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고

우수한 여성스포츠인의 사회진출과 앞으로의 과제 - 다시보는 2013 여성스포츠인 토크콘서트

글/ 이상희(스포츠둥지 기자)

 

소치동계올림픽 후 웃으며 귀국하는 한국선수들 ⓒ연합뉴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메달의 획득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노력은 국민들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스피드스케이트 남자 단체 추발을 제외한 모든 메달을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 선수들이 두드러지게 그 기량을 보였다. 우수한 대회 성적과 기량에도 불구하고 여성스포츠인의경우 코치나 감독 등 지도자와 행정가로 활동하는 규모는 아직까지 남자선수출신 지도자에 비해 굉장히 낮은 비율을 보인다.

 

 

 

<표> 출처: 2012년 유승희 국회의원실 여성체육 육성과 지원을 위한 정책간담회_보도자료 참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훗날 마음 편히 여성지도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이 시점에서 돌아보아야 한다.

 

 

2013년 9월 4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회 여성스포츠인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많은 여성 스포츠인들이 지도자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경력단절이 되기도 한다. 그러한 불평등한 문제를 돌이켜 보는 자리였다. 대한체육회 김경숙 여성체육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민무숙 실장, 한국체육대학교 장덕선 교수,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 박찬숙 등이 참석하여 문제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고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연사로서 자리에 함께하였다. 지금까지 우리가 걸어온 여성스포츠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관계자 및 체육계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서 여성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허심탄회한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스포츠는 공정하고 공평하게 활용되는 문화적 활동이며, 국가간 우정과 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브라이튼선언’은 스포츠분야에서 여성의 불균형한 진출을 바로잡고 공정한 참여기회 확대를 위해발표한 내용으로 IOC를 비롯한 전 세계 390개 단체가 가입한 국제 여성스포츠 협약이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이 2013년 국제여성스포츠개발기구(IWG)의 브라이튼선언에 국내 최초로 가입하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여성스포츠의 도약을 위한 첫 발을 떼었다.

 

- IWG 뉴스레터 기사 : http://www.iwg-gti.org/catalyst/january-2014/nest-foundation-endorses-brighto/
- IWG 선언본문(국/영문) : http://www.iwg-gti.org/iwg/brighton-declaration-on-women-an/#Brighton Declaration on Women and Sport

 

웰빙의 열풍 그리고 여성의 스포츠 참여기회가 증대되면서 스포츠를 통한 참여와 통합을 내세우고 있으나 여성스포츠인의 임원, 감독, 코치의 비율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여성 스포츠인의 경력단절 문제도 적지 않다.

 

김경숙 여성체육위원회 부위원장의 축사를 살펴보면 작년 2013년은, 여성스포츠에서 무척 의미 있는 한 해라고 언급했다. 73년 여성 테니스스타 빌리 진 킹이 보비릭스와의 성대결에서 승리했고 언론들은 이 사건을 ‘스포츠계 페미니즘 혁명’으로 표현할 만큼 선구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억한다. 40주년이었던 2013년을 기점으로 2014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여성스포츠의 현시점을 재고해봐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체육참여 활성화 정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스포츠비전 2018이후 여성 스포츠분야 정부 정책 추진방향 발표를 통해 여성스포츠분야를 약속 받은 듯 하였으나 기대만큼 진행이 잘 되고 있는지는 향후 4년 후에야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민무숙 실장은 여성이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지면서 출산율도 떨어지게 된다고 언급하였다. 지방자치단체와 노동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성별역량평가나 고용역량평가 등의 개선된 제도를 통해서 총괄적으로 업무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볼 수 있는 툴을 사용하여 스포츠 내에서도 성별간 불평등을 해소할 것을 강조하였다. 또한 여성 스포츠계에서는 불합리한 형태의 소외, 예산 불균등에 대응할 수 있는 모니터링과 법적 장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통계청에서는 예술과 체육이 묶여있기 때문에 체육전공자들의 진출과 현황에 대한 파악을 하기 쉽지 않다. 여성스포츠인의 경력단절의 원인을 알고, 문제점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육전공 여성들의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 체육지도자 인재방안에 대한 정책제안이나 여성임원비율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중요함을 거듭 강조하였다.

 

 


한국체육대학교 장덕선 교수는 성공한 여성코치 및 감독들로 루마니아 기계체조선수 (150개 메달 획득으로 기네스북 등록) 마리아 바탕, 1967년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일궈내어 1999년 미국 여자농구 명예의전당에 오른 박신자, 탁구로 한국여성스포츠 사상 처음 세계 정상에 오른 이에리사를 언급했다. 매번 큰 대회를 치르면서 우리나라 여성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도 여성선수들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다. 여성스포츠를 대표할 많은 선수들이 은퇴를 하고 나서 코치나 감독 등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본래의 경력을 잃지 않기 위한 제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인정받고 사회적인 진출과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돌이켜 보아야 지금의 우수한 선수들이 지도자로서의 발판을 다지고, 그들과 같은 스포츠인재를 더 많이 양성할 수 있게 된다.

 

 

여성스포츠인으로서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컬럼비아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첫 출전, 1979년 한국에서 2위 등 화려한 성적과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아온 박찬숙은 지도자로서 대표팀 동아시아대회 등 코치 감독을 맡았다. 하지만 그녀도 여성이기 때문에 불평등과 차별을 수 없이 받아 왔다. 특히, 2007년 감독 공모에서 후보자 6명 중 2명이 최종 면접에 올라갔는데 납득할 만한 근거 없이 탈락함에따라, 학연과 지연으로 이루어진 남성중심의 스포츠계를 몸소 느끼게 되었다고 토로하였다. 여성으로서 더 이상의 불이익, 차별, 불평등으로 자신 뿐 아니라 후배들이 희생을 당하게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2012 런던올림픽 훈련캠프단장,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후배들에게 더 많은 경험과 기회를 줄 수 있게 더욱 열심히 실무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였다.

 

끝으로, 후배들에게는 주저하지 말고 여러 단체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도자 또는 행정가 리더로서 자기역량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했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과 여성스포츠의 사회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여성스포츠의 전방위적인 발전을 위해서 이번 토크콘서트에서 나온 여러 정책과 사례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 부족한 제반 환경을 보완하고 여성선수의 권위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성별 쿼터제 혹은 생애주기 별 체육프로그램을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적인 뒷받침하려는 노력은 연속선상에 있다. 엘리트/생활/국제/장애인/학교체육 등 전분야의 체육발전을 위해 여성스포츠인재를 활용하여 체육발전을 꾀하고 지도자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성 스포츠인의 활동무대를 넓혀 앞으로 우리나라 여성스포츠의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해본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