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 전도사, 우리가 나선다’ - 고려대 체육 재능기부 클럽 ‘일체감’

 

 

글 / 정서이

 

최근 프로야구 등 관람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참여스포츠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스포츠를 즐기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다양한 종목별 스포츠클럽이 생겨난다. 젊음의 패기로 스포츠를 향한 열정을 모아 많은 이에게 스포츠의 즐거움을 전하는 이들도 있다. 이른바 스포츠 전도사들이다. 고려대학교 체육 재능 기부 클럽, ‘일체감’도 이러한 목적을 갖고 출범한 스포츠 봉사단체이다. 그들의 활약상을 알아본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그들의 진실한 표현, 일체감

 

고려대학교 대학스포츠클럽 체육재능기부, 일체감 단체사진

 

일체감은 ‘일상생활에서 체육을 통해 감동을 준다’의 줄임말로 고려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이 모여 만든 체육재능기부 스포츠클럽이다. 스포츠를 향한 사랑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2012년 6명 소수인원으로 소외계층과 사각지대에서 스포츠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에게 스포츠에 대한 즐거움을 알리고자 일체감을 탄생시켰다. 6명의 창단멤버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 않아 강의가 없는 매주 일요일마다 봉사활동을 계획했다. 이렇듯 초기에 일체감 의미는 ‘일요일에 모여 하는 체육활동’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활동이란 의미를 가지고 15명의 체육학과 학생들이 모여 지금의 일체감을 탄생시켰다는 것이 회장 박진혁(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군과 창단멤버 박지혜(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양의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체육 과목은 다른 과목에 비해 특수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과목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모임과 봉사활동이 진행 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체육은 전공자를 통해 배우고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라며 박지혜양은 스포츠교육의 현실을 말한다. 이어서 이러한 환경적인 이유들로 단순히 운동 그 자체만을 즐기는 클럽활동이 아닌 체육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것은 스포츠전공자라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체육재능을 통한 기부’ 라는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인강원, 평화사회복지관 그리고 베어베터

 

클럽은 3곳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그 첫 번째로 서울 도봉산역 근처에 위치한 서울인강학교(인강원)이다. 이곳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정신지체 장애인과 소수의 뇌성마비 지체장애인이 있는 특수학교로서 일체감 단원들은 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친다. 두 번째는 노원구에 있는 평화사회복지관이다. 이곳에서는 5-6학년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뉴스포츠와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다. 마지막은 자폐인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에서 그곳의 직원들과 생활체육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다. 클럽의 회원 15명은 각자 3곳의 봉사활동 중 한, 두 곳을 정해 매주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기관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고 매주 1회는 멤버 모두가 모여 회의시간을 갖고 있다.

 

 

인강원의 유일한 여성선수, 허은정양과 일체감 단원의 뜨거운 포옹 장면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 쏙쏙 캠프에서

함께한 일체감의 활동모습

평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즐겁게

게임을 하는 모습


 

“제가 처음 인강원에서 봉사를 시작할 때는 의무적인 마음이 더 강했어요. 왜냐하면 시간표를 가득 채운 강의와 많은 과제를 하면서 피곤하단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고 결국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저를 보게 됐어요. 하지만 지금은 1주일의 2시간이 저에게 가장 소중한 것 같아요.”
박진혁군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 했을 때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일체감을 통해 장애인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과거에는 의무적으로 참가했지만 현재에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러한 뜻에 깊은 동감을 표현한 박지혜양은 베어베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그곳의 자폐아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스포츠를 즐기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긍정적인 마음을 배우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봉사활동 할 곳을 선정할 때는 클럽 전원이 직접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가서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지금까지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소섭외 문제와 여러 절차에 따라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다양한 체육행사의 초청을 받고 여러 기관들의 주목을 받는 스포츠 봉사활동으로 성장하였다. 앞으로 일체감의 목표에 대해서 질문하자 두 사람은 “화려한 스펙으로 이력서에 쓰일 내용보다 서로가 스포츠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스포츠를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지금이 좋아요. 물론 더 알려져서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기획할 수 있으면 좋은 일이지만, 지금처럼 사람과 스포츠가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라고 대답했다.

 

우리에게 일체감이란, ‘사랑’ 그리고 ‘사람’

 

(오른쪽부터) 일체감 2기 회장 박진혁군과 그 뒤를 이어 일체감 3기 회장예정자 박지혜양

 

“일체감은 사랑이죠. 스포츠를 통해 서로가 배우며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랑입니다.”
일체감에 대해 정의를 내린 두 사람은 처음 클럽 단원을 뽑을 때를 회상했다. 초기에는 자기소개서 양식을 통해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이조차 ‘스펙 쌓기’ 목적으로 변질될까 우려되어 지금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는 적극적인 의지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입단원의 지원이 현저히 줄었다고 말하는 박진혁군에 이어 박지혜양은 스펙 쌓기와 취업준비로 바쁜 일정 탓에 대학생활이 여러 가지 제약을 받음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대학생에게 클럽 활동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한번 뿐인 대학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지혜양은 스스로가 취업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으로 힘들 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클럽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말하며 대학클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오는 6월, 회장 임기가 끝나는 박진혁군은 처음 회장직에 대한 기대감으로 왕관의 무게가 무거웠지만 클럽을 통해 밝은 모습으로 변한 자신을 보며 그 무게가 가벼워 졌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같은 뜻을 가진 대학 스포츠클럽의 수가 많아져서 이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여러 기관과 단체가 생겨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했다.


왕관의 무게가 가벼워진 이유는 대학생활에서 겪는 여러 고충속에서 스포츠를 통해 나와 다르다고 느낀 누군가와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스포츠의 긍정적인 면이 함께했기 때문이 아닐까. 체육재능기부, 일체감이 서로를 향한 끈끈한 우정으로 스포츠와 봉사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넘치는 열정과 성실함으로 대학스포츠클럽에 앞장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