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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공익근무중에도 영어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해요!

 

글 / 이병진

 

 

봄 냄새가 물씬 풍기던 어느 날, 우연히 찾은 구청체육문화회관에서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그는 2012년 KBL 신인드래프트 11순위로 안양 KGC에 입단하여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이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갑자기 군복무를 선택한 김민욱 선수이다.
사실 농구팬들이 아니라면 김민욱 선수에 대해 생소한 분들이 더러 있을 것이다. 간단히 그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농구명문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엘리트 출신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국가대표에도 선발된 경력이 있다.  뛰어난 신체조건(205cm)을 바탕으로 왼손잡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아마시절 내내 많은 농구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게다가 준수한 외모 덕분에 대학시절 내내 소녀팬들이 끊이질 않았던 스타선수이다.
하지만 잦은 출전과 피로누적으로 ‘족저근막염’이란 부상을 당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한 상태에서 군복무를 선택하였다. 현재 1년간의 장기휴식을 통해 이전 컨디션으로 회복상태에 있으며,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그를 만나 그간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 반갑습니다. 스포츠둥지 애독자분들에게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안양 KGC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현재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 중인 김민욱입니다.

 

 
- 그간의 근황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 현재 집 근처 체육문화센터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과시간에는 주어진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퇴근 후에는 틈틈이 개인운동을 하거나 병원에서 재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벽반으로 영어회화 학원을 2개월째 다니고 있습니다.

 

- 영어회화 학원을 다니시는 이유가 있나요?
▲ 비록 한 시즌이지만 외국인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이 경기력 향상에 중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하고 있는 농구종목은 프로출범 이후 외국인 선수뿐만이 아니라 귀화선수들도 증가하는 추세라 선수들 사이에서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언어구사력이 프로선수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로 강조되고 있어요.

 

- 구단별로 회화전담 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 네, 그렇습니다. 보통 회화전담 분의 역할은 경기 중 작전타임이나 팀 미팅 때, 감독님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통역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과 시간에는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 모두 같은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어 24시간 전담으로 있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들이 있죠. 그래서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 모두 자신의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 외국인 선수와 어떻게 대화를 합니까?
▲ 대부분 영어구사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만국 공용어인 바디랭귀지를 활용하여 정확하게 의사표현을 하죠. 아니면 아는 단어를 조합하여 대화하는 분들도 더러 있고요. 그러나 근래에는 일부 선배들 중에 잦은 해외전지훈련과 국제대회들을 소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는 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 복귀에 맞춰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으신데요.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재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딱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김민욱 선수는 부상 이후, 1년간 휴식과 치료를 병행하였음). 그러나 공을 만지는 종목이라 감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에는 부상부위가 아물지 않아 이만저만 고민이 많습니다.

 

 

 

- 공익으로 근무하고 있는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복귀준비를 하고 있나요?
▲ 선수들마다 다르지만 보통 구단에서 수시로 체크하고 있어요. 개별전담코치를 붙여주는 건 아니지만 원활한 복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죠. 그러나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선수들은 일단 군복무가 우선이라 복귀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고 있습니다. 현역입대를 한 선수들도 상무가 아닌 이상, 성공적인 복귀가 어려워 은퇴를 하는 선택하는 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 군복무시 상무 외에는 선수생활을 할 대안이 없나요?
▲ 현재로서는 상무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일부 프로종목에서는 상무 외에도 경찰청 소속으로 선수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농구는 1년에 한 번 선발하는 시기에 합격하지 못하면 공익이나 은퇴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물론 고교 선배 중에 박병규 선배가 예·체능특기병으로 현역입대를 한 경우도 있어 선수들 사이에서 또 다른 군복무 대안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프로진출을 앞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이 있다면?
▲ 운동능력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는 프로무대에서 개인의 기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동료들과 소통하는 능력도 프로선수로서 필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특히,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와 안정적인 호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학능력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프로무대에 진출하는 후배들이 생존(?)영어를 구사하길 바랍니다.

 

인터뷰 내내 현역으로 좋은 활약(12년도 신인선수들은 대부분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군복무 예정)을 선보이고 있는 드래프트 동기들에 대한 질문을 할 때에는 애써 쿨(?)한 모습을 보였으나 하루라도 빨리 코트에 복귀하여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알릴 수 있기를 본인 스스로 학수고대하고 있다.
또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김민욱 선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며 한 번의 실패경험을 교훈삼아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착실히 어학능력 향상과 몸 만들기에 주력한다.
일부 농구관계자들은 김민욱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해 팀에 복귀하는 시점이 되면, 현재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는 프로농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늘 정체되어 있는 모습보다는 한 단계 나아지려 노력하는 그를 응원하며, 다가올 2014-15 시즌에 이전 보다 나아진 김민욱 선수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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