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배정호(스포츠둥지 기자)
2014 NH농협 V리그가 챔피언 결정전만 남겨두게 되었다. 챔피언 전에 선택받은 팀은 총 4팀 남자부 현대캐피탈, 삼성화재와 여자부 IBK, GS칼텍스였다. 어제 먼저 시작한 여자부 경기에서는 3:2라는 명승부가 나왔다. 그리고 28일 오늘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전통의 라이벌 삼성과 현대가 4년만에 챔피언 결정전에서 격돌했다. 많은 변수와 이야기가 나왔던 경기를 요약해봤다.
왜 경기는 7시 10분에 열렸을까?
오늘 경기는 7시 10분에 개최가 되었다. 오늘 남자부 경기에 앞서 안산에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WKBL 챔프 4차전이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렸다. 여자프로농구의 주관방송사는 KBS N이다. 오늘 배구 중계 역시 KBS N 스포츠에서 담당을 했다. 혹시나 모를 연장전과 우승후 세레머니를 고려하고 10분이라는 여유를 뒀다.
프로 배구연맹과 KBS N의 판단은 옳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기는 연장전에 들어갔다. 만약 아무런 대책 없이 7시에 경기를 시작했더라면 경기장에 오지 못하고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는 배구 팬들은 처음부터 경기를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정확히 경기는 7시10분 아무런 무리 없이 시작이 됐다.
아가메즈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
현대캐피탈 공격을 이끄는 특급 용병 아가메즈가 팀에서 차지하는 공격점유율은 매우 높다. 오늘 경기 역시 첫 번째 공격은 아가메즈 였다. 아가메즈는 1세트부터 화끈한 스파이크와 영리한 플레이로 기선을 제압했다.
특히 런닝 스파이크로 득점을 시켰을 때 는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10 :7로 현대가 앞서고 있을 때 공격 스파이크 후 아가메즈는 레오의 발을 밟으면서 발목이 돌아가 버린 것이다.
넘어지는 순간 쿵하는 소리와 함께 끝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중계진과 기자석 그리고 팬들 모두 당황했다. 아가메즈는 팀 닥터의 부축을 받고 바로 락커룸으로 들어갔다. KBS N 윤재인 아나운서가 바로 가서 상태를 확인하였다. 부상 전까지 75%의 공격율을 가지고 있던 아가메즈 였다.
현대관계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아직 정밀한 검사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아가메즈가 뛰고 싶어 한다.” 주포 아가메즈는 결국 경기장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아가메즈는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 경기장 안에서 팀 승리를 지켜봤다. 문성민 선수의 마지막 공격이 성공되고 아가메즈는 경기장으로 들어와 선수들과 뜨거운 포옹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감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아가메즈는 경기 후 인터뷰 실에서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경기를 잘 풀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100%상태의 몸은 아니지만 남은 경기 투혼을 불사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과연 아가메즈는 남은 챔프전에서 돌아와 멋진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아가메즈의 공백 문성민과 송준호가 지워버리다.
아가메즈의 부상이 전화위복 이었을까?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가 빠진 후에 더욱더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교체되어 온 송준호와 부상악몽을 털어낸 문성민이 있었다.
KBS N 이세호 해설위원의 말처럼 송준호는 코보컵 때 MVP를 차지한 ‘아기호랑이’가 아닌 ‘어른호랑이’가 되어있었다. 팀의 활력을 위해 그 누구보다 파이팅을 외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1세트에서는 비록 2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순간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범실이 없었다.
오늘 11득점을 기록한 송준호가 돋보였던 장면은 4세트에서 나온 ‘레오의 단독 블로킹’ 포인트 였다. 경기 후 송준호는 “첫 챔프전이 었는데 승리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점이 너무 기뻤다고 말하면서 남은 경기 떨지 않고 꼭 7년만의 우승컵을 되찾아 오겠다”고 말했다.
송준호와 함께 문성민은 팀 최다인 19점을 기록했다. 지난 여름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큰부상을 극복했기에 더욱 대단한 기록이었다. 43.38%의 공격점유율로 팀내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문성민은 이날 60%의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경기 후 문성민은 “아가메즈가 빠진 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더욱 하나가 된 것 같다. 이 기세를 몰아서 우승컵을 반드시 들어 올리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KBS N 이세호 위원은 부상을 극복하고 맹활약한 문성민을 향해 ‘경이롭다’는 표현을 중계에 사용했다. 과연 문성민은 아가메즈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며 현대캐피탈에서 자신의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화재 - 여오현과 석진욱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아가메즈가 1세트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뒤 지켜보는 팬들과 취재진들 모두 삼성의 완승으로 경기가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신의 룰렛은 현대캐피탈로 향했다. 뭔가 아가메즈가 아웃 되고부터 삼성 선수들은 손발이 맞질 않았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오늘 경기에서 총 23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주포 레오는 비록 25득점을 기록하였지만 공격 성공률이 50%밖에 되지 않았고 무려 11개의 범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원인은 흔들리는 리시브였다.
KBS N 신승준 아나운서와 이세호 위원은 “삼성화재가 시즌 막판 석진욱과 여오현의 공백을 이강주와 김강녕이 잘 메꿔준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챔프전이 시작이 되고 다시 시즌 초반에 생겼던 리시브 불안요소가 다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치용 감독도 경기 내내 작전타임 때 이강주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을 가지라는 표시였다. 비록 챔피언 전 경험이 있었지만 백업으로써의 뛰는 것과 주전으로 큰 경기를 뛰는 것은 달랐다. 이강주는 첫 챔피언 전 선발 출장이었다.
경기 전 신치용 감독도 키 플레이어로 ‘이강주’를 지목했다. 레오의 공격성공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안정된 리시브가 필수 요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강주는 정규리그 때의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는 예상 밖으로 1시간 30분만에 현대캐피탈의 3:0 완승으로 끝났다. 4년 만에 격돌했던 현대와 삼성은 1차전부터 많은 이슈와 관심을 쏟아냈다. 과연 현대는 삼성을 아성을 무너뜨리고 우승컵을 7년만에 되찾아 올 수 있을까? 또한 삼성은 8연속 우승을 향해 2차전부터 반격을 시작할 수 있을지 주목이 된다. 2차전은 같은 장소에서 일요일 2시에 펼쳐진다.
★송준호 특별 인터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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