q. B양은 kt 위즈 경기가 야구경기 첫 관람인데 어떤 것이 가장 재미있나요?

B: 어렸을 때 야구 게임을 즐겨했었습니다. 야구 게임과 똑같아서 너무 재미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한테 물어보고 시원하게 음료수도 마시면서 소속감을 가지고 응원한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Q. kt 위즈의 2군 경기를 보면서 1군 경기 관람하는 것보다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A, B: 선수들이 물먹는 모습, 대화내용, 전략 등을 직접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1군 선수들과는 대화할 기회가 없는데 이곳에서는 가까운 거리에서 팬과 선수들이 호흡하며 경기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가끔 선수들이 와서 음료수를 나눠주기도 하는데 이러한 소통이 팬심을 유지하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방금도 김동명 선수의 부모님이 직접 관전하러 오셔 김동명 선수가 음료수를 들고 관중석을 찾아왔습니다. 이런 매력 덕분에 앞으로도 이 팀을 배반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kt 위즈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선 2군 구장 시설이 너무 열악합니다. 현재 수원 야구장이 보수중이기 때문에 임시로 성균관대학교 야구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대형식이고 잠깐 머무는 구장이기는 하지만 팬들을 위한 배려가 조금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경기가 13시에 이뤄지는데 그늘 한 점 없는 따가운 햇볕 아래서 경기를 보는 것이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늘막 설치 좌석 확충, 간이매점 도입 등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관람 중인 팬들)


수원이 연고였던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를 이어받은 kt 위즈. 현대 유니콘스는 수원이라는 좋은 입지여건과 빼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팬층이 두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역 밀착 마케팅과 모기업의 지원 부족이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kt 위즈는 현대 유니콘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새롭게 야구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왔으면 한다. kt 위즈 선수들의 신선함과 열정은 그 어떤 구단에도 뒤지지 않기 때문에 모기업 kt의 지원과 적극적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프로야구 1군으로 당당히 입성할 kt 위즈의 팬 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팀을 2군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kt 위즈의 당당한 선수와 팬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시설 확충 및 팬 서비스의 확대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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