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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용광로 처럼 뜨거웠던 전남드래곤즈의 광양 홈 개막전

글/ 배정호(스포츠둥지 기자)




2014 K리그가 지난 토요일 개막해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개막전 강 팀으로 분류되고 있는 서울과 수원을 상대하고 온 전남과 제주가 전남광양에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다양한 이야기가 공존했던 뜨거웠던 광양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징크스를 깬 스테보의 말’


지난해 하위 스프릿에서 잔류에 성공한 전남 드래곤즈는 오프시즌 동안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우선 공격에서 스테보가 2년임대로 전남에 합류했고 수비에서는 베테랑 수비수 현영민이 성남에서 이적을 해왔다. 


스테보는 오늘 임대 후 홈 팬들 앞에서 첫 선을 보였는지 설렌 표정으로 경기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취재진과 만난 스테보는 특이한 자랑을 해놓았다. 스테보는 “2008년 전북을 시작으로 포항 수원을 거쳐서 서울과 만나 한번도 패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남은 지난 경기에서 서울에게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승리는 전남에게 의미가 깊었다. 지난 시즌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서울에게 값진 1승을 따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테보는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전남이 서울을 이겨 역사를 새로 쓴 것 처럼 제주에게 약했던 모습을 승리로 이끌겠다” 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 시즌 10~15골을 넣을 것이지만 팀플레이에게 집중을 하겠다는 스테보. 결국 후반 17분 코너킥 혼전상황에서 비록 이용의 자책골이었지만 90%는 스테보의 수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만약 이용의 자책골이 아닌 스테보의 헤딩슛 이었다면 전남은 드로겟에게 역전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었을까? 





‘오케스트라 VS 이순신축구’ 


전남과 제주는 올 시즌 새로운 슬로건을 목표로 시즌에 임했다. 먼저 제주는 ‘오케스트라’ 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박경훈 감독은 “오케스트라는 각기 다른 악기를 사용하는 백 여명의 단원들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며 위대함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이 처럼 이번 시즌에는 개인보다는 팀이 하나가 되는 축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년동안 제주는 잔뜩 움츠려 있다가 한순간에 톡하고 상대팀에게 독을 쏘는 축구인 ‘방울뱀 축구’를 구현해왔다. 박경훈 감독은 특성을 바꾼 것에 대해 “초반에는 방울뱀 축구가 잘 구현이 됐느네 지난 시즌에는 원하던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기 떄문이다” 며 변화를 준 이유를 밝혔다.


박경훈 감독은 이 날 윤빛가람과 송진형을 중심으로 4-2-3-1이라는 전술을 내세웠다. 전남의 하석주 감독도 같은 전술을 내세웠고 슬로건만 달랐다. 이순신 장군이 내세웠던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슬로건을 내세웠다.


전남의 수비를 맡고 있는 임종은은 “지난해는 어린선수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올해에는 형들이 들어와서 많이 의지가 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올해에는 경기장에서 쓰러질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에서 감독님이 내세우신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에서 이적한 현영민도 “우선 남쪽으로 내려와서 따뜻하고 고향팀에 돌아와 기쁘다”고 말하며 “감독님이 말은 하시지 않지만 어린 선수들과 중간층의 다리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현영민은 웃으면서 “우선 지갑을 여니까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 같다. 모임도 자주열고 휴식도 함께 취하고 맛있는 것 많이 먹으면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슬로건은 다르지만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내세운 전남과 제주는 4-2-3-1이라는 똑같은 형태의 전술을 내세웠고 결국 승리는 제주가 정다휜과 드로겟의 골로 2:1 짜릿한 재 역전승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오늘의 MVP - 철벽 수비와 공격까지 정다휜 


이번 시즌 경남에서 제주로 전격 이적한 정다훤은 2경기 만에 골을 넣는 기쁨을 보였다. 정다훤은 오른쪽 풀백 수비수이다. 하지만 180CM의 큰키를 이용한 세트피스 공격은 항상 위협적이다. 


정다훤은 오늘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병지의 미숙한 볼처리를 놓치지 않고 정다훤은 머리로 골을 기록했다. 경기 후 정다훤은 “훈련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세트피스이다. 훈련 때 약속했던 부분이 나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정다훤은 후반전 시작 하자마자 활발한 오버래핑 돌파에 이은 슈팅을 기록하며 전남에게 위협을 강했다. 비록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유효슈팅으로 기록된 좋은 순간이었다. 정다훤은 오늘 경기에서 봤듯이 폭팔적인 스피드도 보유하고 있어 공격적 성향도 지닌다. 


하지만 정다훤은 “자신은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이다. 아직 팀에 합류하고 경기를 한지 2경기밖에 되지 않아 의사소통 부분에서 더욱더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 포인트 보다는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오늘 공교롭게 MVP로 맹활약한 정다훤은 2009년 번외지명으로 서울에 입단하여 경남을 거쳐 제주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오늘 정다훤에게 골을 먹힌 김병지도 공교롭게 정다훤처럼 서울과 경남을 거쳐 전남에서 골문을 지키고 있다. KBSN 김대길 해설위원은 “공교롭게 같은 팀을 거쳤던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오늘 경기 출전으로 642경기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김병지는 기록보다 팀 패배에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오늘 제주는 전남에게 승리를 하며 지난 홈경기 패배의 아쉬움을 달랬고 6경기 연속 제주에게 무패행진을 이어나갔다. 경기 후 박경훈 감독은 “원정경기에서도 승리하는 것이 좋지만 제주도민들을 위해 홈에서 승리를 하겠다”고 하며 다음 성남전 홈경기에 대한 필승의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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