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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비망록 - 숨겨진 이야기!

 

글 / 배정호

 

 

우리은행이 춘천에서 2연승을 할 때 까지 만 하더라도 3차전에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쉽게 홈에서 우승컵을 내주려 하지 않았다.

치열한 접전 끝에 2차전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며 기사회생한 신한은행과 오늘 우승컵을 끝내 가져가려고 하는 우리은행이 챔피언 결정전 4차전에서 만났다. 단순한 경기 요약이 아닌 에피소드 형식으로 여자프로농구 마지막 경기를 기록해봤다.

 


 

 

‘위성우 감독이 링거 투혼을 보였다는 사실은?’

 

경기 내내 우리은행이 신한은행에게 리드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포기 하지 않았다. 김연주와 김규희의 역전 3점슛으로 경기 종료 38초 전 마침내 비어드의 2점슛으로 1점차 67:66 턱밑 까지 쫒아갔다.

그리고 경기 종료 6초전 이승아(우리은행)는 자유투를 실패 했지만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그대로 경기는 우리은행의 2년 연속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사실 오늘 위성우 감독은 경기 전날부터 감기 몸살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에 말에 의하면 경기장에 온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안산의 음식점에서 열린 우승 뒷풀이 현장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사실 2시간 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어요. 온몸이 덜덜덜 떨릴 정도였으니까 최악의 컨디션이였죠. 병원에 가서 정말로 강한 진통제를 투여하고 왔는데 신기하게도 몸이 사르르 긴장이 풀리면서 몽롱해지면서 편안해 졌어요”

사실 뒷풀이는 안산의 ‘모 고기집’에서 열렸다. 술을 한잔도 못하는 위성우 감독은 그 자리에서 긴장이 풀려버렸는지 바로 냉면을 시켜버렸다.

하지만 그의 투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최경환 여자프로농구총재와 함께한 자리에서 축하를 받은 위성우 감독은 최경환 총재에게 지령을 받았다. “이제 회사를 향해 일조를 하였으니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국위선양 부탁드립니다”.

만찬장은 웃음으로 번졌다. 곧 우승 축하 여행을 떠나는 위성우 감독도 그 자리에서 한마디를 했다. “선수들과 함께 딱 4월 한 달 동안만 휴식을 취하고 5월달 부터는 다시 아시안게임과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겠네요. 근데 일본의 도카시키 라무(192cm)는 정말로 막을 방법이 없어요. 거의 남자인 것 같은데 덩크슛도 가능하다니까요”

여자 농구계의 새로운 명장반열에 오른 위성우 감독은 최경환 총재의 비밀 지령을 성실히 수행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 박혜진과 양지희의 이야기?’

 

양지희와 박혜진은 챔프전 내내 천당에서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박혜진은 먼저 지난 3차전 마지막 패스미스로 팀 패배를 지켜보았으며 양지희는 이날 경기 중요한 순간에 5반칙 퇴장으로 코트 밖을 떠났다.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을까? 박혜진과 양지희는 그 어느 누구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양지희가 대답했다. “춘천에 정말로 가기가 싫었어요(웃음) 1,2차전을 승리하여 수월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3차전에 패배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원정에서 우승트로피를 들게 되어 더욱더 기쁩니다.” 

옆에 있던 박혜진도 동감하는 표정을 보이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1위를 해왔지만 지키는 것이 더욱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다른 팀들의 견제도 받고. 어려운 점이 많았죠. 하지만 보상을 이렇게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은 최고입니다.”

인터뷰 내내 박혜진은 목이 쉬어있었다. “3차전 때 마지막 결정적인 저의 실수로 패배를 해서 죄책감이 컸어요. 만회하기 위해 목소리도 더욱더 내었던 것 같아요. 실수를 만회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래서 경기 후 그렇게 눈물이 흘러 내린 것 같아요.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박혜진과 마찬가지로 양지희도 동변 상련의 처지였다. 오늘 경기에서 사실 양지희는 중요한 순간에 곽주영에게 파울을 범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사실 영숙 언니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는데 너무나 미안했어요. 내가 책임을 지고 경기를 마무리 했어야 하는데 파울 아웃이 되고..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요. 왜 이렇게 시간이 가질 않는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습니다”

만약 오늘도 신한은행에게 패배를 했더라면 양지희는 박혜진처럼 죄책감과 큰 압박감을 가진 채 5차전에 임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기는 우리은행의 우승으로 마무리 되었고 모든 기쁨과 애증의 표시는 위성우 감독에게로 향했다.

양지희가 그 순간을 설명했다. “사실 저는 작년에는 감독님을 밟지 않았습니다(웃음). 어린 선수들도 있고 고참 이다 보니까 이해를 하려고 했었죠. 하지만 올해는 감독님께 사랑의 표시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훈련이 정말로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박혜진은 솔직히 양지희 보다 더욱더 감독님을 향한 애정을 표시했다고 한다. “사실 시즌 끝나고 감독님을 보기도 싫었어요. 항상 많이 혼내시고 너무나 힘들게 훈련을 시켰거든요. 말도 걸기 싫을 정도로 보기가 싫을 때가 있었죠. 차라리 '애증의 표시로 다 풀어버리자' 라는 생각으로 감독님에게 사랑의 발길질을 했습니다.”

하지만 박혜진과 양지희는 감독님을 더욱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우승을 하니까 뭐든지 다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내년에도 그냥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군말 안하고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양지희는 다음 달이면 4월의 신부가 된다고 한다. 정규리그 시상식 때 청첩장을 가지고 와서 돌릴 정도로 자신의 결혼 소식에 대한 어필이 상당히 강했다. “결혼식 오지 않으면 다 기억할 거에요.(웃음) 사실 드레스도 맞추고 싶고 준비도 해야 하는데 시즌 때문에 신경을 쓰지 못해서 예비 신랑한테 미안한 점이 있어요. 이제 잘 준비해서 로맨틱한 신혼생활을 보내야죠”

옆에 있던 박혜진이 양지희에게 의문의 표정으로 대답을 건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언니도 예비 신랑 앞에서 약해지는 것 같은데 아닐거에요. 제가 보기엔 형부가 잡혀서 살 것 같은데요?(웃음). 결혼식 안가면 언니가 삐질 테니까 꼭 참석해서 축복해줘야죠”

 

‘우리 은행이 4차전에서 잘 끝낸 이유는?’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의 단독 중계권은 KBSN 이 가지고 있었다. 물론 플레이오프와 챔프전도 KBSN에서 중계를 맡았다.

우리은행과 선수들 그리고 관중 연맹 입장에서는 오늘 4차전에서 경기를 끝낸 것이 다행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2차전을 승리한 우리은행이 지난 3차전(금요일)날 우승을 확정 지었더라면 세레 머니 없이 중계방송을 끝낼 뻔 했다.

7시에 바로 배구 남자부 챔프 1차전 삼성과 현대의 경기가 KBSN에서 열렸기 때문인데, 3차전이 연장전에 돌입하는 바람에 이미 배구는 10분 늦게 시작되는 상황이었다. 만약 우리은행이 4차전 승리를 했더라면 감동 없이 캐스터의 중계 클로징 멘트로 끝날 뻔 했다.

 

 

만약 오늘 우리은행이 패배하고 신한은행이 승리했을 경우에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졌다. 이미 5차전 경기는 5시로 예정이 되었고 역시 중계는 KBSN 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구가 문제였다. 지난 토요일 한화와 롯데의 경기가 우천 취소되어 월요일 날 배정이 되었는데 일요일날 야구 중계를 사직에서 하는 KBSN이 중계를 다시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경기를 주관하는 연맹의 머리가 더 아파졌을 뻔 했다. 이미 공지된 시간을 야구 때문에 바꿔야 할 아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전해들은 위성우 감독은 웃으면서 농담 식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찌 됐든 오늘 4차전에서 잘 끝낸거죠? 칭찬좀 받아야 하겠는데요. 지난경기는 잘 진거네요(웃음)?”

토요일 4차전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과 여자농구 팬 연맹 그리고 방송사는 여유롭게 뒤에 프로그램 상관없이 모든 세레머니를 안방으로 생생하게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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